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원래 키워드 뉴스는 매주 화요일에 만나는 코너인데요,

어제 화요일 방송에 오늘의 시선 패널들의 특집 대담을 방송하게 돼

이번 주만 특별히 수요일에 키워드 뉴스가 찾아왔습니다.

제주투데이 조수진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김/

안녕하세요.

윤/

오늘의 키워드 알아보겠습니다. <효과음>

1. 키예프와 크이우

조/

키예프와 크이우,입니다.

윤/

키예프, 우크라이나의 수도인데, 크이우(키이우)는 좀 생소한데요..

조/

네. 오늘은 지금 전 세계적으로 관심이 쏠려 있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한 키워드를 첫 번째로 준비했습니다. 키예프와 크이우 모두 우크라이나 수도를 뜻합니다. 이걸 러시아식 발음으로는 키예프, 우크라이나식 발음으로는 크이우라고 합니다. 우리는 보통 키예프라고 많이들 알고 있습니다. 이 두 단어를 오늘 키워드로 가져온 이유는 우크라이나 사태를 러시아의 관점이나, 미국이나 서유럽 국가의 관점이 아닌 우크라이나의 관점에서 보자는 취지에서입니다.

윤/

지난달 24일 러시아가 미사일과 지상군을 동원해 전면적으로 우크라이나 공습에 나섰습니다. 우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는 배경에 대해서 살펴봐야...

조/

그 배경을 보려면 러시아가 이전에 소련이라 불렸던 시기로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소련은 소비에트연방의 줄임말인데요. 유라시아 대륙 북부에 위치한 소비에트 사회주의공화국들로 구성된 최초의 사회주의 연방국가입니다. 소련은 1차 세계 대전 도중에 러시아 제국이 혁명을 통해 붕괴되면서 생겨난 사회주의 국가의 연합입니다. 모두 15개 나라였구요. 이 소련에 포함됐던 공화국 중에 우크라이나 소비에트 사회주의공화국과 러시아 소비에트사회주의공화국이 있었습니다. 소련이 지난 1991년 해체되면서 거기 속해있던 나라는 국호에서 ‘사회주의’라는 용어를 빼고 독립국이 되었습니다. 지금의 러시아인 러시아연방공화국이 소련을 계승한 국가라고 보시면 됩니다.

윤/

소련의 해체... 전 세계적으로 충격을 줬었죠.

조/

네. 지금은 자본주의가 당연한 또는 유일한 경제 체제인 것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만, 이 당시만 해도 마르크스주의 또는 사회주의가 또 다른 가능한 경제 체제였습니다. 그런데 소련이 해체하면서 현실 사회주의가 실패한 셈이 된 겁니다. 물론 지금 일부 서유럽 국가에선 수정 사회주의라고 해서 마르크스주의의 혁명적인 요소를 수정해 자본주의 시스템에 적용하는 형태가 있기도 합니다. 다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얘기로 돌아가서요. 이 두 국가는 소련 해체 이후 독립국으로서 존재했지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경향을 계속해서 보였습니다.

윤/

러시아어로 나라 이름 앞에 붙이는 접두사를 우크라이나 앞에 붙이지 않는 점도 그렇고. 실제로 많은 러시아 국민들이 우크라이나를 ‘소러시아’라 부르기도 하죠.

조/

네. 러시아에선 우크라이나를 형제 국가 또는 말씀하신 것처럼 소러시아라 해서 하나의 국가로 여기는 경향이 있는데요. 예전부터 역사적으로나 혈통적으로, 언어, 문화, 경제적으로 밀접한 관계에 있기 때문입니다. 우크라이나 안에서도 이런 경향은 그대로 나타납니다. 정치 세력을 민족주의파와 친러시아파로 나누곤 하는데요. 이건 지리적인 영향도 있습니다. 유럽 국가와 접해있는 우크라이나 서쪽은 유럽과 교류가 많다보니 러시아보다는 유럽국가와 가깝고 민족주의 성향이 더 강합니다. 또 동쪽은 러시아와 접해 있어 친러시아 성향이 더 강합니다.

윤/

우크라이나 정권을 민족주의와 친러시아 정치 세력이 돌아가며 집권하기도 했습니다.

조/

네. 그러다가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병합하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이 크림반도는 우크라이나 식으로는 크름반도라고 읽어야 한다고 하는데요. 상징적인 사건입니다. 여기가 우크라이나 남쪽 흑해에 있는 반도인데요. 원래 러시아 영토였다가 1954년 우크라이나에 편입됐습니다. 그러다가 지난 1991년 소련이 해체되면서 우크라이나가 독립국가가 되니까 이 크림 반도를 우크라이나에 놔두느냐 아니면 예전처럼 러시아와 합병시키느냐를 놓고 논란이 일었습니다. 투표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속하기로 결정되면서 자치공화국이 됐는데요.

윤/

독립국가가 아니라 우크라이나 국가 내에 자치공화국으로 존재.

