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이건웅 청소년녹색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출마 배경과 다짐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주녹색당 제공)
21일 이건웅 청소년녹색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출마 배경과 다짐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주녹색당 제공)

녹색당 제주도의원 비례대표 후보로 선출된 이건웅(19) 청소년녹색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끝까지 행동하고 연대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정치를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21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출마 배경과 다짐을 밝혔다. 

그는 “1991년 날치기로 통과된 제주도개발특별법, 지금의 제주특별법이 제주의 난개발을 허용하는 데 근거로 사용되고 있으며 과거 제주도정이 행했던 그린벨트 해제 등으로 제주의 환경을 파괴하고 있다”며 “전세계적인 기후위기가 도래하는 요즘 이산화탄소 흡수원인 숲, 나무들은 없애고 그 위에 아스팔트를 깔고 건물을 짓는 이 현실이 너무 답답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후위기를 막아보려 여러 활동들을 했지만 결국은 결정권자들의 말 한마디에 모든 것들이 좌지우지 되는 게 현실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며 “의회에 들어가는 것이 기후위기 해결을 위해 꼭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환경, 기후만이 문제가 아니”라며 “청소년들이 자살하지 않고 노동자들이 현장에서 죽음에 대한 걱정이 아니라 저녁밥을 뭐 먹을지 고민하는 세상, 장애인이 어디든지 편하게 갈 수 있는 세상, 성소수자가 차별과 혐오로 하루하루를 무서움 속에 살지 않는 세상, 여성들도 정치에 참여하고 가사노동을 전담하지 않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정치를 시작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저 혼자서는 역부족”이라며 “나 자신이 아닌 상대방을 위해, 상대방이 아닌 우리 모두를 위해 함께 해달라”며 “끝까지 행동하고 연대하며 뚜벅뚜벅 앞으로 나아가자”고 호소했다. 

다음은 연설문 전문. 

끝까지 행동하고 연대하며 뚜벅뚜벅 앞으로 나아가는 정치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녹색당 제주도비례의원 후보에 선출된 이건웅이라고 합니다.
먼저, 당내 경선에 투표해주신 당원 여러분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저를 도와주시고 응원해주신 당원 여려분들과 지지자 여러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기후학자들은 지구평균 기온 온도 상승을 1.5℃로 제한해야 한다고 합니다. 1.5℃ 기온 상승을 막지 못한다면 지구에서 인간은 생존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1.5℃ 기온 상승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제주는 천연기념물이 사는 바위를 부시고 그 자리에 해군기지가 들어섰습니다. 생태계가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고 있던 곳에 나무를 베고 아스팔트 도로가 생기고 있습니다. 많은 밭들과 숲을 베고 건물들이 들어서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주에만 있는 오름을 없애고 그 자리에 공항을 하나 더 짓겠다고 합니다. 1991년 날치기로 통과된 제주도개발특별법, 지금의 제주특별법이 제주의 난개발을 허용하는데 근거로 사용되고 있으며 과거 제주도정이 행했던 그린벨트 해제 등으로 제주의 환경을 파괴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인 기후위기가 도래하고 있는 요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흡수원인 숲, 나무들은 없애고 그 위에 아스팔트를 깔고 건물을 짓는 이 현실이 너무 답답했습니다.
오직 인간이라는 이유만으로 자연 생태계를 마음대로 망가뜨리고 있습니다.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도제주도’라는 청소년 환경단체도 만들어서 활동해보고 이것저것 환경을 보호하고 기후위기를 막아보려 여러 활동들을 했습니다. 하지만 활동가들과 아무리 열심히 활동을 해도 결국은 결정권자들의 말 한마디에 모든 것들이 좌지우지 되는게 현실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렇기에 의회에 들어가는 것이 기후위기 해결을 꼭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환경, 기후만이 문제는 아닙니다. OECD 국가 중 우리나라 청소년 학습시간이 1,2위를 다투고 있습니다. 청소년들 자살율도 1,2위를 다툽니다. 그 중 제주는  2021년 10명 중 7명의 학생이 사교육을 받았습니다. 2019년 기준 제주 지역 청소년들의 자살률은 전국 모든 지역을 통틀어 1위를 차지했습니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자살을 하고자 하는 이유는 1위는 학업에 대한 부담감이고 2위는 미래와 진로에 대한 부담 때문이라고 합니다. 많은 정치인들은 청소년이 미래라고 하지만 그들은 죽어가고 있는 청소년들을 위한 정책을 내지 않습니다. 내더라도 실질적인 효과가 없습니다. 

남들이 보기에 저는 매 해 학년이 올라가고 나이가 들수록 발전하고 성장하는 것 같지만 마음 속으로는 힘들고 아픈 상처들이 많습니다. 학업 걱정과 미래에 뭐 먹고 살지 걱정한 적도 많습니다.

저만 이런 경험을 하지 않습니다. 많은 학생들과 청소년들도 저와 같은 경험을 해왔고 지금도 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2021년, 지난 한 해에만 500명이 넘는 노동자가 현장에서 사망했습니다. 
장애인은 버스도 타기 어렵습니다. 비장애인이 차로 가면 10분 거리이지만 장애인 콜택시는 기다리는 것만 2시간이 걸릴 때도 있습니다.  
성소수자는 차별금지법 하나 없는 이 나라에서 차별과 혐오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여성은 정치도 하면 안된다는 고정관념과 아직도 가사노동은 여성의 몫이라는 말도 안되는 시선 때문에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약자, 소수자들이 고통받고 있습니다. 죽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을 위한 정치는 없었습니다. 

이제는 이들을 위한 정치를 시작할 때 입니다. 청소년들이 자살하지 않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 노동자들이 현장에서 죽음에 대한 걱정이 아니라 저녁밥을 뭐 먹을지 고민하는 세상, 장애인이 어디든지 편하게 갈 수 있는 세상, 성소수자가 차별과 혐오로 하루하루를 무서움 속에 살지 않는 세상, 여성들도 정치에 참여하고 가사노동을 전담하지 않는 세상. 그런 세상을 만들기 위한 정치를 시작해야 할 때입니다.

저 혼자서는 역부족입니다. 많은 여러분들께서 함께 해주셔야 합니다. 나 자신이 아닌 상대방을 위해, 상대방이 아닌 우리 모두를 위해 함께 해 주십시오. 
끝까지 행동하고 연대하며 뚜벅뚜벅 앞으로 나아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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