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문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이 신년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제공)
이석문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이 신년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제공)

이석문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이 내년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앞으로 3~4년이 교육이 격변하는 시기”라며 “기회가 된다면 도민들과 함께 미래교육을 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교육감은 제주투데이와 진행한 신년 인터뷰에서 “4차산업혁명을 맞이하며 ‘2022 교육과정’이 적용되고 고교학점제가 도입된다”며 “그동안 미래 교육의 기반을 충실히 만들어왔고 성과도 많이 만들었다. 정책의 연속성을 갖고 변화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 코로나19 상황의 장기화로 인한 기초학력 격차와 관련해선 교사들이 원인별, 유형별로 맞춤 지원하는 ‘학습 역량 도움 프로그램’을 확대해 운영하고 정서위기와 생계지원 등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교육복지 통합 지원’ 체계를 꾸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근 논란이 거세지는 방과후 강사의 처우 개선과 관련해선 “등교수업이 재개된 이후 방과후 과정에서 교사들이 직접 아이들의 기초학력을 지원하고 있어 예전처럼 운영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사회 및 학교 현장 변화를 반영해 방과후 과정을 새롭게 운영하는 틀이 필요한 시점이며 의견 수렴을 통해 재구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임기 거둔 성과로는 ‘표선고 IB월드스쿨 인증’과 4‧3평화인권교육 확대, 전국 최초 고등학교 무상교육 시행 등을 꼽았다. 가장 아쉬운 점으로는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아이들의 몸과 마음 건강 문제가 악화된 점을 들었다. 

아울러 새해 역점을 둔 정책으로는 3월 등교수업을 정상적으로 재개하기 위한 방역과 함께 4차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한 AI 및 소프트웨어 교육 기반을 확충할 계획을 그리고 있다. 또 기후 위기에 대응해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 착수 및 지구 생태시민 교육을 본격화할 구상도 하고 있다. 

이석문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이 신년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제공)
이석문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이 신년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제공)

다음은 이석문 교육감 인터뷰 일문일답. 

-지난 1년 한 해를 되돌아본 소회는. 

“2020년과 달리 2021년 3월에 정상적으로 등교수업을 시작했다. 이후 원격수업을 반복했지만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안정적으로 치렀고 2학기 학사 일정도 비교적 원만히 마무리했다. 표선고등학교가 한국 공교육에서는 처음으로 학급 단위가 아닌 학교 단위로 IB월드스쿨을 인증받았고, 청렴도에서도 13년 연속 1~2등급을 유지했다.

선흘분교가 본교로 승격하는 성과도 있었다. 아쉬운 건, 코로나19 장기화로 대면, 신체 활동이 줄어들어서 비만과 정서 위기가 늘었다. 지원 방안을 더욱 세밀히 마련해야 한다.”

-코로나19 상황의 장기화로 기초 학력 격차에 대한 우려가 크다. 이에 대한 대책은. 

“기초학력은 아이들의 인권이다. 기초학력 도모를 위해 교사 책임 하에 방과 후 과정으로 ‘학습 역량 도움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아이들이 겪는 기초 학력 문제를 교사들이 원인별, 유형별로 맞춤 지원하는 것이다. 새해에는 더 확대하려 한다. 

모든 학습의 기본은 ‘독서’다. 독서 교육을 더욱 활성화하고 뿌리내리는 데에도 노력하겠다. 다문화, 탈북학생 등 ‘느린 학습자’를 위한 맞춤형 지원도 강화한다. 기초학력 문제 바탕에는 정서위기, 생계 문제 등이 있다. 기초학력, 정서위기, 생계 지원 등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교육복지 통합 지원’ 체계를 구축해 시행한다.”

-최근 서귀포 표선고등학교가 전국 최초로 학교 단위 IB 인증을 받았다. 기대도 크지만 실제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진학에 큰 영향을 미치는 국내 교육 여건에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우려도 여전하다. 이에 대한 입장은.

“IB는 대학수학능력시험 이후를 전망하며 도입한 것이다. 현재 수능이 미래 교육에 맞지 않다는 건 누구나 공감한다. 하지만 수능 이후 대안 모색은 요원하다. 객관식 위주의 한 개의 질문, 한 개의 정답만을 요구하는 평가와 수업은 아이들을 ‘삶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교육의 처음과 끝은 ‘학생관’이다. 삶과 배움의 주체로서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사랑으로 지켜보고 따뜻하게 존중하는 흐름들을 뿌리내려야 한다. IB수업에서 학생들은 일상에서 얻은 궁금증을 스스로 해결한다. 스스로 질문과 답을 만들면서 삶의 주체로 성장한다. 

IB를 표선고에 도입한 이유는 표선고가 수능을 보지 않는 학교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대입제도에는 수능을 보지 않는 수시가 있다. 표선고 학생들은 IB점수로 해외 대학을 준비할 수 있다. 수능을 보지 않는 수시로 국내 대학을 갈 수도 있다.”

