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녹지공원화를 바라는 사람들이 제주도청 앞에서 교육환경권을 훼손하는 도로 공사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사진=조수진 기자)
9일 오전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녹지공원화를 바라는 사람들이 제주도청 앞에서 교육환경권을 훼손하는 도로 공사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사진=조수진 기자)

최근 제주특별자치도가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공사를 착수하겠다고 공고한 가운데 “교육환경권을 무시한 횡포”라는 지적이 나왔다. 

9일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녹지공원화를 바라는 사람들은 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공사를 중단하고 녹지공원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안재홍 제주녹색당 정책위원장은 “도로 개설 예정 구역에 학생문화원이 있는데 강충룡 도의원과 도 도시건설국장, 서귀포시 부시장 등은 시설을 옮기면 된다고 말하고 있다”며 “과연 이 도로가 서귀포에서 교육문화시설을 없앨 만큼 시급하고 중요한 것인가”라고 따졌다. 

이어 “서귀포시는 늘 문화적으로, 교육적으로 낙후된 지역이라 교육문화시설이 제주시와 비교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그런데 지역구 정치인이란 사람이, 도청 담당국장이란 사람이, 그런 시설쯤이야 옮기면 되지, 도로 뚫는 게 더 중요하지라고 말하는 게 어이가 없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사회적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할 만큼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가 지금 당장 시급한 과제인지 묻고 싶다”며 “교육문화시설을 더 만들지는 못할망정 11㎞나 떨어진 곳으로 이전해야 하는 도로공사는 당장 중단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기자회견에 모인 시민들은 “공사 시작점인 서홍동 1530번지에서 지난해 여름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맹꽁이가 시민들에 의해 발견됐다”며 “제주도는 착공을 연기하고 올 장마철까지 기다려 법정보호종을 조사해야 하는데 이를 무시하고 착공을 서두르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교육청은 그동안 학생문화원 앞 녹지를 지나는 지상차로 개설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며 “교육청과 협의 없이 우회도로 완공이 불가능한데도 제주도는 토지수용이 끝난 서홍동쪽에 아스팔트를 먼저 깔아서 압박하려는 계획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아울러 “시민의 교육환경권 훼손과 맹꽁이 서식지 파괴 논란에도 지역구 도의원 3인이 도로 신설을 주장하는 이유는 차량정체로 인한 불편”이라며 “이는 사실이 아니다. 새 도로를 내면 교차로에서 혼잡이 오히려 가중된다는 분석이 관련 용역 타당성조사보고서에 나와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개설은 시민 교통편의와 무관하고 엄청난 세금 낭비이며 멸종위기 생물의 서식지 파괴이며 시민학생의 교육환경권 훼손일 뿐”이라며 “제주도가 사들이지 못한, 교육부 소유인 학생문화원 일대 녹지는 일체 손대지 말아야 한다. 제주도는 도로공사를 중단하고 도로예정지를 녹지공원화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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