조/

네. 그러다가 2013년 우크라이나에선 반정부 시위가 일어납니다. 당시 집권 세력은 친러시아 정권이었는데요. 당시 정권이 퇴진하고 친서방 세력이 집권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앞에서 제가 우크라이나 내에서 친러시아 세력과 민족주의 또는 친서방 세력으로 나뉜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이게 동쪽은 친러시아, 서쪽은 친서방 세력 경향을 보인다고. 그런데 여기 크림반도가 우크라이나의 동남쪽에 위치합니다. 러시아와 가까워서 친러시아 성향이 강한데요. 우크라이나 정권을 친서방 세력이 집권하니까 여기서 러시아와 합병하길 원하는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그러면서 친러 세력과 러시아 군대가 크림반도에 주둔하기 시작했고. 크림자치공화국은 우크라이나로부터 독립을 선포합니다. 그래서 크림공화국이 되었는데요. 크림공화국은 주민투표를 실시합니다. 러시아에 병합해야 한다는 의견이 96%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윤/

주민투표 결과를 명분 삼아서 러시아는 크림공화국과 합병했지만 국제사회에선 이를 인정하지 않는 부분도 있죠.

조/

네. 일단 우크라이나 헌법에는 “영토 변경은 국민투표를 통해 결정한다”는 조항이 있는데. 크림자치공화국이 진행한 투표는 주민투표였다는 거죠. 미국과 유럽연합은 크림공화국의 독립 선언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러시아 측 주요 인사들을 자산동결과 여행을 제한하는 제재를 부과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는 서로 간 갈등도 있지만 미국과 서유럽국가, 러시아 간 갈등도 지속됩니다. 이 갈등에

불을 지피는 데 나토라는 국제기구도 크게 작용합니다. 나토는 북대서양 조약기구인데요. 냉전 시대가 한창이었던 1949년 유럽 국가와 미국, 캐나다 등이 서유럽에 대한 군사적, 경제적 원조를 내용으로 담은 조약이 체결되면서 출범했습니다. 명분상으로는 그렇지만 사실상 미국이 소련을 겨냥해 만든 기구였죠.

윤/

나토에 소련에 소속됐던 국가들도 대거 가입했습니다.

조/

네. 그런데 소련이 해체하면서 당시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었던 미하일 고르바초프는 미국으로부터 “나토를 통일 독일의 동쪽지역으로 확장하지 않는다”는 구두 약속을 받았습니다. 뉴스를 보시면 ‘나토 동진 금지’라는 말이 나오는데. 이걸 뜻합니다. 작년 12월 연례 기자회견에서 푸틴 대통령은 “서구 사회가 동유럽으로 1인치도 확장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뻔뻔하게 다섯 번이나 우리를 속였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게 바로 말씀하신 것처럼 소련에 소속됐던 국가들을 가입시킨 걸 뜻합니다.

윤/

이번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것도 나토의 동진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죠.

조/

네. 그런데 아까 미국이 구두로 약속했다고 했잖습니까. 강제적인 의무 사항으로 정해놓은 것도 아니고 문서로 남겨놓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은 “나토 가입을 강제로 막을 수 없다”고 입장을 내놨습니다. 우크라이나 역시 나토와 유럽연합에 가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이번에 러시아가 무력으로 공습을 강행한 겁니다. 실제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에 서방에 군사적 충돌 위기 해소 조건으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금지와 비무장화를 내걸기도 했습니다.

윤/

결국 전쟁이 일어났습니다. 가장 안타까운 부분인 사상자 수가 수천 명에 이르고요.

조/

네. 우크라이나 국영 통신사 우크린포름에 따르면 이날 현지시간으로 오전까지 러시아 군대가 민간 거주지까지 포함한 무차별 폭격을 가하면서 지금까지 집계된 민간 사상자는 2100명에 육박한다고 밝혔습니다. 실제 피해 규모는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에 이어 제2의 도시인 하르키우에 있는 행정 건물과 민간 아파트를 공격하기 시작했습니다. 민간 사상자는 더 늘어나게 불 보듯 뻔한 상황입니다. 러시아가 정치 외교적인 문제를 무력으로 해결하려는 데 대해 국제사회는 일제히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윤/

이번 사태는 전쟁이 아니라 우크라이나인에 대한 학살이라는 표현까지 나왔습니다.

조/

네. 전쟁이라는 이름의 비극을 정말 잘 표현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국가와 정치권이 벌이는 세력 싸움에 가장 큰 피해자는 일반 시민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갈등 상황이든 폭력이나 군사적으로 해결하는 건 어떤 경우에서도 용납될 수 없습니다. 최근에 열렸던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 스켈레톤 종목에 우크라이나 국가 대표로 출전했던 선수는 경기가 끝나자마자 “우크라이나에서 전쟁 금지”라 쓰인 종이를 펼쳐들었습니다. 그 간절함이 느껴져 그 영상을 보면서 울컥하기도 했습니다.

