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성마을 주민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는 부순정 제주도지사 예비후보(사진=녹색당 제공)
제성마을 주민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는 부순정 제주도지사 예비후보(사진=녹색당 제공)

부순정 녹색당 제주도지사 예비후보는 식목일인 5일, 40년 된 벚나무 벌목한 제주 행정 당국에 분노하고 있는 주민들을 찾았다. 이날 부순정 예비후보는 제성마을 주민들과 간담회를 갖고 나무 벌목 현장을 돌아보았다. 

부 예비후보는 이날 발표한 논평에서 "어떤 나무들에는 기억이 담겨 있다. 공항 건설과 확장공사로, 하수처리장 건설로 마을을 세 번 옮기며 마침내 지금의 제성마을에 자리잡은 주민들은 설촌 기념으로 12그루의 벚나무를 심었다. 지난 3월 제주시의 ‘신광교차로~도두 간 도로구조 개선사업’에 의해 그 벚나무들은 40년만에 잘려나갔다."고 설명했다.

그는 "마을 주민 할머니는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심은 나무가 잘리는 풍경을 보며 펑펑 우셨다고 한다. 제성마을 할머니들은 벚나무가 잘린 곳에서 남은 뿌리를 캐어 집 텃밭에 심고 기도했다."면서 "탄소를 배출하는 자동차도로를 넓히기 위해 탄소흡수원인 나무를 벌목하는 행정이 기후위기 시대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부 후보는 간담회 이후 "제성마을 가로수들은 행정 편의적이고 일방적인 절차로 베어졌다. 주민들과는 가로수를 베지 않고 도로 공사를 진행하겠다고 약속해놓고, 코로나로 주민총회가 열리지 않아 이장이 공석이 되자 그 틈을 타 나무를 벌목했다."면서 행정이 주민을 무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부 후보는 "사람들의 기억이 담긴 장소를 없애는 것은 유산의 상실이다. 이번 제성마을 벚나무 벌목은 나무를 기억하는 공동체의 상실이자, 나무와 주민들이 맺어 온 관계들의 상실이다. 한쪽에서는 문화거리를 조성하고 한쪽에서는 문화유산을 없애는 격"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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