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훈·허향진 제주도지사 후보(사진=김재훈 기자)
지난 6일 진행된 오영훈·허향진 제주도지사 후보 TV토론회. (사진=김재훈 기자)

오는 11일과 12일 예정된 제주도지사 후보 TV토론회에 진보정당을 비롯한 진보진영 후보를 배제하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10일 녹색당 부순정 예비후보(이하 후보)는 오전 11시30분부터 제주KBS 앞에서 피케팅 시위를 통해 “양대방송과 거대양당이 TV토론에서 진보정당을 배제한다”며 규탄하고 나섰다. 

부 후보는 “KBS와 MBC는 얼마 전 실시한 여론조사 지지율을 근거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거대양당 후보들만 토론회에 참석하기로 결정했다”며 “당선 가능성만을 염두에 두고 토론회를 진행하고 보도한다면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내는 민주주의의 역행이며 차별과 배제에 대한 옹호와 다르지 않다”고 질타했다. 

이어 “선거는 정당정치로 대표되는 대의민주주의의 꽃이며 소수 진보정당은 후보를 내세워 자기 당을 알리고 정책을 선전하는 귀중한 기회”라며 “보수양당과 달리 소수 진보정당은 열악한 환경에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TV토론마저 보수양당의 전유물이 된다면 소수정당 후보를 알릴 기회와 권리를 박탈할 뿐 아니라 도민의 알 권리와 볼 권리를 제한하고 유권자들의 선거에 대한 관심을 저해해 방송의 공적 기능과 의무를 방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도민들의 뜻을 저버리고 거대양당 후보들의 그 나물에 그 밥인 듯한 모습을 되짚고 따지고 공적인 약속을 받아내는 자리가 아니라면 토론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며 “보수양당 후보들 역시 진보정당 후보와 당당히 토론하고 도민의 갈등과 분열의 위기를 극복할 해결책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무소속 박찬식 후보를 내세운 시민정치연대 ‘제주가치’도 이날 성명을 내 방송토론을 규탄했다. 

제주가치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방송사들은 거대양당 후보만 초대해 토론회를 계획하고 있고 두 후보들의 동정에 대해서만 보도하고 있다”며 “언론은 도민사회에 존재하는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고 도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형식적 기준을 넘어선 형평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특히 제2공항 문제는 지난 7년간 갈등 속에서 제주사회를 관통하는 이슈”라며 “지난해 실시한 도민 여론조사에서 공항 건설에 반대하는 의견이 찬성을 앞지르고 여전히 도민 절반 이상이 반대하는 상황에서 제2공항을 추진하겠다는 후보와 입장을 미루는 후보 두 명만 나오는 TV토론회나 뉴스 보도 행태는 도민의 알 권리를 충족하는 방송이라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 5년간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 상황실장 역할을 맡은 박찬식 후보를 초청하지 않고 거대 양당 후보만 출연하는 TV토론회는 도민 절반을 버리는 토론회가 될 것”이라며 “제주의 모든 방송사들은 도민사회에 존재하는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방송토론에 박찬식 후보를 초청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이날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의장 김윤천)도 성명을 내고 “도지사 농민후보로 추대한 박찬식 후보를 TV토론에 참여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농 제주도연맹은 “제주의 농업·농촌·농민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박찬식 후보 알리기에 노력하고 있다”며 “실제로 최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드러난 여론에는 민생안정과 제2공항 관련 사항이 대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모든 후보들이 생각하는 문제의식과 해법은 같을 수 없기 때문에 우리 도민들은 그들을 판단할 기회가 있어야 하며 그 기회는 다양해야 한다”며 “그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언론의 역할”이라고 주장했다. 

또 “언론은 정보의 바닥을 형성해야 하며 모든 도민들이 그 정보를 보고 자신이 필요로 하는 후보를 결정해야 한다”며 “하지만 지금 도지사 후보TV토론회는 민주당과 국민의힘 두 양당 후보만 초청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말 실시한 도지사 후보 여론조사에서 1위와 3위 사이 후보들 간 정책과 공약을 보면 극명한 차이를 보이는 사안들이 있고 도정이 나아갈 길에 대해서도 서로 다른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며 “이번에 실시하는 도지사 후보 TV토론에는 거대 양당뿐만 아니라 또 다른 방향을 제시하는 후보의 목소리를 들어볼 수 있게 하는 게 올바른 언론의 역할이고 제주의 언론은 특정인의 것이 아니라 도민의 것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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