윤/

전 세계적으로 푸틴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조/

특히 미국과 유럽연합 등 서방을 중심으로 러시아에 경제 제재를 부과하고 있는데요. 서방은 일단 우크라이나 파병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방법을 동원해 러시아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우선 약 6300억 달러에 이르는 러시아 중앙은행의 보유 외환 접근을 제한하고 일부 러시아 은행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에서 퇴출하기로 했습니다. 미국 자동차 회사인 포드 항공기 제조사 보잉은 러시아 사업 중단을 선언했고 볼보와 GM도 러시아 수출을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또 에너지 기업인 셸과 BP, 노르웨이 에퀴노르 등은 캐나다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 발표에 맞춰 러시아에서 철수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또 유럽연합과 캐나다는 러시아 항공기의 영공 폐쇄를 발표한 데 이어 미국도 24시간 이내 자국 영공 비행을 금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윤/

IT기업들도 러시아를 제재하고 있죠.

조/

네. 페이스북은 러시아 국영 언론 매체 계정이 자사 플랫폼에서 광고나 영리 행위를 하는 것을 금지했고 트위터는 러시아 국영 미디어 웹사이트로 연결되는 링크를 공유하는 트윗에 경고 라벨을 붙이고 있습니다. 애플은 지난주 러시아 유통망으로 수출을 중단한 데 이어 지난 1일 러시아에서 제품 판매를 전면 중단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결제 서비스인 애플페이를 제한하고 러시아 외 지역 앱스토어에서 러시아 관영매체 RT, 스푸트니크뉴스를 내려 받지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유튜브는 가짜뉴스에 쓰인 채널을 삭제하고 RT와 스푸트니크 채널을 차단했습니다. 또 국제올림픽위원회는 종목별 국제연맹과 각종 대회 조직위원회에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 및 관계자의 국제대회 초청 또는 참가를 불허하라고 권고했습니다.

윤/

우리나라에서도 러시아를 규탄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죠.

조/

한국 시민사회 단체와 노동조합, 종교계가 연대해서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했는데요. 지난달 28일 한국 시민사회 단체 392곳은 주한 러시아 대사관 앞에서 전쟁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이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유엔 회원국의 주권, 독립, 영토보전 존중, 무력에 의한 위협 금지를 명기한 유엔 헌장에 위배되며 무력이 아닌 외교를 통한 문제 해결을 추구하는 국제사회의 원칙을 망가뜨리는 행위”라며 “우리는 평화를 외치는 전 세계 시민과 함께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습니다.

윤/

국제사회를 상대로 촉구한 내용도.

조/

네. 이들은 “우크라이나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심각하게 위협 받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분쟁이 시작된 2014년부터 발생한 피난민은 지금까지 약 85만 명에 달하며, 앞으로 최대 500만 명의 피난민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신속히 인도적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아울러 “미국 등 서방 국가들도 군사동맹 확대, 병력 증강, 무기 배치 등으로 이 지역의 긴장을 더욱 높이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며 “러시아,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모든 국가들은 안전 보장과 관련한 이해관계는 평화적인 수단에 의해서만 달성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무력으로 대응하는 게 아니라 평화적인 수단으로 해결해야 한다...

조/

네. 무력 충돌은 결국 민간인 피해로 이어지니까요. 이들은 그러면서 “러시아, 우크라이나, 나토, 유럽안보협력기구, 유엔 등 관련 정부와 기구가 평화적 해결을 위한 협상을 시작할 것을 촉구한다”며 “한국 정부 역시 ‘국제 평화의 유지에 노력하고 침략적 전쟁을 부인한다’는 헌법 조항에 따라, 평화적 해결을 위해 모든 외교적 조치를 다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기자회견이 끝나고 이들은 한국어, 러시아어, 영어로 작성된 성명서를 주한 러시아대사관에 전달했다.

윤/

제주에서도 어제 집회가 열렸죠.

조/

네. 제주에선 지난 1일 오후 제주시청 앞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집회가 열렸습니다. 특히 우크라이나 출신 제주대학교 유학생 라츤스카 카테르나씨가 도민들의 관심과 도움을 호소하기도 했는데요.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푸틴은 살인마”, “러시아는 즉각 철군하라” 등이 쓰인 피켓을 들고 푸틴 대통령을 규탄했습니다. 이번 키워드를 마무리하면서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게 있다. 지금 대선을 앞두고 각 후보들이 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두고 여러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그런데 지금 우크라이나에선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학살당하고 있다. 이걸 가지고 정쟁화한다거나 국론을 분열시키는 데 이용해선 절대 안 된다. 라고 말해습니다.

윤/ 전쟁을 찬양하거나 전쟁으로 목적을 이루려는 사람들은 늘 남의 자식들을 전쟁에 내보냅니다. 자신들은 숨어있고.... 이번 사태를 통해 전쟁의 참상을 다시한번 보게되는데 빨리 우크라이나에 평화가 찾아오길 기원하겠습니다.

<키워드뉴스>조수진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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