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뉴스]는 제주MBC <라디오 제주시대>에서 제주투데이 기자들이 키워드로 정리한 한 주의 주요 뉴스를 전하는 라디오 방송 코너다. ‘보이는 라디오’로 제작한 영상을 8월 17일 방송분부터 제주투데이에 함께 싣는다. [키워드뉴스]는 제주MBC 라디오를 통해 매주 화요일 생방송으로 송출된다. 방송시간은 오후 6시 5분부터 7시까지다.<편집자 주>

윤상범 아나운서/

매주 화요일에 만나는 키워드 뉴스 시간입니다.

오늘은 제주투데이 김재훈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김재훈 기자/

안녕하세요.

윤/

오늘의 키워드 알아보겠습니다. <효과음>

1. 윤석열이 그리는 제주

김/

윤석열이 그리는 제주입니다

윤/

어떤 얘기일까요?

김/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선거 후보가 지난 5일 오후 제주를 찾아 제주 8대 공약을 발표했습니다. 공약을 보면 ‘관광과 개발’에 초점을 맞춘 사업들로 짜여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제주특별자치도의 비전인 ‘청정과 공존’ 또는 탄소중립을 위한 계획은 찾기 어려웠습니다. 아무래도 ‘경제’ 그러니까, 돈 버는 사업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사실 ‘경제’라는 것은 다양한 측면들을 아우르는 개념이지 않습니까?

윤/

경제와 관련해선 다양한 관점이 있을 수 있죠.

김/

네 그런데 선거 때마다 정치인들이 경제 공약을 내거는 걸 살펴보면 대체로 개발로 돈 많이 벌 수 있게 해주겠다, 그런 함의를 상당히 많이 내포합니다. 부자 되게 해주겠다... 그런 느낌이랄까요.

윤/

예전에 ‘부자되세요’라는 광고가 생각나는데, 선거 때 통하니까 대규모 개발사업 공약들 내거는 거겠죠?

김/

그런데, 지금 제주도민 입장에서 이 문제 한 번 찬찬히 바라볼 필요가 있는데요. 제주지역 개발 많이 이뤄졌잖아요? 대형 사업들도 많이 추진되었고요. 이쯤 이런 질문 주어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개발 많이 됐는데, 그래서 제주도민들이 행복해졌느냐... 물으면, 글쎄요. 쓰레기와 하수처리 문제, 교통-주차문제, 그리고 더 심화된 부익부빈익빈 문제도 있고요. 개발은 되었다지만 서민들에게, 농민들에게 그 개발이익이 돌아갔을까... 그런 질문이 던져지는 거죠. 청년 입장에서는 특히, 그야말로 ‘멘붕’입니다.

윤/

청년의 ‘멘붕’... 왜죠?

김/

최근 10여 년 간 제주 지역 개발 붐이 일면서 땅값,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아올랐죠. 땅 팔아서 돈방석에 앉은 분들도 꽤 많은데요. 그런데 제주 지역 청년들은 열심히 일한다고 자기 집 장만하는 것이 더 어려워졌습니다. 제주 지역 평균 임금은 전국 최저인데요. 부동산 값만 치솟아 올랐으니 청년들의 미래... 그렇게 밝지만은 않은 거죠.

윤/

네 그럼 윤석열 후보가 제주를 다녀갔고 공약을 냈는데, 8대 공약... 어떤 것들이었습니까?

김/

지난 5일 윤석열 후보는 제주퍼시픽호텔 대연회장에서 열린 국민의힘 선대위 필승 결의대회에서 ‘제주의 지속가능한 미래와 번영’을 위한다며 8대 공약을 공개했는데요. 그중 첫째로 관광청을 신설해서 △AI·빅데이터 기반 맞춤형 관광서비스 △제주 관광 디지털 플랫폼 통합 포털화 △관광 스타트업 육성 △해양레저관광 특화 △체험 및 체류 중심의 6차 산업 고도화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둘째로 제주 제2공항을 조속히 추진하면서 공항복합도시(에어시티·스마트혁신·항공물류 지구)를 조성해 제주도 동부지역에 새로운 경제축을 형성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윤/

제2공항은 추진하겠다 였죠?

