23일 심상정 후보는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열린소통공간)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주선대위 출범과 함께 제주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조수진 기자)
23일 심상정 후보가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열린소통공간)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주선대위 출범과 함께 제주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조수진 기자)

심상정 정의당 대통령선거 후보가 제주 공약으로 제2공항 건설 사업 백지화와 제주를 대한민국 환경수도로 지정할 것을 내세웠다. 

23일 심상정 후보는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열린소통공간)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주선대위 출범과 함께 제주공약을 발표했다. 

심 후보는 “지난 10여년 간 제주도민을 갈등 속에 몰아넣고 제주의 미래를 흐리게 만들었던 ‘제주 제2공항’의 종지부를 찍기 위해 국회에서, 도민 여러분들과 함께 오랜 세월 목소리를 내왔다”며 “내년 대선은 제주 제2공항을 강행이냐 백지화냐 선택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대선 후보들 중 명확하게 ‘백지화’를 내걸고 앞장섰던 후보는 저 심상정이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주도민들의 삶을 선진국으로 만들 확실한 비전을 말씀드리겠다”며 “제주도를 ‘대한민국의 환경수도’로 공식 지정해 도민의 삶을 드높이는 가운데 세계적인 생태·문화·관광의 섬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23일 심상정 후보가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열린소통공간)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주선대위 출범과 함께 제주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조수진 기자)
23일 심상정 후보가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열린소통공간)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주선대위 출범과 함께 제주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조수진 기자)

심 후보는 ‘대한민국 환경수도’ 공약으로 먼저 ‘제주4·3항쟁’의 이름을 새기고 ‘보상’으로 명기된 국가의 책임을 ‘배상’으로 정정하겠다고 약속했다. 

둘째로 ‘대한민국 환경수도 종합 플랜’ 추진을 통해 △제주도 재생에너지 비중 100% 달성 지원 △에너지 주체 일원화 △버스 준공영제의 완전공영제 전환 △버스 및 렌터카 신규 차량의 전기차 의무화 △‘녹색입도세’ 도입 △적정관광 모색 등을 실현하겠다고 다짐했다. 

셋째로 제주를 ‘녹색일자리 특구’로 지정, 녹색벤처기업 육성 및 양질의 일자리 창출, 넷째로 기후위기 시대 생태농어업을 지원하기 위해 ‘제주 농어업 기후변화 대응 TF’를 구성해 종합적인 대응 방식을 연구하고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기자회견문 전문. 

사랑하는 제주도민 여러분, 반갑습니다. 정의당 대통령 후보, 심상정입니다.

제가 공식 대선 후보가 돼서는 오늘 처음 방문했습니다만, 아마 모르긴 해도 대선 후보 중에 올해 제주를 가장 많이 찾은 사람일 겁니다.

지난 10여년간 우리 제주도민들을 갈등 속에 몰아넣고 제주의 미래를 흐리게 만들었던 ‘제주 제2공항’, 그 종지부를 찍기 위해서 제가 국회에서, 또 우리 도민 여러분들과 함께 오랜 세월 목소리를 내왔습니다. 지난 7월 제주도민의 여론조사로 “제2공항 반대”라는 도민의 뜻을 모은 바 있습니다. 저를 도구로 삼아 제주도가 녹색미래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모아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제주도가 특별자치도답게 제주도민들의 뜻이 관철될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드립니다.

아직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닙니다. 국토부가 환경영향평가 보완 가능성 검토에 들어가 있습니다. 용역을 주면 7개월이 걸리니까, 내년 대선 이후에 최종 결론이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한 마디로 내년 대선은 제주 제2공항을 강행이냐 백지화냐 선택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대선 후보들 중에 명확하게 제주도민의 의지를 받들어서 ‘백지화’를 내걸고 앞장섰던 후보는 저 심상정이 유일합니다.

분명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제가 대통령이 되는 즉시, ‘제주 제2공항 백지화’를 선언하고 제주의 새로운 미래, 도민이 이끌어가는 제주 비전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이번 대선은 우리 제주도의 미래를 결정하는 대선입니다. 87년 민주화 이후 34년간 거대 양당이 번갈아 권력을 잡아왔지만, 제주도민의 삶이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조사한 ‘삶의 만족도’ 조사에서 전국 17개 시도 중에서 제주도민의 삶은 뒤에서 3등이었습니다. 전국 평균보다 훨씬 낮았습니다. 양당체제는 기득권 사수에는 유능하지만, 시민의 삶을 개선하고,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데는 무능하다는 것이 명백해졌습니다. 

오늘 저는 제주도민 여러분께 저 심상정이라는 새로운 선택지를 보여드리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제주도민들의 삶을 선진국으로 만들 확실한 비전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제주도를 ‘대한민국의 환경수도’로 공식 지정하겠습니다. 제주도의 역사를 바로 세우고, 도민의 삶을 드높이는 가운데, 세계적인 생태 문화 관광의 섬으로 육성하겠습니다.

이를 위해서

첫째, ‘제주 4.3항쟁’의 이름을 새기는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제주 4.3으로부터 73년, 1947년 3월 1일 무장경찰의 총성이 울린 날로부터 74년이 지났습니다. 우리 제주도민은 아직도 그 길고 가혹했던 시절의 피울음이 귓전을 떠나지 않고 있습니다. 4.3의 정명을 되찾아야 비로소 그 피울음이 멈출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제주 4.3항쟁’의 이름을 분명히 하고, 특별법에 보상으로 명기된 국가의 책임을 배상으로 정정하겠습니다. 배상금액과 가족관계 특례조항도 제주 4.3 유족들의 뜻에 따라 반영하겠습니다. 행불희생자분들의 유해발굴도 중단없이 계속하겠다는 약속을 드립니다.

