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산읍 오조리 내수면(사진=제주관광공사 제공)
성산읍 오조리 내수면(사진=제주관광공사 제공)

지난 26일 ‘제주 동부지역 오조리 연안습지 보전관리방안 토론회’가 오조리 마을회와 제주환경운동연합 공동개최로 오조리 마을회관에서 열렸다.

이번 토론회는 오조리 연안습지가 지속적인 오염과 난개발로 인해 심각한 파괴에 직면한 현실을 바꾸기 위해 마련되었다. 특히 오조리 연안습지를 제대로 보전하기 위해 연안습지 보호지역으로 지정할 수 있는지를 중심에 두고 토론이 진행되었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이영웅 제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이 제주도 습지정책의 평가와 보전관리 방향을 연안습지를 중심으로 발표하였고, 강창완 한국조류보호협회 제주도지회 지회장이 오조리 연안습지의 철새 도래 현황 및 보전 방안에 대해 그간의 조사결과 등을 토대로 발표하였다. 이어서 고제량 제주생태관광협회 대표가 습지보호지역의 주민참여 사례와 활용방안을 발표하였고, 최정원 해양수산부 해양생태과 사무관이 습지보호지역의 지정 취지와 절차에 대해 설명하였다.

먼저 발제에 나선 이영웅 제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제주도의 습지와 연안습지의 현황에 대해 발표했다. 이영웅 사무처장은 제주도의 연안습지가 21곳인데 20년 전 제주환경운동연합이 습지조사단을 꾸려 제주도와 함께 조사했던 내용에서 나아간 것이 하나도 없다며 연안습지에 대한 현황조사의 미흡함과 보전에 대한 제주도의 의지부족을 지적하였다. 특히 최근 제주도가 수립한 습지보전 실천계획에서는 연안습지가 아예 빠져있다며 연안습지에 대한 정책적 무관심을 질타했다.

이 사무처장은 연안습지를 포함하는 습지보전 실천계획을 수립하고 습지보전을 위한 기초조사와 연구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연안습지에 서식하는 법정보호종 중 환경부가 지정한 종만 보호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해양수산부와 문화재청에서 지정한 법정보호종과 미지정 되었으나 세계적으로 멸종위기에 직면한 생물 등을 포괄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보전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철새 보호 관리방안도 강화되어야 하며, 습지의 지형·지질학적 가치를 충분히 살펴야 한다는 점도 언급했다.

이런 습지보전 방안을 고려했을 때 오조리 연안습지는 제주도를 충분히 대표하는 습지로서 가치가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육계사주로 만이 형성되어 습지가 만들어져 지형·지질학적으로 매우 가치가 높고, 멸종위기종 다수가 서식하는 철새도래지로써 보전가치가 상당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성산일출봉 등을 조망하기에 탁월한 경관적 가치를 고려했을 때 연안습지 보호지역으로 지정되기에 충분한 자격을 갖췄다고 결론지었다.

다음으로 발제에 나선 강창완 한국조류보호협회 제주도지회 지회장은 제주도가 국내 기록종의 77%가 서식할 만큼 새들의 천국이라며, 그중 오조리에서 발견되는 새만 206종에 달한다는 점을 설명했다. 특히 겨울철새가 다수를 차지하는데 이는 갈대밭과 해송숲 등이 넓게 분포하여 철새 서식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특히 세계적 멸종위기종인 저어새의 주요 월동지가 오조리 연안습지라는 점을 상기시키며 오조리 연안습지 보전필요성을 역설하였다. 특히 오조리에는 저어새, 노랑부리저어새, 황새, 원앙, 고니, 흑두리미 등 24종에 이르는 법정보호종이 서식하는 만큼 보전을 위해 보호구역 지정이 반드시 필요함을 역설하였다.

