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쇼카 스페이스 앞에서. (사진=김윤미씨 제공)
아쇼카 스페이스 앞에서. (사진=김윤미씨 제공)

평소 제주 청소년으로서 문화적 자본의 부족함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다. ‘비상한 상상’에서 꿈 여행 장학생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알게 되었고 장학생 모집을 주최한 양소희씨의 블로그 글을 읽었다. 그 글 속에서 ‘경험의 양극화’라는 단어를 발견했다.

다양한 기회들이 수도권의 청소년들에게 치우쳐져 있음을 나타내는 말이었다. 그 단어에 진심으로 동의했고 반가웠다. ‘비상한 상상’은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장학 프로그램이기에 꼭 참여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반드시 꿈 여행을 가겠다는 생각으로 면접을 봤고 장학생으로 합격해 1월 말에 3박 4일 동안 수도권으로 꿈 여행을 다녀오게 되었다.

비상한 상상 꿈 여행은 제주 도내 청소년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사회, 문화 자본과 인적 자본을 수도권 여행을 통해 만나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다.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는 여러 기업들, 사회 자본 등을 경험했고 전시와 같은 문화 콘텐츠도 즐겼다. 또 국회에 방문해 국회의원을 만나보고, 카카오 벤처스 대표와 자리를 가지는 등 여러 멘토들을 만나며 수도권의 인적 자원을 접했다. 3박 4일 일정 동안 제주에서 느껴보지 못했던 경험을 했고 많은 영감을 받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정신아 카카오 벤처스 대표와의 만남이다. 정신아 대표는 초기 투자를 위한 기준으로 삼는 것에 대해 말했다. 그 기준으로 스타트업 구성원의 진심, 끈기, 열정 등 수치화할 수 없는 인간적인 가치를 꼽았다. 거대한 투자 회사에서 인간적인 가치를 중요시한다는 점이 충격적이었고 누군가를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 돌이켜 보게 되었다.

롯데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멘토, 멘티들과 함께. (사진=김윤미씨 제공)
롯데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멘토, 멘티들과 함께. (사진=김윤미씨 제공)

또 더현대서울을 방문했던 경험도 떠오른다. 서울에 있는 백화점은 몇 번 가보았지만 더현대서울은 이전에 갔던 백화점과는 달랐다. 사람들이 쉴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이 있었고 어떠한 소비 없이도 그 공간을 충분히 즐길 수 있었다. 새로운 형태의 ‘백화점’이었고 흔한 ‘상점’에서 벗어나 보였다. 마치 사람들이 모이고 즐기는 ‘광장’ 같았다.

꿈 여행에서 좋았던 점은 함께한 멘티들과 ‘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는 점이다. 각자의 꿈을 소개하고 멘토들과 함께 그에 대해 조언을 들었다. 미래에 대한 생각을 꺼내어 나누어 보는 것만으로도 그 형태가 더 뚜렷해지는 경험을 했다. 그리고 누군가가 꿈을 밝히고 열정을 드러내는 것을 옆에서 보며 내 속의 열정과 꿈도 커져갔다. 해낼 수 있는 일이 많고, 넓다는 것을 체험했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서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제주도에서 인적 자본을 쌓고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이전엔 인적 자본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어 그 부족을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여행을 통해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영감을 받으며 인적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느꼈다. 수도권의 사회, 문화적 자본은 제주도에 쉽게 가져올 수 없다.

하지만 인적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은 가능하다. 제주 도내 청소년들이 누군가를 만나고, 어떤 활동에 참여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기를 바란다. 인적 자본은 다른 자본들과 마찬가지로 중요하며 엄청난 도움을 준다. 또 비상한 상상 꿈 여행 장학 프로그램은 2기 장학생 모집을 예정으로 하고 있다. 정말 좋은 기회기에 망설이지 않고 도전해 보기를 바란다.

코엑스 별마당 도서관 앞에서. (사진=김윤미씨 제공)
코엑스 별마당 도서관 앞에서. (사진=김윤미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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