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 구간 '동홍천 이음길' 

서귀포 비밀의 정원을 이은 도심 올레 길 '하영올레'는 

공원도 하영, 물도 하영, 먹거리도 하영인 서귀포의 특징을 담은 길로 

'많다'라는 뜻의 제주어 '하영'을 활용해서 '하영올레'로 부른다.

아이들이 많이를 표현할 때 양팔로 큰 원을 그리는 표현을 간세에 표시했다.

[안내센터 하영올레 시작스템프]

서귀포 in '하영올레'는 총 22.8km로 

서귀포 도심 속 자원을 테마로 엮은 3개의 도보코스이다.

자연·생태를 주제로 한 1코스(8.9km, 5월 29일 개장) 

문화·먹거리를 중심으로 한 2코스(6.4km, 6월 26일 개장) 

하천·마을을 둘러보는 3코스(7.5km, 7월 31일 개장) 

서귀포 구시가지의 도심 속에서 자연과 문화를 함께 느껴보자는 취지로 전면 개장 

모든 코스의 시작점을 서귀포 시청으로 하고 있다.

[코스별 스탬프 찍기: 하영올레의 코스 투어를 즐길 수 있다]

하천을 테마로 하는 하영올레 3코스(7.5km)는 

서귀포시청 제1 청사를 시작으로 

솜반천 탐방로~흙담소나무길~변시지 그림정원~지장샘~면형의 집~

산지물 물놀이장~동홍천 힐링길을 지나 

다시 시작점인 서귀포시청 제1 청사로 돌아오는 코스이다.

[방향 표지]

출발 전에 하영올레의 로고를 확인해보는 것도 좋다.

건물 벽, 전신주, 담벼락, 나무, 바닥에 올레길 코스명과 방향을 안내한다.

올레길에서 지친 일상을 잠시 내려놓고 

오롯이 내가 느끼고 쉬어가는 추억의 시간을 만들어본다.

[서귀서초등학교]
[벽화가 아름다운 골목길]

놀멍 쉬멍 고르멍~

한라산을 바라보며 걷는 고즈넉한 낭만이 있는 겨울 솜반천 

귀를 열게 해주는 청량한 물소리와 아름다운 새소리, 

시선을 멈추게 하는 한겨울 꽃을 피우는 통탈목의 멋진 자태, 

사계절 다른 모습으로 펼쳐지는 색채의 향연은 서 있기만 해도 힐링이 된다.

[서홍 2경: 솜반천]

솜반천은 천지연 폭포의 원류로 

상류에서 용천수가 나오면서 사시사철 맑은 물이 흐르고 

서홍동을 남북을 따라 흐르는 하천으로 연외천 혹은 홍로천이라고도 한다.

기다란 하천을 따라 물웅덩이가 중간중간 형성되고 

종남소, 고냉이소, 도고리소, 나꿈소, 괴야소, 막은소 등 

생긴 모양과 지명에 따라 각기 이름이 다르다.

[하영올레 간세]

서귀포 원도심을 뜻하는 원 안의 간세 로고는 

제주도 꽃인 참꽃 색(마젠타)을 상징한다.

현재 하영올레 길 위에 있음을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바닥에 있는 하영올레 표지]
[서홍 3경: 흙담솔]

흙담 소나무길은 서홍동 308-1번지 일대에

소나무 96그루가 심어져 운치 있고 온후한 기품을 풍기는 곳으로 마을 수호목이다.

1910년경 고경천 진사에 의해 심어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마을 지세가 화로 모양으로 집에 불이 잘 일어나므로 

불은 물로 재운다는 풍수의 이치에 따라 둑(흙담)을 쌓고 물이 고이도록 

크게 자라는 소나무를 심어 상합을 이루도록 하였다.

[한라산이 보이는 풍경]

마을 안길, 앞내 다리를 넘어선 길가에 한 그루의 큰 먼나무가 서 있다.

[서홍 7경: 앞내 먼나무]

마을 보호수로 지정된 먼나무(풍치목) 

하천가에 자생하는 먼나무는 수령이 200년 가까이 되고 있는 

도내 자생하는 먼나무 중에서 수령이 가장 오래된 나무로 

서홍동을 지키는 영험 있는 신목으로 국내 제일의 먼나무 노거수이다.

먼나무는 감탕나무과의 늘 푸른 나무로 

반질반질한 두꺼운 잎과 여름의 꽃은 별로 눈에 띄지 않지만 

가을에서 이듬해 봄까지 잎사귀 사이사이로 보이는 

빨간 열매가 매력적인 암수딴그루(자웅 이체)이다.

