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 곶자왈공유화재단이 매입한 한경면 저지리 39-40번지 일대.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지난 2020년 곶자왈공유화재단이 매입한 한경면 저지리 39-40번지 일대.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곶자왈 한 평 사기’. 지난 2007년 곶자왈공유화재단이 출범하며 내걸었던 슬로건이다. 시민들이 십시일반 모금해 사유지인 곶자왈을 사서 환경생태학적 가치가 높은 자연 자산을 지켜내자는 취지의 운동이다.

23일 현재 재단이 매입한 사유지 곶자왈은 86만3764㎡이다. 이 규모는 지난 2020년 6월 한경면 저지리 산39-40번지 일대 약 23만550㎡(약 7만평)을 매입한 뒤로 변동이 없다.

(당시 재단은 보도자료를 통해 수차례 사유지 곶자왈 매입 현황이 86만3824㎡라고 밝혔으나 이날 도와 재단 관계자에 따르면 수치에 오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2년 가까이 되는 기간 사유지 곶자왈 매입 실적이 없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지금까지 알려진 공식적인 명분은 ‘땅값 상승’ 때문이었다. 최근 제주도 땅값이 폭등하면서 토지 소유주와 가격 협상이 이뤄지지 않아 매입이 힘들게 된 상황이라는 것.

곶자왈공유화 토지매입 현황. (사진=곶자왈공유화재단 제공)
곶자왈공유화 토지매입 현황. (사진=곶자왈공유화재단 제공)

하지만 이날 도와 재단에 따르면 지난해 재단 이사진 교체에 따라 핵심 사업 중 사유지 곶자왈 매입이 사실상 우선순위에서 밀려났다는 분석이다.

한 관계자는 “곶자왈 매도하겠다고 의향을 보내온 소유주가 있긴 한다”며 “땅값이 비싸지는 상황이라 가격을 맞추기 힘든 것도 이유지만 매입 최적지를 선정하는 데 내부에서 합의를 이루지 못한 원인도 있다”고 답했다.

이어 “작년에 재단 이사진들이 모두 바뀌면서 기획사업 위원들도 바뀌었다”며 “다들 전문분야가 달라서 매입 대상지에 대한 활용 가능성이나 금액의 적정성 등을 두고 의견 차이가 있고 매입 사업 관련해서 모르는 사람들도 있다 보니 매입이 진행되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론 사유지 곶자왈 매입은 재단의 목적사업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올해는 매입 대상지 현장 답사를 지속적으로 다니고 매입 기준을 만들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올해는 곶자왈 중에서도 중요한 지역을 매입할 계획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재단의 주요 사업은 곶자왈 공유화 기금 모집 및 곶자왈 매입, 곶자왈생태체험관 운영, 곶자왈연구소 운영, 홍보활동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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