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씨름협회(회장 양우철)는 올해 경사를 맞았다. 지난 10월 분단이후 처음으로 남북민간단체가 제주에서 만나 스포츠 및 문화교류를 가지는 민족평화축전에서 민속경기인 씨름이 일익을 담당했으며 최근에는 제주출신 최홍만(LG증권)이 국내 프로모래판을 평정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이는 반세기 가까운 전국체전사에도 불구하고 지난 1997년에 열린 경남체전에서야 비로소 강성훈이 금메달을 획득하며 처음으로 메달종목으로 이름을 올린때와 버금가는 경사이다.

사실 민족평화축전에서 씨름경기가 열리게 된 것도 씨름협회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당초 전국씨름왕선발대회가 11월 중순 제주에서 열리는 것으로 잡혀 있었으나 대한씨름협회와 협의 끝에 일정을 조정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특히 민족평화축전 씨름경기는 도내 씨름 고장으로 불리는 한림지역에서 열려 양 회장에게는 더욱 의미가 깊었다.  한림은 일제시대에 일본인 유도 유단자들과 시합을 가져도 패한 적이 없다는 장사 함경호를 배출한 곳이며 해방이후에도 도내 씨름의 큰 줄기를 이어오고 있는 지역이다.


더구나 최근 열린 2003 세라젬배 천하장사씨름대회에서 내노라 하는 경쟁자들을 눕히고 꽃가마를 탄 최홍만도 제주출신이면서 한림에 뿌리를 두고  있어 의미가 남 다를수 밖에 없다.

이처럼 최근 도내 씨름이 활기를 띄고 있어 누구보다 즐거운 양우철 회장은 “홍만이는 대단하다. 도내에 언제 또 그런 선수가 나오겠느냐”며 “더구나 지역에서 그렇게 훌륭한 선수가 나와 감개가 무량하다”고 말했다.


지난 96년부터 도씨름협회장을 맡고 있는 양 회장은 그동안 씨름협회 활성화에 나름대로 노력을 기울여왔다.

국체전출전 사상 씨름 첫 메달을 따낸 것을 비롯해 전천후 씨름장을 확충했으며 2001년에는 중국 용정시와 자매결연해 스포츠 교환교류를 진행해 오고 있다.


하지만 아직 모자란 것도 많다. 도내에서는 씨름이 비인기 종목이다 보니 선수층이 얇고 씨름팀을 운영하려는 학교가 갈수록 적어 애로를 겪고 있다.


그래서 씨름협회는 이번 최홍만의 전국 모래판 평정을 계기로 과거의 영광을 찾기 위해 다시 한번 도내 씨름판에 불을 지펴나갈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강용희 기자      yhkang@ijeju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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