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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만난 들꽃이야기] 문도지오름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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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만난 들꽃이야기] 문도지오름 가는 길~
  • 고은희
  • 승인 2022.03.20 18: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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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샘추위가 물러나고 봄바람이 분다.

드넓은 녹차밭 사이에 자리 잡은 국내 최대의 차 종합 전시관인 '오설록 티 뮤지엄' 

올레 14-1코스의 종점인 저지곶자왈을 시작으로 

문도지오름까지 힐링의 길로 들어가 본다.

[차나무]
[올레 14-1코스의 종점]

탁 트인 늘 푸른 녹차밭

비밀을 간직한 숲의 경계에는 주황색 화살표가 역 올레로 안내한다.

[간세]

숲 속으로 들어서자 제일 먼저 눈에 띄는 노란 열매 

마소들도 뒷걸음치게 하는 잎에 돋아있는 무시무시한 가시와 

왕성한 번식력의 생태계 교란 외래식물 '왕도깨비가지' 

곶자왈 깊숙한 곳까지 자람 터를 넓혀간다.

[왕도깨비가지]
[장딸기]
[잣담]
[제주백서향]

몇 발짝 걸었을 뿐인데 

곶자왈의 봄을 향기로 알려주는 '제주백서향' 

빌레 위로 살짝 얼굴을 내민 신부의 부케를 닮은 순백의 사각 별은 

바람이 나뭇잎을 흔들때마다 눈부신 모습으로 다가온다.

[제주백서향]
[가는쇠고사리]

오랜 세월 쓸모없는 땅이었던 곶자왈은 

자연스럽게 완벽한 숲을 만들며 

미기후 형성으로 공중 습도가 잘 보존된 탓에 

활엽수림 아래에는 가는쇠고사리와 더부살이고사리가 바닥을 수놓은 듯 깔려있고 

큰개관중, 곰바늘고사리, 우단일엽, 봉의꼬리, 밤일엽, 세뿔석위, 

콩짜개덩굴 등 양치류 분포가 다양하다.

[콩짜개덩굴]
 [이끼류]
[더부살이고사리]
[세뿔석위]
[밤일엽]

곶자왈은 보온 보습 효과가 있어 

북쪽 한계 지점에 자라는 열대 북방한계 식물과 

남쪽 한계 지점에 자라는 한대 남방한계 식물이 공존하는 세계 유일의 독특한 숲이다.

한 겨울에도 푸른 숲인 곶자왈은 생태계의 허파 역할을 한다.

[맹아지(베어진 나무의 그루터기에서 새로운 가지가 돋아남)]

저지곶자왈은 식생 상태가 양호한 지역으로 

녹나무, 생달나무, 센달나무, 참식나무, 후박나무, 육박나무 등 

녹나무과의 상록 활엽수들이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과거에 벌채가 이루어져 맹아림이 많은 2 차림 특성을 보인다.

녹나무과의 상록수들은 반 음수의 특성을 보여 햇빛이 어느 정도 잘 드는 곳에서 자라며 

벌채된 뒤에도 맹아가 자라기 때문에 곶자왈 식생을 대표하는 식물들이다.

녹나무과 식물은 나무가 곧게 자라고 대부분 향기가 있어 활용가치가 높은 편이다.

[새덕이]
[길마가지나무]
[까마귀밥(여름)나무]
[개구리발톱]

완만한 용암대지 곳곳에는

마치 협곡처럼 아래로 오목하게 꺼져있는 지형들이 나타난다.

[볏바른궤]

이곳은 제주 도민들이 오래전에 이용했던 주거용 동굴유적이다.

궤는 작은 규모의 바위굴을 뜻하는 제주어로 곶자왈 여러 곳에서 발견된다.

곶자왈은 생태적 가치뿐 아니라 

제주 4·3과 같은 역사의 흔적이 남아있는 곳으로 중요성을 갖는다.

[가는쇠고사리]

바람을 막아주고 그늘이 되어주는 늘 푸른 숲 

빌레와 돌이 발에 채일 정도로 널려있지만 촉촉한 땅의 기운, 

돌 틈과 나무 둥지를 따라 곱게 덮인 이끼, 

용암에 뿌리를 내려 돌과 함께 뒤엉켜 자라난 생명력은 

곶자왈의 열려있는 뷰를 만들어냈다.

[진박물관]

거북선과 테우를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의 배들이 전시되어 있다.

[올벚나무]
[문도지오름 입구]

곶자왈 지역에 나지막하게 솟아 있는 문도지오름은 

초승달처럼 생긴 등성마루가 남북으로 길게 휘어진 말굽형 화구를 가지고 있다.

삼나무 조림지와 경작지를 제외하고는 사면이 억새로 덮여 있고, 

말 방목지로 이용되고 있다.

[오름 정상]

사방으로 시야를 튼 문도지오름 

저지곶자왈로 둘러싸여 있는 오름 정상은 360도 전망대이다.

하지만 미세먼지로 시야가 흐려 아쉬움이 남지만 

오름의 언덕에 펼쳐진 초원은 목가적인 풍경을 만날 수 있다.

[굼부리]
[등대풀]

광활한 초원에도 봄은 찾아오고...

길 끝에서 빛이 그려낸 그림은 세월이 느껴진다.

이른 봄, 어김없이 찾아와 주는 마음씨 고운 작고 여린 꽃들은 

잠시 머물다가 설렘만 남기고 봄바람과 함께 사라져 버리지만 

봄의 기운을 불어넣으며 새로운 풍경으로 길을 안내한다.

[산민들레]
[제비꽃, 너의 진짜 이름은 뭐니?]
[광대나물]
[자주괴불주머니]
[큰개불알풀(봄까치꽃)]
[올레 방향 표시]

짧지만 꽉찬 느낌의 제주백서향이 가득한 저지곶자왈 

사방으로 시야를 튼 문도지오름까지 

놀멍, 쉬멍, 간세다리로 천천히 걸으멍 

자연을 느끼고, 자연과 소통하며 잠시 바람길을 터준다.

 

저지리는 전형적인 중산간 마을로 

한경면에 있는 마을 중 가장 고지대에 위치한 한라산에 제일 가까운 곳이다.

황무지를 개척해 지리적 악조건 속에서도 농경문화가 발달했고

한경면에서 유서 깊은 마을 중 하나이다.

고은희

한라산, 마을길, 올레길, 해안길…. 제주에 숨겨진 아름다운 길에서 만난 작지만 이름모를 들꽃들. 고개를 숙이고 납작 엎드린 생명의 꽃들과 눈을 맞출 때 느껴지는 설렘은 진한 감동으로 남습니다. 조경기사로 때로는 농부, 환경감시원으로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며 평범한 일상의 아름다움을 담고픈 제주를 사랑하는 토박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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