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동조합총연맹 레미콘운송노동조합 제주지부는 13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도내 레미콘 업계는 운반비와 유류비, 근무시간 등 전반적으로 타지역보다 열악한 환경"이라고 주장했다. (사진=박지희 기자)
한국노동조합총연맹 레미콘운송노동조합 제주지부는 13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도내 레미콘 업계는 운반비와 유류비, 근무시간 등 전반적으로 타지역보다 열악한 환경"이라고 주장했다. (사진=박지희 기자)

제주지역 레미콘 운송업계가 한 달째 파업 중인 가운데 노동자들이 현장의 어려움에 대한 목소리를 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 레미콘운송노동조합 제주지부는 13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도내 레미콘 업계는 운반비와 유류비, 근무시간 등 전반적으로 타지역보다 열악한 환경"이라고 주장했다. 

노조에 따르면 제주지역 레미콘 운반비는 전국 평균 기준 1루베당 1만원인 것에 비해  8000원에 불과하다. 유류비도 육지는 대부분 제조사가 전액 부담하지만 제주는 운반기사가 부담해야 한다. 운반비의 40~50% 가량이 빠져나가는 셈이다.

근무시간도 역시 전국 평균 오전 8시에 업무를 시작, 오후 5시에 상차마감이 이뤄진다. 반면 제주는 시간제한이 없다. 주 평균 72시간 이상을 근무하고 있는 상황이다.

노조는 "건설사들은 경쟁을 붙여 최저입찰로 운송을 요구한다"면서 "이 같은 납품단가로는 노동자들이 도저히 생계를 유지할 수 없다. 그래서 뭍지방에 맞춰서 단가 정상화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조는 또 "레미콘 생산시간을 줄이는 것은 도민들의 안전과도 직결돼 있다"면서 건설업계의 관행을 지적하기도 했다.

노조는 "일각에서는 레미콘 운송노동자들이 파업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 '집단이기주의'라고 지적한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는 "완제품이 아닌 반제품인 레미콘은 90분 안에 타설하지 못하면 이후로는 생산강도가 떨어진다. 90분 이후로는 상업폐기물로 분류돼 폐기해야 한다"면서 "하지만 제주도내 건설업계 문화는 3~4시간을 기다리게 해놓고, 그대로 타설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장여건 상 갑의 위치에 있는 건설업계는 레미콘을 자기 편한대로만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장담하건대 제주에 4.0 이상의 지진이 오면 몇몇 건물들은 버틸 수가 없을 것이다. 최근 벌어진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도 같은 맥락"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저희는 도민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생산시간을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라면서 "그러나 건설업계는 노조가 근무시간은 줄이고 임금은 많이 받아가려고 한다고 주장한다"고 말했다.

한편, 도내 레미콘 운송업계는 지난달 13일부터 운송료 인상, 토·일요일 및 공휴일 휴무 보장, ‘오전 8시 출근, 오후 5시 퇴근’ 등 근로조건 개선을 요구면서 한 달째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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