이어서 발제에 나선 고제량 제주생태관광협회 대표는 마을에 보호지역이 생긴다면 재산권 행사제한 등의 피해 먼저 생각하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보호지역으로 지정되면 그만큼의 주민의 복리증진에 필요한 지원들이 많아진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특히 정부차원에서 지역 주민의 역량강화 사업을 통해 지역주민이 주체가 되어 주민주도의 각종 프로그램이 개발되고 추진될 수 있으며 습지센터의 운영, 보호구역을 활용한 브랜드 구축, 생태교육장으로의 활용과 보전관리인력의 채용 등 지역주민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다양한 이점이 있음을 설명하였다. 오조리 연안습지도 보호지역으로 지정된다며 이러한 각종 지원을 통해 생태교육, 생태관광과 접목하여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직접적인 변화가 가능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끝으로 발제에 나선 최정원 해양수산부 해양생태과 사무관은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하기 위한 절차를 설명하였다.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려면 가장 중요한 것이 주민들의 동의라며, 오조리 마을회 차원에서 큰 관심과 추진 의지를 보이는 만큼 오조리 연안습지가 보호구역으로 지정될 수 있는 여지가 많다고 설명했다. 또한 오조리 연안습지가 보호구역으로 지정된다면 제주도에 첫 연안습지 보호구역으로 지정되는 만큼 해양수산부 차원에서도 큰 의미를 가진다며, 지정 필요성에 깊이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후 진행된 토론은 문상빈 제주환경운동연합 집행위원이 좌장을 맡아 이번 토론회를 공동주최한 고기봉 오조리 마을 이장과 좌종헌 제주국제대학교 교수, 정상배 제주자연학교장, 양동진 제주도 해양산업과 해양관리팀장이 발제한 내용을 바탕으로 토론을 이어갔다.

먼저 토론에 나선 고기봉 오조리 마을 이장은 습지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다며, 오조리 연안습지가 마을 발전과 미래세대를 위해 반드시 연안습지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야 함을 피력했다. 특히 오조리 연안습지가 보호구역으로 지정된다면 국가대표 연안습지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며, 보호구역의 지정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였다.

또 보호구역으로의 지정이 오조리 마을에 양질의 발전을 가져올 수 있다며, 제주도 대표적 생태관광지, 생태교육장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주민들 역시 함께 노력할 것임을 약속했다. 이에 더해 고기봉 이장은 해양수산부와 제주도에 전세계가 부러워하는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오조리 마을, 오조리 연안습지가 될 수 있도록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줄 것도 거듭 요청했다.

다음으로 토론에 나선 좌종헌 제주국제대학교 교수는 오조리 연안습지의 부영양화 등 오염이 심각함을 지적하며 체계적인 보전과 복원노력이 있어야 함을 피력하였고, 이어서 토론에 나선 정상배 제주자연학교장은 지금까지는 사람이 살지 않아 민원이 발생하지 않는 곳만을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해 왔다며, 오조리 연안습지가 보호구역으로 지정된다면 제주도의 환경보전의 수준을 격상시킬 것이라고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토론에 나선 양동진 제주도 해양산업과 해양관리팀장은 지역주민들이 자연환경보전을 위해 자발적인 노력을 하는 것이 매우 감명 깊다며 오조리 마을이 제주도 환경보전에 중요한 초석을 놓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역주민의 삶이 질이 향상되고 미래지향적인 지속가능한 제주가 될 수 있도록 습지보전방안과 보호구역 지정에 대해 고민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인근 지역까지 생태벨트로 보호될 수 있는 방안 역시 모색해 나겠다고 밝혔다.

이어서 진행된 종합토론에서는 주민들이 한결같이 오조리 연안습지의 오염과 파괴가 극심하다며 이에 대한 제주도와 해양수산부의 관심을 촉구했다. 특히 이번 토론회를 통해 오조리 연안습지에 대한 중요성과 가치를 다시금 확인했다며, 주민들이 오조리 연안습지 보전에 관심과 열의가 큰 만큼 반드시 연안습지 보호구역으로 지정해 줄 것을 제주도와 해양수산부에 요청하였다. 이에 최정원 해양수산부 해양생태과 사무관은 주민들의 의견에 적극 공감한다며 연안습지의 중요성과 가치가 날로 커지고 있는 만큼 주민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오조리 연안습지가 보호구역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이번 토론회를 공동개최한 제주환경운동연합 정봉숙 공동의장은 “이번 토론회를 통해 오조리 연안습지 보전에 대한 주민들의 강한 의지가 확인되었고, 해양수산부 역시 연안습지 보호구역 지정의 필요성에 적극 공감한 만큼 보호지역 지정을 위한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오조리 마을, 시민사회, 제주도, 해양수산부가 합심해서 오조리 연안습지을 보호지역으로 빠르게 지정될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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