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김재훈 기자)
제주 민주화운동 관련자 지원 조례 제정을 위한 정책토론회가 19일 제주도의회에서 열렸다.(사진=김재훈 기자)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 등이 있지만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의 지원은 미미한 상황이다. 이에 제주도의회는 제주도 차원에서 민주화운동 관련 희생자의 명예회복을 위해 지원할 수 있는 근거 마련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의 주최로 19일 도의회 제2소회의실에서 제주 민주화운동 관련자 지원 조례 제정을 위한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이상봉 도의회 행정자치위원장은 인사말에서 이번 토론회에 대해 “도내 거주하는 민주화운동 관련 공헌 또는 희생된 사람과 유족을 예우 및 지원하여 도민의 민주화운동에 대한 자긍심을 고취하고, 민주주의의 숭고한 가치를 알려 민주사회 발전에 기여하고자 관련 조례를 제정하기 위해 전문가 여러분들의 의견을 청취하고자 마련된 자리”라고 밝혔다.

허진수 전국민주화운동동지회 이사장은 “우리(전국민주화운동동지회)는 법률 제정을 위한 국회 토론회 및 공청회를 3회 개최하고 또한 ‘민주화운동관련자 예우와 지원에 관한 조례’의 제정과 개정을 위한 서울, 울산 토론회를 개최하였습니다.”라면서 그 성과 중 전국 17개 시도 중 절반이 넘는 10개의 지역의 조례 제정을 꼽았다. 허 이사장은 이번 토론회를 “제주에서 민주화운동 관련자에 대한 예우와 지원을 위한 조례의 제정을 통해 민주화의 역사정의를 제도화하고자 하는 토론회”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해원 교수는 발제에서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민주화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안’의 미래를 낙관하기 어렵다고 본다”면서 “오히려 2017년 11월 2일 전라남도에서 ‘전라남도 민주화운동 관련자 예우 및 지원에 관한 조례’가 제정된 이후 최근까지 각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조례를 통한 민주화운동 관련자 예우의 근거를 마련하려는 움직임 및 성과는 국회의 입법활동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활발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법률보다 발 빠르게 지방자치단체들이 관련 조례 제정에 나서고 있다는 것.
 
김 교수는 민주유공자에 대한 지방자치단체 조례의 현황 및 제·개정의 의미와 한계를 밝히면서 우선 대부분의 관련 조례가 민주화운동 그 자체를 기념한 것이거나, 5·18민주화운동이라는 특별한 민주화운동에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민주화운동 관련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한 지방자치단체는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경기도, 경상남도, 광주광역시, 부산광역시, 서울특별시, 울산광역시, 전라남도, 충청남도, 인천광역시뿐이다. 김 교수는 ‘민주화운동 관련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조례’의 문제점으로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 상 민주화 운동 관련자가 아닌 민주유공자가 예우 및 지원의 범위에서 대부분 제외되었다는 점 △지원금이 민주유공자의 유공을 근거로 한 보훈적 차원의 예우나 지원이라기보다 사회보장적 관점으로 생활지원비에 가깝다는 점 △민주화운동 관련자에게 지급되는 각종 급여의 구체적인 금액이나 지급 절차 및 기준 등이 지방차지단체장에게 보괄위임하고 있다는 점 등을 들었다.
 
김 교수는 “민주화운동에 특별한 공로가 있는 자들을 예우해야 한다고 하면서도 정작 그들을 어떻게 특정하고 어떻게 명명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소홀히 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특히 민주화운동은 기념하면서도 정작 그러한 운동의 주체였던 사람들을 소외시켜 그들이 특정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에는 인색”했다면서 “특정된 자들도 대부분 민주화운동 관련자나 희생자 혹은 참여자 등과 같은 애매하고 모호한 이름으로 명명”했다고 지적했다.

민주화운동 관련자를 '예우'하기 위해 만들어진 조례들이 소득과 나이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도 한계로 거론됐다. 김 교수는 “법률이나 조례 등에서 언급되고 있는 생활지원금, 생계지원비, 위로금 등과 같은 표현은 물론이고, 그러한 예우의 판단 기준으로 소득과 나이에 특별히 주목하고 있는 태도 또한 점검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진=김재훈 기자)
홍명환 의원이 제시한 각 지자체별 민주화운동 관련자 지원 조례 비교(사진=김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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