김/

네 지난 여론조사에서 제주도민 여론도 반대가 우세한 것으로 확인됐고요. 그리고 선거를 맞아서 진행하는 여론조사들에서도 제2공항 반대 여론이 높게 나오고 있습니다. 제주도민 뜻이야 어쨌든, 개발하겠다... 제2공항 예정지인 성산읍 일대에 새로운 경제축을 형성하겠다... 즉, 제2공항 배후 도시를 개발하겠다...는 의미로 풀이가 됩니다.

윤/

정리를 하자면 도민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이진 않지만 반대가 높게 나오긴 했습니다. 그리고 얼마전 여론조사에서도 반대가 살짝 더 높게 나오긴했습니다. 팩트는 잠시 짚어보고요... 배후도시는 많이 들어본 얘기 같습니다?

김/

그렇습니다.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가 제2공항 입지 발표 당시 ‘에어시티’를 조성하겠다 그런 얘기를 했었죠. 윤 후보의 제주 관련 공약... 결국 원 전 지사의 입김이 많이 반영된 것 아니냐... 그렇게 회자되고도 있습니다. 일단 캠프에서 원 전 지사가 정책을 총괄하고 있으니까요. 그런 얘기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특히, 윤 후보가 강정마을 해군기지를 방문했거든요. 이런 행보, 원 전 지사가 이번 윤 후보 제주 공약들과 일정들을 적극 관리하지 않았을까, 싶은 그런 대목들입니다.

윤/

제2공항에 이어... 초대형 크루즈가 들어올 수 있는 신항만을 만들겠다... 했죠?

김/

그렇습니다. 윤 후보는 초대형 크루즈선이 들어올 수 있는 제주 신항만을 만들어 이를 복합해양레저관광 허브 항만으로 조성하고 배후부지를 해양 관광 클러스터로 만들겠다고 밝혔는데요. 말이 좀 어려운데... 탑동 앞바다를 매립하고 초대형 신항만을 만들어서 매립한 자리에 호텔 등 여러 관광시설을 짓겠다는 겁니다. 현재 이미 신항만 건설 계획이 추진되고는 있습니다. 지금 탑동 앞바다에 가서 보면요. 탑동에 가서 뻥 뚫린 바다 보려고 바다를 쳐다보면 바로 앞에 시멘트 테트라포트만 보입니다. 방파제 몇 십 미터 떨어진 바다에, 테트라포트, 흔히 ‘삼발이’이라고도 하죠. 탑동 방파제를 따라서 쭉 쌓아두었습니다. 그러니까 방파제 앞에 다시 방파제를 쌓아둔 건데요. 탑동 광장. 제주 시민의 휴식공간인데요. 방파제에서 바라보는 바다는 참 보기 흉합니다.

윤/

개발됐다고 좋아하시는 분도 계시긴 한데... 관점의 차이니까요

방파제 앞의 방파제라는게 신항만 건설과 관련이 있는 건가요?

김/

제주도는 태풍 때 파도가 탑동 방파제를 넘어 오는 월파 피해 예방을 위해서, 이 방파제 밖 방파제를 조성했다고 했는데요. 그런데, 자료를 찾아보니까, 해양수산부의 신항만 건설 기본계획 등에 나오는 제주신항만 조감도와 겹치는 부분이 있습니다. 조감도를 보면 탑동방파제와 신항만 사이에 공간을 띄우는데요. 이게 지금 방파제와 일치합니다. 월파 피해를 명분으로 해서 신항만 건설을 위한 사전적 작업을 했다, 그렇게 보여지는 대목입니다.

윤/

정부에서 이미 추진 중인 사업이다?