[먼나무]

겨울 풍광을 더욱 아름답게 빛내주는 새들의 늦은 도시락 

영원히 이름을 모르는 나무 '먼나무' 

치열한 꿈을 안고 사는 기생식물 '참나무겨우살이' 

윤기 나는 초록 잎 사이로 서로 포개져 반쯤 벌어진 단아한 모습의 '동백나무' 

거센 바람과 세찬 비를 맞으며 

어느 정도 추위를 겪어야 꽃도 아름답게 피어난다.

[참나무겨우살이(10월)]
[참나무겨우살이 열매]
[동백나무]
[변시지 그림정원]

마을을 지키는 노거수 먼나무와 이웃해 있는 '변시지 그림정원' 

변시지 화백은 1926년 서홍동에서 태어나 2013년 타계할 때까지 수많은 작품을 남겼고 

그의 그림에는 제주의 거센 바람이 들어있다.

폭풍우가 몰아치는 바다, 바람과 함께 사는 제주의 사람, 

제주의 자연 등을 화폭에 담았고, 

휘몰아치는 폭풍을 담은 대작들을 많이 남기면서 

'폭풍의 화가'라 불리고 있다.

[돌담길]

지장샘으로 가는 햇살 좋은 구불구불 골목길~

걷는 길마다 돌담 안으로 노랗게 익은 하귤, 

길 위 아름다운 소리, 코 끝을 간지럽히는 구골나무의 향,

리듬이 있는 겨울 풍경은 시간 여행길처럼 잔잔한 재미가 느껴진다.

[서홍 6경: 지장샘]

천년 동안 마른 적이 없는 '지장샘'  

송나라의 호종단이 탐라의 맥을 끊기 위해 

이곳의 물혈을 끊으려다가 노인의 재치로 실패하고 돌아간 후 

그 자리에 물이 솟아났다는 설화가 전해지는 곳이다.

지장샘은 서홍동의 중요한 식수원으로 

아무리 가뭄이 들거나 큰 비가 내려도 그 양이 항상 유지된다.

[지장샘 중간 스탬프]

지장샘 주변으로 데크가 설치, 

공사가 진행 중이라 예전의 미나리밭이 사라져 버렸다고 

동네 어르신들의 답답한 심정을 털어놓는다.

[미나리밭]

서홍동은 서귀포시의 행정동, 법정동으로 

서귀포시에서 가장 오래된 마을인 '홍로'에 뿌리를 두고 있는데 

마을 모양이 봉우리로 둘러싸여 있어 지형이 화로 모양 같다고 하여 

'홍로(烘爐)' 또는 '홍리'라고 불렀다.

겨울에도 따뜻한 기후는 일찍부터 감귤재배를 해왔는데 

재일동포들에 의해 일본에서 묘목이 반입되면서 소득이 가장 높은 작물로 

한때 '대학나무'라고 불리기도 했다.

[면형의 집(십자가의 길)]

면형의 집은 홍로 본당이 있던 곳으로 

108년 수령의 온주 감귤나무 고사목과 녹나무 거목이 심어져 있다.

앞마당에 거목이 된 녹나무가 눈길을 끈다.

[서홍 4경: 온주감귤 시원지(기념비)]

제주 온주감귤 재배의 시초 

타케 신부는 1911년 제주 자생 왕벚나무를 일본에 보내준 답례로 

미장 온주 14그루를 받았다.

이것이 제주에 들어온 최초의 감귤나무(미장 온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수령이 108년 된 마지막 1그루는 2019년 4월에 아쉽게 고사하였고 

고사목은 성당 현관에 보존되어 있다.

[성당 안 온주감귤 '고사목']
[서홍 5경: 제주의 상징 '녹나무']

면형의 집 앞마당에 

수령 150년이 훨씬 넘은 기품 있게 서 있는 '녹나무' 

1994년부터 보호수로 지정되어 보존되고 있다.

한라산에 자생하는 녹나무를 기념식수로 식재했는데 

척박한 땅이나 바위틈에서 악조건을 극복하고 잘 자라는 강인하고 도민의 기질과 

신앙을 상징하는 녹나무는 늘 푸른 나무로 도의 상징 나무이기도 하다.

[석위]

아름드리 멋들어진 우람한 녹나무 전체를 덮어버린 '석위' 

빨간 열매가 아름다운 여름의 흔적을 남긴 '백량금' 

꽃 모양이 옥 받침 위에 올려놓은 금잔과 같다는 '금잔옥대'는 겨울나기를 준비한다.

