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주년 난징대학살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지난 13일 서귀포시 대정읍 알뜨르비행장 일대에서 84주년 난징대학살 제주 추모제 ‘알뜨르에서 바라보는 평화’를 진행했다.
'84주년 난징대학살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지난 13일 서귀포시 대정읍 알뜨르비행장 일대에서 84주년 난징대학살 제주 추모제 ‘알뜨르에서 바라보는 평화’를 진행했다.

국유지인 알뜨르비행장 일대를 제주도가 활용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10년 만에 재개되자 제주지역 농민들과 시민사회단체 등은 '알뜨르 평화대공원'으로 조성할 것을 촉구했다. 

대정여성농민회 등 12개 단체는 27일 성명을 내고 "도민이 배제된 알뜨르비행장 활용 방안 논의를 우려한다"면서 "우리는 민중 중심 ‘알뜨르 평화대공원’ 조성을 원한다"했다. 

국방부 소유의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알뜨르비행장 일대를 제주도가 활용해야 한다는 논의는 16년 전에 시작됐다. 

2005년 남제주군(당시 제주도는 제주시-북제주군, 서귀포시-남제주군 4개의 시·군으로 나뉘어져 있었다)은 ‘모슬포 전쟁유적지 관광자원화 기본계획’을 수립, 알뜨르비행장 일대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도는 2008년 알뜨르비행장 일대 184만9672㎡를 제주평화대공원으로 조성하기로 하고, 2009년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뒷받침하기 위해 정부와 체결한 기본협약(MOU) 핵심사항에 알뜨르비행장 부지 사용 내용을 담았다.

협약서 제5조(알뜨르 비행장 부지의 사용 등)에는 '국방부장관은 국방부 소관의 서귀포시 대정읍 소재 속칭 알뜨르 비행장 부지를 제주자치도 지역발전을 위해 법적 절차에 따라 제주자치도가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고 돼있다. 

문제는 제주도가 기존부터 요구했던 무상양여 언급을 해당 조항에 담지 못했고, 부지소유 문제를 두고 12년간 국방부와 제주도가 벌인 줄다리기는 무상사용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지난달 제주 평화대공원 조성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실무협의체가 가동됐다. 

이에 따라 지난 13일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제주평화대공원 조성 실무협의회 1차회의가 진행됐다. 

이에 12개 단체는 “협의회는 알뜨르 비행장 무상사용 허가 기간과 사용면적, 부지 내 영구 시설물 축조, 알뜨르 비행장 내 농경지 침수방지, 평화대공원 조성 내용에 대한 (공군) 작전 영향 등을 본격 논의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런데 논의 과정을 도민들에게 공개하지도 않고, 도민 의견을 반영하려는 노력도 전혀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제 때 강제로 빼앗겼던 이곳은 현재 지역주민들이 국방부로부터 임대해 농작물을 경작하고 있는 땅”이라면서 "현재 논의 과정에서 이들의 생존권을 보장하고 있는지"를 물었다. 

해당 부지는 대정읍 일대 주민들이 조상대대로 물려받아 농경지나 목초지 등으로 사용해 왔으나 1930년대 후반 태평양전쟁을 일으킨 일제가 전략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토지를 빼앗아 비행장을 조성했다. 태평양 전쟁 말에는 비행장을 확장하면서 도민들을 강제로 동원한 땅이기도 하다. 일제가 패전 후 알뜨르비행장은 미군정을 거쳐 정부로 소유권이 넘겨졌다. 지금은 군사시설로서의 기능이 상실한 상태로, 주민들이 임대받아 감자나 마늘 등의 농사를 짓고 있다.

이들은 “평화 교육의 산실이 되어야 할 이곳이 또 다시 중앙정부와 제주도정, 군과 관료들, 개발업자들의 이해관계로 귀결될 것을 우려한다”면서 “군부대, 레이더 기지, 송악산 해안까지 포함한 알뜨르 전체  평화대공원 계획에 포함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우리는 현재 알뜨르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농민들의 입장이 충분히 반영되기를 바란다”면서 “알뜨르 평화대공원을 만들어 갈 주체는 우리 민중”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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