김/

그렇습니다. 신항만 조성은 이렇듯 공약으로 내걸 것도 없이, 현재 이미 현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그런 사업입니다. 이걸 공약으로 내건 건, 제주 지역에 대규모 토목사업을 통한 경기 부양을 도모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 번 피력했다 그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윤/

그러면, 윤석열 후보가 제2공항과 신항만 조성... 대규모 토목 사업으로 제주 경제를 견인하겠다... 그런 메시지를 던진 거라 볼 수 있겠습니다.

김/

대형 토건 사업을 통한 경기 부양... 이런 공약이 나올 때면 그 사업이 누구의 배를 불릴 것인가. 그런 의문이 제기되는데요. 수조 원, 수십조 원을 투입하는 사업들이거든요. 가장 대표적인 토건사업이 있죠. 이명박 정부 때 원희룡 전 지사가 적극 찬동한 ‘4대강사업’... 막대한 예산이 투입됐는데요. 결은 좀 다르긴 하지만 대형 토건 사업을 통해 지역 경제를 견인한다는 계획이, 서민들의 삶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충분한 검토가 이뤄져야 하는데요.

윤/

당연한 얘기인데, 늘상 이런 검토가 생략되거나 늦어집니다.

김/

제주신항만 같은 경우, 현재 탑동 광장 면적의 열 배가 넘는 탑동 앞바다를 시멘트로 메워야 합니다. 그리고 그 위에 호텔 등을 짓고, 초대형 크루즈를 접안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인데요. 이 사업 역시 도민 공론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이 문제로 또 도민 갈등 심화될 가능성 높은데요. 정부와 제주도정이 결정 먼저 하고 나중에 갈등 불거지고, 이런 길을 가는 것보다, 도민 여론을 물어가면서 차근차근 풀어가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 여하튼, 윤석열 후보는 신항만 건설을 공약으로 내걸었습니다.

윤/

또 어떤 공약을?

김/

전기차 분야 산업 생태계와 5G 기반 드론 지구를 조성하고 제주형 메디컬 푸드, K-뷰티 산업 클러스터 구축, 용암해수 활용 다각화를 통한 고부가가치 산업 성장 등을 내세웠습니다. 제주4·3과 관련해서는 법률·제도·예산 등 다방면의 지원을 통해 보상을 완료하고 가족관계 특례조항 신설 등으로 합리적인 보상과 함께 고령 유족 요양시설, 유족회 복지센터, 트라우마 치유센터 등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저는 이 부분 눈길이 갔는데요. 윤 후보는 해방 전후 대한민국의 과거사를 정리해 진실의 역사로 다시 기술하겠다... 이렇게 밝혔습니다.

윤/

‘진실의 역사로 다시 기술하겠다’는 어떤 의미죠?

김/

다시 기술하겠다... 이 말의 의미를 좀 생각해보게 되는데요. 제주4.3진상조사보고서가 나왔고요. 추가 조사도 이뤄지고 있는데... ‘진실의 역사를 다시 기술하겠다’ 이 표현... 좀 명확히 할 필요가 있는 부분입니다. 듣기에 따라서 4.3진상조사 결과에 대해서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하는 것인가,라는 의문도 제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윤/

물론 예전과 달라진 분위기는 있습니다만 혹시 이른바 ‘불량백비를 가리겠다’이런의미가 아닌건지 명확히 밝혀달라는 의미죠?

또 어떤 공약을 제시했나요?

김/

2030년까지 ‘쓰레기 없는 섬’을 실현하겠다며 △하수처리장 개선 △해양쓰레기 종합처리장 신축 △친환경 폐기물 처리 시스템 △폐기물 재자원화 순환 시스템 구축 등의 내용을 발표했습니다. 이 역시 대부분 제주에서 이미 계획 중인 내용입니다. 이외에도 제주대학병원의 인프라를 확충해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하고 감염병 전문병원을 설립해 공공의료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해녀문화의 전당과 제주 세계지질공원센터, 알뜨르비행장 주변 평화의 공원 조성 등을 추진하겠다 약속했습니다.