둘째, ‘대한민국 환경수도 종합플랜’을 추진하겠습니다.

양당체제 하의 제주도는 오랜 세월 ‘세계환경수도’라는 브랜드를 얻기 위해서 예산과 시간을 허비해왔습니다. 그러나 한 나라의 수도는 국가가 지명하는 것입니다. 저는 제주도를 ‘대한민국 환경수도’로 공식 지정하고, 독일의 프라이부르크 등을 뛰어넘는 ‘완전생태도시’로 전환하겠습니다.

우선, 저를 대통령으로 뽑아주신다면 제 임기 내에 제주도 재생에너지 비중 100%를 달성할 수 있도록 강력하게 지원할 것입니다. ‘제주에너지 공사’ 위상을 대폭 강화하고, 한국남부발전ㆍ한국전력공사ㆍ제주도로 3분 되어 있는 에너지 주체를 일원화하겠습니다. 제주에서 생산된 에너지를 제3 고압직류 송전기술(HVDC) 연계선을 통해서 이제 거꾸로 판매하고, 그 수익은 제주도민의 삶을 개선하는 데 쓰이도록 할 것입니다.

방만한 경영으로 문제가 드러나고 있는 제주도 버스 준공영제를 완전공영제로 전환하고, 모든 버스를 전기버스로 교체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습니다. 약 2만 9천여대가 운행 중인 렌터카는 신규 차량의 경우 전기차를 의무화하고, 기존 차량의 경우는 2030년까지 전기차 전환을 강력히 추진하겠습니다. 이를 통해서 2030년까지 제주도의 도로 위에는 그린모빌리티만 운행되도록 할 것입니다.

코로나 상황에 따라 2023년 이후 ‘녹색입도세’를 도입하고, 세수는 전액 재생에너지 확충과 제주 생태계 보전을 위해 사용되도록 하겠습니다. 위드 코로나가 정착되면, 잠재된 제주 관광 수요가 폭발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제가 공약한 ‘전국민 주4일제’가 도입되면 제주 관광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입니다. 일상회복을 위해 유예기간을 두되, 꾸준히 제기해온 오버투어리즘에 대한 대책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제주의 생태계가 감당할 수 있는 한계 내에서 ‘적정관광’을 모색해야 합니다. 관광객 수만 늘리는 것이 아니라, 도민의 삶에 기여할 수 있도록 새로운 관광전략을 구상할 때입니다. 녹색입도세로 세계자연유산인 제주의 생태계를 보전하고, 과잉관광이 아닌 새로운 적정관광의 시대를 열겠습니다.

셋째, 제주를 ‘녹색일자리 특구’로 지정하고, 녹색벤처기업 육성, 기존 녹색기업의 이전, 범녹색 사회적 기업을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우리 제주도민의 가장 큰 고민은 역시 일자리입니다. 도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청년 기업인들이 제주의 자연 속에서 미래를 디자인하고, 지속가능한 산업을 기획할 수 있도록 ‘녹색벤처기업’의 설립부터, 운영까지 전폭적으로 지원하겠습니다. 정부 지원 녹색벤처기업에는 주4일제를 모델로 해서 시범 운영토록 할 것입니다. 워라밸 기반의 창의주도형 혁신을 추진하겠습니다. 기존 녹색기업의 제주 이전도 적극 지원해서, 제주도민의 일자리를 풍부하게 창출하겠습니다.

이와 함께 제주의 사회경제 활성화를 위해 생태관광, 그린모빌리티 공유, 녹색 NGO, 생태마을기업, 농어민 등의 다양한 분야를 포괄하여 범녹색 사회적 기업에 대해 적극적으로 투자하겠습니다.

넷째, 기후위기 시대의 생태농어업을 강력히 지원하고, 친환경농가 가구를 1만 가구 이상 확대하도록 하겠습니다.

농어업은 제주도 면적의 86.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농어업이 생태농어업으로 전환되어야 제주의 생태계도 살아날 수 있습니다. 19년도 기준으로 제주도의 3만 5780가구의 농가 중에서 2204 가구만 친환경농업을 하고 있습니다.

생태농업으로의 전환을 위해서는 농어민의 삶의 토대가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먼저, 농어민들에게 월 30만 원 농어민 기본소득을 지급하겠습니다. 그리고 생태농어업으로의 전환을 돕기 위해, 농기계 및 농어업시설을 재생에너지 기반으로 무상교체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습니다. 정의로운 전환을 위해 농어업재해보험 복구비를 현실화하고, 실소득 손실액의 80%까지 지원하도록 하겠습니다. 

또, 생태농어업을 통해 생산된 먹거리가 지역 공공기관, 학교, 군부대 등에 공급되는 선순환 구조도 만들겠습니다. 

이와 함께 ‘제주 농어업 기후변화 대응 TF’를 구성해서 기후위기에 대응한 대체 작물 지원, 어장지도 변화에 따른 대응방안 모색 등 종합적으로 연구하고 지원하겠습니다.

제주의 미래를 결정하는 대선이 이제 세 달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제주 제2공항을 확실히 도민의 뜻에 따라 백지화하고, 제주 4.3항쟁의 이름을 되찾고, 세계자연유산인 제주의 생태계를 확고히 지키내면서 제주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그런 대통령을 만들어주십시오. 

누구나 전문가들 말을 빌려서 공약을 준비할 수는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결국 우리 도민들께서는 대통령 되겠다는 사람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또 제주의 비전과 정책이 어떤 과정을 통해서 실천되어 왔는지를 보고 최종 결정해주시리라고 저는 믿습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제주도민 여러분과 함께, 시민의 삶이 선진국인 나라, 대한민국 환경수도 제주도의 녹색미래를 힘차게 그려나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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