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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만난 들꽃이야기] 왕매를 담은 '금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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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만난 들꽃이야기] 왕매를 담은 '금오름'
  • 고은희
  • 승인 2022.04.06 1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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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을 품은 신비로운 서쪽 언덕 '금오름' 

봄비가 퍼붓고 지나간 자리, 못 안으로 투영된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 

멈춰 서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

길에는 바라만 보아도 가슴 설레게 하는 봄꽃들이 마중 나왔다.

[생이못]
[갈래새미]
[큰개불알풀(봄까치꽃)]
[별꽃]
[유럽점나도나물]
[등대풀]

금오름은 해발 427.5m, 분화구 바깥 둘레 1,200m로 

비교적 평탄한 지형에 오롯이 서 있는 한림읍 금악마을의 중심에 있고 

금물악, 거문오름, 금악 등 여러 이름으로 불려지다 지금은 금오름으로 불리고 있다.

서부 중산간지역의 대표적인 오름 중의 하나로 

산정부에 대형의 원형 분화구와 산정화구호를 갖는 신기의 기생 화산체이며 

남북으로 2개의 봉우리가 동서의 낮은 안부로 이어지며 

원형의 분화구(깊이 52m)를 이루고 있다.

[희망의 숲길]

정상으로 가는 가파른 시멘트길과

오름 가장자리에 조성된 2.6km의 희망의 숲길(순환길) 

하늘을 찌를 듯 곧게 자란 울창한 삼나무가 숲을 이루는 순환길로 들어선다.

오름 전사면에는 삼나무와 해송이 자라고 있고 

보리수나무, 윤노리나무, 찔레, 송악 등이 자연림을 이루고 있다.

[삼나무 숲]
[송악]

정상으로 오르는 순환길에는 

소나무를 칭칭 감고 올라간 '송악'이 길을 가로막고 

발아래는 개구리발톱을 시작으로 봄의 요정 선발대회가 열렸다.

[개구리발톱]
[산괴불주머니]
[살갈퀴]
[광대나물]
[자주광대나물]
[금창초]
[자주괴불주머니]
[모델이 되어준 애완견 '모찌']

숲을 벗어나면 시원스레 펼쳐지는 탁 트인 풍광

정상의 분화구 능선에 닿으면 분화구가 한눈에 조망되고 

정상부 능선을 따라 한 바퀴 돌아볼 수 있는 둘레길이 조성되어 있다.

[원형 분화구]

분화구 내의 산정화구호(일명 今岳潭 금악담)는

예전에는 풍부한 수량을 갖고 있었으나, 현재는 화구 바닥이 드러나 있다.

'검, 감, 곰, 금'등은 어원상 신(神)이란 뜻인 '곰(고어)'과 상통하며, 

동일한 뜻을 지닌 '곰'(係語 계어)으로 고조선시대부터 쓰여 온 말이라고 한다.

즉 금오름은 신(神)이란 뜻의 어원을 가진 호칭으로 해석되며, 

옛날부터 신성시 되어 온 오름임을 알 수 있다.

[정상]
[한라산이 보이는 풍광]

정상은 360도 전망대 

제주가 품은 비경 뛰어난 풍광을 보여주는 정상 

금오름 주능선 둘레길, 한라산을 중심으로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오름의 향연 

눈 아래 양돈단지, 한림읍과 성이시돌목장, 파란 바다와 비양도, 

푸른 초원, 하늘을 나는 패러글라이딩까지 

바라보기만 해도 설레는 광경, 한참을 머물다 간다.

[경방초소]
[패러글라이딩]

멋진 비행, 제주 하늘을 날다...

공기가 따뜻하게 올라가면서 상승기류를 타는 패러글라이딩 

날이 좋아서, 바람이 좋아서...

지금은 금오름에서 하는 패러글라이딩이 명소로 꼽는다.

[비양도가 보이는 낮은 봉우리]

서부지역 전부를 손바닥처럼 볼 수 있는 금오름은

지리적 요충지로서 일제강점기 시 수많은 진지동굴이 만들어졌고 

4·3 때 주민들의 은신처로 이용되기도 하였지만 

마을 재건 이후 2개를 남기고 다 메웠다고 한다.

[산정화구호]

'금악담'이라 불리는 외륜 능선이 아름다운 산정화구호 

평상시에는 바닥이 드러나지만 비가 내리면 물이 고여 작은 못을 이룬다.

원형의 분화구를 둘러싼 능선(1.2km)은 사방으로 탁 트여 

배경 자체가 그림이 되어준다.

[왕매]

오름 정상부 분화구내 물이 있어 호수 등 습지 형태의 산정화구호는 

분화구가 남아 있고 대체로 원형 오름이다.

금오름 산정화구호는 제주도에 산재해 있는 360여 오름 중에 

정상 분화구에 물이 담겨 있는 9개의 오름 가운데 하나이다.

(사라오름, 물장오리, 물찻오름, 물영아리오름, 어승생악, 동수악, 원당봉, 금오름, 세미소오름)

신창 해안도로와 당산봉, 차귀도가 아스라이 보인다.

숲길 양지바른 곳에는 봄처녀 '산자고'가 가던 길을 멈추게 한다.

[산자고]
[서양민들레]
[양지꽃]
[솜나물]
[가는잎할미꽃]
[소나무]

자연의 사랑을 먹고 자란 이 봄의 꽃들 

따뜻한 온기로 나무 잎새는 아침마다 색을 달리하고 

짧은 봄날을 더욱 화사하게 할 왕벚나무 

봄바람 휘날리며 터널을 만든 흐드러지게 핀 왕벚꽃길이 은근 기대된다.

[왕벚나무]
[주차장 가는 길]

금오름은 원래 방목지로 이용되던 사유지이다.

한라산 백록담이나 금악담이 가물면 바닥을 드러내지만 

신비스럽고 아름다운 곳에 사람들이 몰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찾아오는 사람들을 탓할 수도, 무조건 막을 수도 없는 노릇 

이름도 빛나고 오름도 아름다운 금오름, 언제 금단의 오름이 될지 모를 일이다.

예전에는 차로 시멘트길로 정상까지 올라갈 수 있었지만 

지금은 차량을 통제, 기지국 차량과 패러글라이딩 차량은 통행하고 있다.

고은희

한라산, 마을길, 올레길, 해안길…. 제주에 숨겨진 아름다운 길에서 만난 작지만 이름모를 들꽃들. 고개를 숙이고 납작 엎드린 생명의 꽃들과 눈을 맞출 때 느껴지는 설렘은 진한 감동으로 남습니다. 조경기사로 때로는 농부, 환경감시원으로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며 평범한 일상의 아름다움을 담고픈 제주를 사랑하는 토박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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