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가 자신의 블로그에 당산봉에서 캠핑을 한 내용이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은 당산봉 외벽에 전동드릴로 못을 박는 모습. (사진=A씨 개인 공개 블로그)
A씨가 자신의 블로그에 당산봉에서 캠핑을 한 내용이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은 당산봉 외벽에 전동드릴로 못을 박는 모습. (사진=A씨 개인 공개 블로그)

화산섬 제주도의 귀한 자연 자원인 화산체 오름에서 전동 드릴로 텐트를 치고 삼겹살을 굽는다? 한 캠퍼가 당산봉에서 캠핑한 내용을 담은 게시물이 환경 훼손 행위라는 비판이 일며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1일 40대 남성 A씨는 자신의 개인 블로그에 올레길 12코스 구간이기도 한 당산봉 해안에서 텐트를 치고 야영하며 낚시를 했던 경험을 올렸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숯불로 삼겹살을 구워 먹고 당산봉 외벽에 전동 드릴로 고리를 박아 텐트를 고정했다. 이는 영상으로도 올라가 있다. 

A씨는 게시물에서 “울퉁불퉁한 사암지대의 평평한 면을 찾았는데 팩 박기가 불가능 하기에 임팩(전동 드릴 일종)으로 고리를 박아 텐트 풋을 연결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게시글을 마무리하며 A씨는 “머물다 간 자리는 완벽하게 깔끔하게…”라며 텐트를 걷어낸 뒤 사진을 올렸다. 그 사진 속 당산봉 외벽엔 지난밤 새 뚫린 구멍들이 드러나 있다. 

A씨가 자신의 블로그에 당산봉에서 캠핑을 한 내용이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은 불을 피우는 모습. (사진=A씨 개인 공개 블로그)
A씨가 자신의 블로그에 당산봉에서 캠핑을 한 내용이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은 불을 피우는 모습. (사진=A씨 개인 공개 블로그)

이를 본 네티즌들은 “자연 파괴 캠퍼”, “캠핑족들의 이기심 1등 예시사례”, “땅불질, 임팩에…무지하면 하지 마세요”, “자연은 공사장이 아닙니다. 스토브도 없이 불질에 임팩드릴로 구멍까지…공구리 바닥이어도 경악할 일을” 등의 댓글을 남기며 지적했다. 

이에 A씨는 해당 게시물 상단에 “저의 무지함으로 지질학적 가치가 높은 장소에 텐트를 치고 임팩과 화로 사용으로 자연을 훼손했다”며 “이번 사건으로 반성하고 캠퍼로서 지켜야 할 규칙과 매너를 인지하고 앞으로 자연을 보호해 나가겠다. 죄송하다”는 내용을 넣었다. 

한편 당산봉은 한라산과 용암대지가 만들어지기 훨씬 이전 뜨거운 마그마가 지하수나 바닷물을 만나 강력하게 폭발하며 만들어진 수성 화산체로 이뤄져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 2017년 ‘제주특별자치도 오름 보전 및 관리에 관한 조례’를 제정, 오름의 훼손을 방지하고 지속가능한 보전에 이바지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오름을 훼손할 경우 처분이나 처벌 규정 등은 마련돼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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