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워터파크의 모습@사진출처 제주신화역사공원
제주신화역사공원. (사진=제주투데이DB)

제주도에서 탄소배출이 가장 심한 곳은 어디일까. 바로 제주신화역사공원(이하 신화역사공원)이다. 이곳엔 중국자본 랜딩인터내셔널이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 람정제주개발 주식회사가 운영하는 제주신화월드가 들어가 있다. 

제주신화역사공원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이하 JDC)가 세계적인 수준의 관광단지를 만들겠다며 호텔과 리조트, 카지노, 상업시설이 있는 제주신화월드와 함께 항공우주박물관 등을 조성한 단지다.

15일 제주지역 시민사회 단체와 진보정당 연대 기구인 ‘탈핵·기후위기 제주행동’(이하 제주행동)은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도내 에너지 다소비 건물 업체명을 폭로했다. 

이날 제주행동은 정의당 강은미 국회의원(비례대표)실을 통해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고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업체명 자료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 자료에 따르면 에너지 다소비 건물로 지정된 곳은 모두 11곳이며 이중 공공시설로 분류되는 대학과 병원, 공항을 제외하면 8곳이 모두 관광산업과 관련된 시설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7곳은 대규모 관광호텔이다. 

에너지이용합리화법 시행령 제35조에 따르면 연간 에너지 사용량이 2000toe(석유환산톤) 이상이면 에너지 다소비 사업자로 분류하고 있다. 

에너지 다소비 1위를 차지한 신화역사공원은 지난 2020년 1만1665toe에 이르는 에너지를 썼다. 이는 서귀포시 전체 에너지 소비량의 14.7%에 이르며 건물 6665곳에서 사용한 규모다. 

또 나머지 5곳 관광시설까지 합하면 단 6곳의 시설이 서귀포 전체 에너지 소비량의 1/3을 차지했다. 

제주행동이 공개한 '2020년 기준 제주지역 에너지 다소비 건물 현황'에 따르면 신화역사공원에 이어 제주대학교 병원, 제주국제공항, 제주대학교, 롯데호텔제주(중문관광단지), 호텔신라 제주호텔(중문관광단지),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더케이제주호텔(라마다프라자 제주호텔), 휘닉스 중앙제주(성산 섭지코지), 한화아쿠아플래닛 제주, 메종글래드제주 등이 포함됐다.

15일 제주지역 시민사회 단체와 진보정당이 연대한 탈핵기후위기 제주행동이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조수진 기자)
15일 제주지역 시민사회 단체와 진보정당이 연대한 탈핵기후위기 제주행동이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조수진 기자)

제주행동은 “대놓고 에너지 불평등과 부정의가 판치고 있었다”며 “공익 목적도 아니고 온전히 본인들의 매출 이익을 높이기 위해 에너지를 과소비해 제주도의 기후위기를 부추겨 온 이 같은 상황을 과연 도민사회가 납득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제주도는 지금이라도 기후위기 대응의 시급성과 이에 따른 도민 피해를 감안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고 대형관광 시설의 탄소 중립을 강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제주도 13만7000여곳의 건물 중 단 11곳이 제주도 전제 건물 에너지 소비량의 16.5%를 사용하는 비현실적이고 불공평한 구조를 깨지 않는 이상 탄소중립은 불가능하다”며 “도민사회의 실천만 요구한다면 공평하고 정의로운 기후위기 대응정책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에너지 다소비 건물 소유 업체의 자발적 감축 계획 마련 및 시행 △제주도, 에너지 다소비 건물 정보 투명하게 공개 △제주도, 신규 대형 건축물 허가 기준 내 탄소중립 달성 명시 △제주도, 온실가스 배출 감축 의무화 제도 정비 △도시계획 심의 및 환경영향평가 심의 내 탄소중립영향평가 항목 신설 △RE100 적용 등 일정 규모 이상 건물 100% 재생에너지 사용 의무화 제도 마련 △제주도, 공공건물 탄소중립 실현 대책 마련 및 시행 등을 촉구했다. 

한편 탈핵·기후위기 제주행동은 곶자왈사람들, 노동당제주도당,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제주지역본부, 정의당제주도당, 제주녹색당, 제주아이쿱소비자생활협동조합, 제주여민회, 제주여성인권연대, 제주평화인권센터, 제주환경운동연합, 진보당제주도당, 한라아이쿱소비자생활협동조합, 한살림제주소비자생활협동조합 등 13개 단체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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