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사진=김재훈 기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사진=김재훈 기자)

인사 청문회를 앞둔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 후보자가 국토부 산하 공기업인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에 대해 말을 바꿔 JDC를 제주도로 이관해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유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제주지사 시절 원희룡 후보자는 JDC의 제주도 이관을 주장한 바 있다. 원 후보자는 과거 "JDC가 국토부 산하 공기업이라는 것을 당연시 하던 시기는 지났다"고 말했다.

JDC를 제주도에서 관리하는 것이 전문성과 지속성 측면에서 더 낫다는 주장을 폈다. 그는 지난 대선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서도 JDC를 제주도로 이양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하지만 제주투데이 취재 결과 국토부장관 후보자로 내정되면서 그동안 내뱉은 말을 바꿔 JDC 이관을 유보하는 자세를 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희룡 국토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 질의답변서 일부(사진=소병훈 국회의원실 제공)
원희룡 국토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 질의답변서 일부(사진=소병훈 국회의원실 제공)

국토교통위 소속 소병훈 국회의원실(더불어민주당, 광주시 갑)에 따르면 원 후보는 인사청문 서면 답변에서 JDC를 국토부와 제주도 중 어느 소관으로 하는 것이 맞느냐는 질문에 “JDC 이관 여부나 방식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있는 만큼, 제주도와 국가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검토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이에 제주지사 시절의 발언과 지난 대선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서 자신이 한 약속을 사실상 뒤집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원희룡 후보자는 제주지사 시절 영리병원 공론조사 결과를 존중하겠다던 입장을 뒤집은 바 있다. 과거 재건축 규제 철폐를 주장하던 원 후보자는 최근 “규제 완화는 신중해야 한다”며 기존 입장을 번복하기도 했다.

원 후보자는 2018년 11월 일몰 예정인 제주도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43곳을 모두 매입하겠다다가 이듬해에는 기존 입장을 뒤집고 오등봉공원과 중부공원을 대상으로 민간특례 사업을 추진하며 현재에 이르고 있다. 최근에는 오등봉 민간특례 개발사업에 대해 감사원의 감사를 받았다는 원 후보의 말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되며 논란이 일기도 했다.

최근 오등봉민간특례사업에 대한 특혜 의혹이 크게 일고 있는 가운데, 제주 지역 시민사회에서는 제2공항 갈등이 더 심화될 것을 우려하며 원 후보자의 국토부 장관 내정 철회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보은후원' 논란과 업무추진비 편법 사용 및 관용차 사적 이용 정황까지 드러나며 원 후보자의 도덕성에 대한 비판도 잇따르고 있다.

부순정 녹색당 제주도지사 후보는 지난 26일 원희룡 장관 지명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오등봉 민간특례사업과 관련해 "원희룡은 감사원의 감사를 받았다는 뻔뻔한 거짓말을 했다. 그 거짓말은 우연한 말실수가 아니라 중요한 사안마다 순간의 위기를 모면하려 거짓말을 해온 행태가 몸에 밴 습관"이라며 “거짓말로 도민을 속여온 원 전 지사가 대한민국을 상대로 거짓말을 하도록 내버려둬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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