윤/

알뜨르비행장 평화공원 조성도 문재인 정부 공약으로 현재 추진 중이잖아요?

김/

네 그렇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공약입니다. 지금 국방부와 협의하며 추진되고 있는 사안이고요. 음, 제주 지역 환경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데요. 환경 관련 공약은 ‘2030쓰레기 없는 섬’ 실현뿐입니다. 근데 앞서 말씀드린 대로 이건 제주도에서 추진 중인 내용입니다. 윤 후보가 제시한 8대 공약을 보면 제2공항과 대규모 신항만을 조성하겠다는 공약에 아무래도 무게가 실립니다. 그렇다보니, 결국 개발중심으로 제주의 미래를 그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윤/

그리고 윤 후보, 서귀포 강정마을을 방문했습니다?

김/

네, 그렇습니다.

윤/

어떤 말들이 오갔죠?

김/

노무현 전 대통령을 거론됐습니다. 강정마을 제주해군기지가 노무현 정부 때 추진되었다는 점을 거론했습니다. ‘세계평화의섬’을 지향하는 제주도가 이제는 미군 항공모함과 핵잠수함이 드나드는 군사기지가 된 상황인데요. 즉, 중국이 예의주시하는 섬이 된 셈이죠. 그런데 윤 후보, 미사일 요격 시스템인 사드를 추가 배치하겠다느니 그런 중국을 자극할 수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요.

그런데, 제주지역 경기 침체의 시작점... 언제였는지 기억하실까요.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점이 아닙니다. 바로 박근혜 정부의 사드 배치에서 시작됐습니다.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했습니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을 겨냥해 상대하던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게 됐죠. 사드 때문입니다.

윤/

그런데 윤석열 후보가 최근에 사드 추가 배치를 꺼내들기도 했잖아요?

김/

나중에 혹여 사드 추가 배치가 되면 대중 관계는 조금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 예상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그런데, 윤석열 후보는 제주신항에 초대형 크루즈가 접안 할 수 있도록 하겠다 했거든요? 코로나19 때문에 언제 다시 활성화될지 알 수 없지만, 제주지역 크루즈 관광... 중국 시장을 고민해야 할 건데요. 뭔가 조금 엇박자가 될 가능성이 엿보입니다.

윤/

아참 노무현 전 대통령과 관련된 발언을 하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이런 기사가 보이던데요?

김/

저도 윤석열 후보, 노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눈시울’ 이런 제목의 기사를 보고 의아해서 기자회견장에 직접 간 기자에게 물어봤습니다. 윤 후보가 정말 눈시울을 붉혔느냐... 그런 건 못 느꼈다는 답을 들었습니다. 윤석열 후보가 눈시울을 붉혔다는 기사를 쓴 기자가 주관적으로 쓴 것 같다면서 의아해 하더라고요. 모르겠습니다. 빛이나 각도에 따라서 눈시울이 붉어 보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윤 후보의 눈시울이 붉어지는 것은 못 봤다... 그런 답을 들었습니다.

윤/

기자의 개인적인 평이라는거죠?

김/

여하튼, 노무현 전 대통령을, 상처가 많은 강정마을 해군기지에서 거론했다는 점. 노무현 지지자들 중 더러는 다소 분노하는 모습을 보였고요. 해군기지로 인한 갈등 책임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그러니까 민주당에 있지 않느냐... 그런 전략적인 접근 아니냐는 거죠. 또 한 편으로는, 노무현이라는 정치적 유산을 윤석열 후보가 선점했다 그런 평가도 나왔습니다.

윤/

이재명 후보 얘기가 나온 김에... 원래는 오늘 이재명후보의 이야기도 하려고 했는데 시간관계상 정리하고요 어짜피 주말에 제주에 방문한다고 하니 다음주에 이야기해보도록 하죠,

오늘은 여기까지..

지금까지 제주투데이 김재훈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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