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도지사(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원희룡 국토부장관 후보자(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국토부교통장관 인사 청문회를 앞두고 원희룡 후보자가 제주지사 시절 식사 제공 인원을 부풀리는 등 업무추진비를 부적절하게 사용한 의혹이 불거지며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관용차 사적 사용 정황까지 드러났다. 오는 5월 2일 열리는 인사 청문회에서 원 후보자의 도덕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투데이가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국회의원실로부터 확보한 원희룡 후보자의 제주지사 재임 시 근태기록과 관용차 사용일지를 비교 분석한 결과 원 후보자가 휴가 중에도 관용차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무 용도가 아닌 사적인 용도로 관용차를 사용한 데 대한 지적이 제기된다.

두 자료를 종합하면 원 후보자는 제주지사 시절 휴가 중 최소 22일(건) 관용차를 이용한 것으로 파악된다. 원 후보자는 임기 첫 하계휴가(2014년 8월 8일부터 12일까지) 기간에 관용차를 2일 사용하는 등 휴가(5시간 이상)를 내고 관용차를 사용한 날이 22일(건)에 달한다. 5시간 미만 업무 중 외출이나 조퇴 등을 제외하고 확인한 것만 이 정도다.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의 관용차 사용일지 중 일부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의 관용차 사용일지 중 일부. 노란색 표시는 원희룡 전 지사의 휴가일이다.

또 관용차 사용 시간에서도 업무와 무관하게 관용차를 이용한 정황이 보인다. 관용차 사용도착(종료) 시간을 보면 원 지사는 밤 11시 대에 171회, 밤 10시 대에 428회, 밤 9시 대에 613회 관용차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밤 9시 이후 관용차 사용 시간이 무려 1000일(건)을 넘는다. 원 후보의 제주지사 재임 기간의 절반에 가깝다. 도지사직 업무와 어떤 연관성이 있느냐는 지적이 따른다.

원희룡 후보자가 제주지사 시절 관용차에서 내리고 있는 모습(사진=제주도 제공)
원희룡 후보자가 제주지사 시절 관용차에서 내리고 있는 모습(사진=제주도 제공)

이에 대해 소병훈 국회의원은 “원희룡 후보자가 국민의힘 대선 선대위 정책본부장이었던 시절, 이재명 후보자와 배우자 김혜경 씨에게 ‘관용차 사적 사용 없었다고 지금도 주장하겠는가’라고 발언하는 등 관용차 사적 사용 의혹에 대해 공세를 했다”며 “이렇게 남에게는 근거 없이 관용차 사적 이용을 했다고 의혹 제기를 하던 후보자가 관용차를 유용하고 있었다니 내로남불이라는 말밖에 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원 후보자의 업무추진비 유용 의혹에 이어 관용차 유용 의혹까지 도민들의 혈세를 낭비한 정황들이 연이어 발견되고 있다. 이렇게 공과 사를 구분하지 않고 사적 유용 의혹이 연이어 제기되는 원 후보자가 어떻게 약 61조의 큰 예산을 운용하는 국토교통부 장관의 자격이 있겠느냐”고 힐난했다.

소 의원은 “윤석열 당선인이 직접 원희룡 후보자를 국토부장관 후보자를 지명하며, 혁신 행정을 보여줬다고 지명 이유를 밝혔는데, 이렇게 업무 목적의 관용차를 유용하는 것이 혁신 행정인지 되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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