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마을해군기지반대주민회는 15일 오전 강민숙 제주도의원실을 항의 방문했다.(사진=김재훈 기자)
강정마을해군기지반대주민회는 15일 오전 강민숙 제주도의원실을 항의 방문했다.(사진=김재훈 기자)

"관광객을 위해서라면 제주도민은 벌거벗고 춤이라도 춰야하는 것인가? 너무도 얄팍하기 그지없는 사고방식에 제주의 어린 자녀들이 보고 배울까 두렵기까지 하다."

강정마을해군기지반대주민회는 15일 강민숙 제주도의원을 규탄하는 성명서에서 이같이 개탄했다.

앞서 14일 오전 강민숙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은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 회의에서 강정공동체사업추진단장에게 “(제주 해군기지가) 관광미항으로 갈 수 있는 강정이 되려면 그분들(해군기지 반대 주민 측)과 계속 소통하고, 반대의 내용·흔적들을, 역사의 흔적들을 지워가면서 관광객이 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강정마을에) 해군기지를 반대했던 구조물이나 현수막이나 벽화 이런 것들이 있다. 이런 것들이 있으면 관광객들이 오시기 불편한 상황”이라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주민회는 "참으로 어이없고 후안무치한 언사가 아닐 수 없다."면서 "2018년 크루즈터미널이 완공되고 4년간 크루즈가 들어온 것은 시험운항을 제외하고는 단 한 차례다. 크루즈 관광객이 해군기지 반대현수막이나 구조물, 벽화 때문에 불편해서 들어오지 못한다는 말은 금시초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제주해군기지 사업은 대한민국 역사상 단일 사업으로는 가장 많은 사법탄압이 일어난 사건이다. 제주에서 4.3 이래 가장 심한 국가폭력이 행해진 곳이 강정마을이다. 설령 관광객의 눈에 호감으로 다가가지 못한다 하더라도, 국가폭력 재발방지를 위해서라도 그 역사를 반드시 드러내야 할 곳이 강정마을"이라면서 "아직 국가차원의 진상조사가 이루어지지도 않았으며, 대통령이나 해군참모총장이나, 제주도지사는 말뿐인 ‘유감’을 드러냈을뿐, 진정어린 사과조차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상황이 이러할진대 일개 도의원이 도정을 나무라고 가르치듯 '관광객을 위해 불편한 과거를 지워라'라는 의미의 말을 입밖으로 냈다는 사실에 아연실색 할 수밖에 없다."며 "관광객을 위해서라면 제주도민은 벌거벗고 춤이라도 춰야하는 것인가? 너무도 얄팍하기 그지없는 사고방식에 제주의 어린 자녀들이 보고 배울까 두렵기까지 하다."고 개탄했다.

강정마을해군기지반대주민회는 "하나부터 열까지 진정한 반성 없이 덮고만 가려는 전형적인 눈가리고 아웅하는 사고방식이 백일하에 드러난 것"이라며 "이러한 정치적 입장을 가진 더불어민주당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도의회라면 제주도를 대표하는 민의의 전당이라고 인정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강정마을해군기지반대주민회는 "강민숙 도의원은 당장 모든 발언을 취소하고 사과할 것이며 의원직을 사퇴하라!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은 이 발언에 대한 공식입장을 밝혀라!"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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