[백량금]
[금잔옥대]
[제주수선화]
[돌담 안 감귤]
[하영올레 방향 표지]

서귀포시의 물 자원과 역사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곳 '산지물' 

산지물은 동홍 마을의 설립에 단초가 되었던 용출수로 

주민들의 귀한 식수원이자 생활용수였다.

5월 장마 때 천둥이 치고 나면 물구멍이 터지는데

이 물은 제주시에 있는 산지천의 큰딸이라고 불렀다.

겨울철에는 친정에 가기 때문에 여름에만 물이 솟아났다고 전해진다.

현재는 주변 환경의 변화로 용출량이 줄어 선조들의 애환이 서린 

샘터였다는 사실만이 알려지고 있는 곳이다.

산지물이 흘러 정모시가 되고 그 물이 흘러서 정방폭포를 만든다.

[산지물]

하영올레 3코스의 이색 구간인 '동홍천 이음길' 

서귀포 삼촌들의 유년시절 물놀이장을 지나갔던 동심 가득한 길이다.

하천과 마을을 둘러보는 기존 제주올레 코스와 겹치지 않으면서 

도심 속 생태 하천의 매력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코스이다.

[길에서 길로, 천을 건너고 건너는 이색 이음길]
[동홍천 힐링길]

현대적 감각으로  조성된 '동홍천 힐링길' 

동홍천 힐링길 따라 동홍동을 걸어 내려오는 산책길 

숨겨진 서귀포의 속살, 도심 속 옛 모습이 가득한 마을 주민들의 산책로 

지루할 틈 없이 지친 일상 속 휴식을 주는 특별함으로 다가온다.

[동홍천]
[유리호프스]
[서귀포 학생문화원(도서관)]
[서귀중앙여자중학교]
[서귀포시 안내센터]

서귀포시 서홍동 주민자치위원회는 

2013년 서홍동의 자연 명소를 널리 알리기 위해 서홍 8경을 선정했다.

하논 분화구, 도심 속의 솜반천, 흙담 소나무, 온주감귤 시원지, 성당 녹나무 풍치목, 

지장샘 설화, 마을 보호수 앞내 먼나무, 멋들어진 들렁모루까지 

하영올레 3코스에는 하논 분화구와 들렁모루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기회가 된다면 찾아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아래 사진 참고)

[서홍 1경: 하논 분화구(9월)]

하논분화구는 

용암 분출로 생성된 일반적인 화산 분화구와는 다르게 

마르(maar) 형 분화구로 화산활동 초기 단시간의 폭발적 분출 작용에 의해 

형성되는 작은 언덕이 화구를 둘러싼 화산을 말한다.

지표면보다 낮게 형성된 화산체로 산체의 크기에 비해 큰 화구가 특징이다.

동서 1.8km, 남북 1.3km에 이르는 타원형 화산체로 

한반도 최대의 마르형 분화구이다.

수만 년 동안의 생물 기록이 고스란히 담긴 살아있는 생태 박물관으로 

분화구에서 용천수가 솟아 제주에서는 드물게 논농사를 짓는 유일한 곳이기도 하다.

'논이 많다'는 제주어로 '큰 논'이라는 뜻의 '한논'이 변형된 것으로 추정된다.

[서홍 8경: 들렁모루]

서귀포시 서홍동에 위치한 고인돌 형상의 돌음돌 '들렁모루'는 

(서홍동 2450번지 일대 중산간 목장 가는 길 산마루)

경관이 빼어난 언덕배기 꼭대기에 

큰 돌이 얹혀 있는 모습이 특이하고 돌음돌같이 괴인 왕돌로 

고인돌의 형상을 한 돌이 얹혀 있어 그렇게 부른다.

'들렁'은 속이 비어 있는 바위를 의미하고, '모루'는 동산을 뜻하는 제주어로 

즉, '속이 비어 있는 바위가 있는 동산'이다.

이곳에 올라서 보면 탁 트인 주변 경관이 장관이다.

고은희

한라산, 마을길, 올레길, 해안길…. 제주에 숨겨진 아름다운 길에서 만난 작지만 이름모를 들꽃들. 고개를 숙이고 납작 엎드린 생명의 꽃들과 눈을 맞출 때 느껴지는 설렘은 진한 감동으로 남습니다. 조경기사로 때로는 농부, 환경감시원으로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며 평범한 일상의 아름다움을 담고픈 제주를 사랑하는 토박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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