-최근 행정사무감사를 비롯, 소통 부재 논란이 계속되면서 제2부교육감 신설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한 입장은. 

“현재는 신설 계획이 없다. 도민 합의가 필요하고 본청 조직이 비대화될 우려가 있다.”

이석문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이 신년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제공)
이석문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이 신년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제공)

-방과후강사 처우에 대한 지적의 목소리가 높다. 영어전문회화강사와는 달리 방과후수업 제도는 소득이 낮은 가정의 자녀들에게 더욱 필요하다는 요구가 높다. 새해 예산에서도 방과후강사에 대한 수당은 동결됐다. 이에 대한 입장은.

“아이들을 위해 노고를 다하는 방과후 강사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강사 수당 인상 여부는 계속 논의하고 있다. 이에 앞서 방과후 과정의 새로운 틀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 코로나19로 원격수업이 길어지면서 방과후 과정이 제대로 운영되지 못했다. 

등교수업이 재개된 이후 방과후 과정에서는 교사들이 직접 아이들의 기초학력을 지원하고 있다. 예전처럼 방과후 과정이 운영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다. 사회 변화, 학교 현장 변화를 반영한 새로운 운영 틀이 필요한 시점이다. 충실한 논의와 의견 수렴을 통해 방과후 과정의 역할과 기대 효과 등을 재구성하겠다.”

-새해에도 코로나19 상황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우려되는 점과 대책은.

“가장 우려되는 건, 역시 몸과 마음의 건강이다. 마음 건강 지원 강화를 위해 과단위 한시기구였던 <학생건강증진추진단>을 새해부터 정규 기구화한다. 전문성을 더 많이 발휘하면서 아이 한 명, 한 명의 마음 건강을 세심히 돌보고 예방한다. 몸 건강을 위해서는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스포츠 프로그램들을 만들어 보급하려 한다. 학교 다목적 강당, 체육관도 확충하고 있다. 더욱 안전한 급식 환경 조성에도 지원을 강화한다.”

-선거 때마다 되풀이되는 교육의원 제도. 이에 대한 입장은.

“교육 전문성은 교육 자치의 중요한 축이다. 교육의원은 제주 교육 자치의 핵심 제도 중 하나다. 교육의원 제도를 시행한 지 20년도 되지 않았다. 개인적으로는 한 세대인 30년 정도는 운영해야 한다고 본다. 도민 사회에 논란이 있지만 폐지가 근본 해결책이 아니다. 교육자치가 위축될 수 있다. 교육의원 제도 발전 방향으로 대안과 지혜가 모여야 한다고 본다.”

-지방선거를 비롯해 향후 정치 활동 계획은.

“기회가 있다면 도민들과 함께 미래교육으로 겸허히 걸어가고 싶다. 앞으로 3~4년이 교육에 있어서 가장 격변의 시기다. 4차산업혁명을 맞이하면서 ‘2022교육과정’이 적용되고 고교학점제가 전면 도입된다. 이것과 맞물려 새로운 대입이 결정된다. 그동안 미래 교육의 기반을 충실히 만들어왔고 성과도 많이 만들었다. 정책의 연속성을 갖고 변화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도민들과 함께 미래 교육을 담대하게 열겠다.”

-새해 역점을 둔 교육 정책은.

“가장 중요한 건 3월 등교수업을 정상적으로 시작하는 것이다. 3월 이후 모든 학교가 정상적으로 등교수업을 이어가도록 방역에 최선을 다하겠다. 비만과 정서위기 해소 등 몸‧마음 건강을 지키는 데 지원을 강화하겠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한 AI 및 소프트웨어 교육 기반을 확충한다. 

기후 위기에 대응해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에 착수하고, 지구 생태시민 교육을 본격 확대하겠다. 특히 학교 현장이 자율성과 책무성을 최대한 발휘하며, 아이 한 명, 한 명의 회복에 집중하도록 ‘학교 기본운영비 편성 및 지원 구조’를 현장 중심으로 재편한다. 목적 사업비를 최소화해서 학교 기본경비를 필요할 때마다 최대한 신속하고 자율적으로 쓸 수 있도록 하겠다.”

-지난 임기 거둔 가장 큰 성과와 아쉬운 점은.

“학교와 지역 사회가 아이 한 명, 한 명을 소중히 생각하고 성장을 지원하는 문화가 만들어졌다. 읍면 학교들이 고루 좋아지면서 지역 균형 발전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표선고 IB월드스쿨 인증’ 등 미래 변화를 주도하는 성과들도 만들었다. 전국 최초 고등학교 무상교육 시행 등 교육 복지는 전국 최고 수준이라고 자부한다. 

4‧3평화인권교육을 확대했다. 이와 함께 제주도교육청이 만든 4‧3교과서 집필 기준이 반영된 <한국사 교과서>가 전국 학교 현장에서 쓰이고 있다. 높은 청렴도에서 알 수 있듯이 정책‧행정의 믿음이 한결같이 이어지고 있다. 아쉬운 건, 코로나19로 몸과 마음 건강 문제가 더 나빠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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