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과 도심을 잇는 서귀포 올레

서귀포의 아름다운 해안절경을 따라 걷는 올레 6코스(11.6km)는 

바닷물과 민물이 합쳐지는 절경의 쇠소깍을 시작으로 외돌개로 이어진다.

그 중간에 소천지를 시작으로 소정방폭포까지 겨울길을 걸어본다.

[소천지 입구]

솔향과 솔빛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오솔길 

기암괴석들이 만들어내는 해안절경과 탁 트인 전망이 아름다운 곳

조용히 숨어 사람들을 기다리는 듯

제주 올레길의 숨은 비경 바닷가의 작은 세계

'소천지'가 눈앞에 나타났다.

[소천지]

'백두산 천지를 닮은 제주 속의 소천지' 

타원형으로 둘러싸인 험하고 뾰족한 돌들은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날씨가 맑고 바람이 없는 잔잔한 날에는 

소천지에 투영된 한라산의 모습을 촬영할 수 있는 곳으로 

이름처럼 백두산 천지를 빼닮았다.

하늘과 바다, 그리고 그림자가 만나서 완성되는 

백록담에 눈이 쌓였을 때의 모습은 환상적인 장면을 연출한다.

[기차바위]
[전망대]
[섶섬]
[소천지]

해안가에 화산활동의 흔적, 높고 뾰족한 바위로 둘러싸여 있어 

밀물일 때도 완전히 잠기지 않는 특이한 모습의 물웅덩이 

독특한 모양의 바위와 바위틈으로 물이 들어오고 나가는 길이 보인다.

시시각각 변하는 날씨에 바다는 금세 잔물결이 일고 

눈 덮인 한라산은 보일 듯 말 듯 잔물결과 숨바꼭질한다.

[창꼼으로 바라본 한라산과 기암괴석]

숲이 우거진 바닷가 오솔길 

소천지를 지나 소정방폭포로 가는 길 

그 길 위에는 바다가 선물한 '검은여'라는 숨은 비경이 있다.

[솔숲이 아름다운 바닷가 쉼터]
[느리게 가는 편지 '겡이우체통']
[바위 틈으로 양초가 보인다.]
[인공폭포]
[문섬과 해녀의 집]
[와싱턴야자]

안전문제 때문에 서귀포 칼호텔 인근 산책로 구간을 통제해

우회했던 올레길은 호텔 잔디광장을 통과하게 만들었다.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시원스럽게 하늘로 솟아오른 '와싱턴야자' 

그 사잇길을 지나면 병풍을 펼쳐놓은 듯  

서귀포 앞바다의 환상적인 아름다움에 빠져들게 한다.

[서귀포 칼호텔]

서귀포 칼호텔 남쪽 바닷가에 있는 '검은여(거문녀)' 

'여'는 썰물일 때는 드러나고 밀물일 때는 물에 잠기는 바위, 

또는 물속에 잠겨 보이지 않는 바위 등을 이르는 제주방언으로 

검은여는 칼호텔 남쪽으로 내려가면 지금 해녀의 집 앞에 있는 해안지대를 말하는데 

바위 군집틀로 이루어진 전체가 검다고 하여 유래된 것으로 보인다.

[검은여]

토평 사람들이 토평 바당하면 떠오르는 지명으로 일컫는 곳이며 

과거 토평마을 조상들이 미역, 모자반 등 해산물 채취에 힘든 삶을 살아온 곳이기도 하다.

또한 테우를 이용한 낚시를 할 때는 배를 메어놓고

물 때를 맞춰서 바다로 나가도록 하여 포구 역할도 하던 곳이기도 하다.

지금도 낚시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자주 찾는 포인트이다.

 

[미나리]

물이 빠진 바닷가에는 한겨울인데도 초록초록으로 물들었다.

시원스럽게 내려오는 물길 따라 미나리, 물냉이가 자람 터를 넓혀가고 

시간을 거꾸로 가는 '염주괴불주머니' 

바닷가의 모래땅 바위에서 자라는 계절을 만난 '밀사초' 

청색의 열매가 아름다운 '맥문아재비' 

흔적을 남긴 '돈나무', 

바닷바람에 굳건히 자리를 지키는 '사철나무'도 흔적을 남겼다.

[염주괴불주머니]
[밀사초]
[맥문아재비]
[돈나무]
[사철나무]

걷다가 지치면 잠시 쉬어가도 좋을 곳 

세월을 낚아도 좋을 만큼 아름다운 풍광이 펼쳐진다.

작은 물줄기는 폭포를 만들어 시원스레 쏟아내고 

청량한 물소리, 유유자적 물새들의 날갯짓, 파도는 뭔가 아쉬운 듯 다시 거칠게 밀려오고, 

걷기만 해도 장면마다 영화가 되는 절경은 가다 서기를 반복하게 한다.

[쉼터에서 바라본 '검은여']

겨울 고즈넉한 낭만이 있는 길~

물감을 풀어놓은 듯 파란 하늘과 감춰진 매력이 넘쳐나는 솔빛 바다 

지루할 틈 없이 뒤따라 오는 풍경은 자꾸 멈추게 하고 

길 위에서 볼 수 있는 아름다운 모습들, 지친 일상에 힐링이 되어준다.

[소정방폭포]

정방폭포 못지않은 아름다움을 드러낸 '소정방폭포' 

소정방폭포는 200m 위에 있는 '소정방 샘터'를 수원으로 하고 있다.

5m 높이의 하얀 물줄기가 바다를 향해 시원스레 떨어지고 

주민들이 여름철 물맞이 장소로 유명하다.

물이 워낙 차가워 물맞이를 한 사람들은 

해변의 넓은 바위에 엎드려 언 몸을 녹이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한다.

파도가 밀려올 때마다 씻겨내리듯 

달그락거리는 몽돌과 파도가 들려주는 하모니 

솔빛 바다가 들려주는 겨울향기는 

늘 보았던 바다지만 비로소 눈을 뜨게 하는 주위 풍경들이 새롭게 보인다.

[남영호 조난자 위령탑]

323명의 목숨을 앗아간 남영호 사건 

위령탑 주변으로 일찍 꽃망울을 터트린 금잔옥대와 제주수선화는 

그 넋을 달래주는 듯 소박하게 피어 위안이 되어준다.

[금잔옥대]
[제주수선화]
[소라의성 방향]

제주의 아름다움을 곳곳에 품고 있는 올레길 

산북의 하늘을 덮었던 회색 구름과 대조되는 산남의 파란 하늘 

걷다 보면 충만함이 감도는 여행의 끝, 길 위 아름다운 소리를 듣는다.

고은희

한라산, 마을길, 올레길, 해안길…. 제주에 숨겨진 아름다운 길에서 만난 작지만 이름모를 들꽃들. 고개를 숙이고 납작 엎드린 생명의 꽃들과 눈을 맞출 때 느껴지는 설렘은 진한 감동으로 남습니다. 조경기사로 때로는 농부, 환경감시원으로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며 평범한 일상의 아름다움을 담고픈 제주를 사랑하는 토박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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