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이주 열풍이 예전만큼은 아니다. 그러나 아직도 타시도의 청년들은 제주에서의 삶을 꿈꾼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많은 이들이 제주살이 3년차 ‘연다’의 이야기를 들으면 많은 공감을 할 것이라 생각된다. 또한, 제주에서 새로운 삶을 꿈꾸는 친구들에게 ‘연다’의 이야기는 제주의 삶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네트워킹 프로그램을 진행 중인 ‘연다’. (사진=연다 제공)
네트워킹 프로그램을 진행 중인 ‘연다’. (사진=연다 제공)

▶ 자기소개를 부탁드려도 될까요?

안녕하세요. 저는 연다라는 닉네임으로 프로젝트 그룹 짓다에서 활동 중입니다. 프로젝트 그룹은 ‘반농반X’라는 키워드를 통해 일상의 반은 농사로, 나머지 반은 각자 삶의 'X'를 찾아가는 시간을 함께 가져가고 있어요. 나답게 삶아가는 것, 함께 하는 삶이 얼마나 행복한지를 함께 고민하고 나누는 그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연다를 표현할 만한 키워드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탐구 #성장 #평화. 이 세 가지 키워드를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제주에 온 것 자체가 저에게는 하나의 탐구라고 생각해요. 그 전에도 새로운 일에 항상 관심을 많이 가졌어요. 그러다보니 그 과정에서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들을 많이 가질 수 있었죠. 그리고 최근 ‘공동체’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다보니 공동체의 궁극적인 목표는 ‘평화’를 찾아가는 일인 것 같아요. 그렇게 서로 함께 할 수 있는 그 관계점을 찾아가는 고민을 진행중입니다.

▶ 제주에 오게 된 계기? 제주에서 삶을 이어가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제주에는 3년 전에 왔어요. 제주 오기 전에는 중국에서 아시아 청년 대안교육에 관해 공부하다 중국 회사에서 인턴을 했었죠. 중국은 사람이 많다 보니 노동력에 대해 가치평가가 낮은 편이었고, 그 안에서 성과 위주의 경쟁이 제법 치열해 하루하루 지치고 의미를 잃어가고 있었어요. 그러다 프로젝트그룹 '짓다'가 제주에서 독특하고 재미있는 일을 벌이고 있다는 얘기를 듣게 되었고 사실 인생의 전환점을 찾아 무작정, 제주에서 살아보는 경험을 하고 싶어 내려오게 되었어요.

▶ 제주 삶이 마냥 쉽지만은 않았을 것 같은데요. 어떠셨나요?

버팀의 끝이었지만 한계 속에서 희망을 찾았다고 생각해요. 제주는 집값도, 물가도 비싸고 하다못해 동네에 작은 집도 빌리기 어려운 상황이에요. 그래서 처음 제주도로 내려와 겨우 구했던 커뮤니티 공간도 올해 말이면 재계약을 해야 해서 언제든 쫓겨날 수 있을 거란 불안감이 있었죠. 불안해하는 우리를 보고 마을 삼춘이 원래 푹 꺼져있던 저희 밭에 큰 돌을 몇 차 나르게 되면서 직접 우리의 공간을 지어보자 결심하게 된 계기가 되었어요. 기초를 다듬고, 돌담을 쌓고, 함께 하는 사람들의 손 때가 묻은 우리의 공간을 올해 5월 말에 오픈하려고 해요. 

제주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고 있는 연다(왼쪽). (사진=연다 제공)
제주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고 있는 연다(왼쪽). (사진=연다 제공)

▶ 제주에 삶에서 다른 지역과 다른 점은 없었나요?

제주라는 지형적 특색 때문인지 고향에서, 혹은 새로운 지역에서 일을 하고 싶은 사람들이 내려와서 그런지 만나는 사람들 모두 다양한 경험과 일이 풍부해 함께 협업하고 도울 수 있는 부분이 많아서 좋았어요. 이제 조금씩 제주 정착을 준비하면서 더 많은 사람들과 더 재미난 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돼요.

▶ 제주에서 4년차의 삶을 살고 있는데 만약 이주를 꿈꾸는 청년들에게 미리 고민을 해야 하는 것이 있다면? 정착에서 가장 큰 도움이 되는 것은?

충동적인 결정이기도 했지만, 제주에 아는 분들이 직접적인 계기였어요. 새로운 지역에서 삶을 꿈꾸는 분들은 많죠. 제주가 아니더라도 말이죠. 그 분들에게 그 지역에 사는 친구들과 관계를 맺는 것을 권유하고 싶어요. 결국 삶은 어떤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것에 지속성을 갖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한달살이, 혹은 지인을 찾아 이주시도를 계획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연다가 지금 하는 일도 그 이유인가요?) 네, 프로젝트 그룹 짓다도 그런 고민에서 시작된 것이죠. 제주에서의 삶을 꿈꾸는 친구가 있다면 우리의 ‘품’을 내어주는 친구가 되어주고 싶어요.

▶ 인터뷰이가 바라는 제주의 모습

제주하면 떠오르는 것들이 많이 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농부가 쌓았던 돌담, 돌담 사이 푸르게 자라고 있는 농산물, 맑은 하늘과 바다와 같은 청정 자연의 모습이 남았으면 해요. 그리고 포틀랜드처럼 소상공인, 예술가, 농부 등 로컬 크리에이터들의 골목문화가 곳곳에 있는 제주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 제주 현안 중 가장 관심 있는 것과 그 이유

청년세대이고, 지역에 있다 보니 'U턴 인구'가 가장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 같아요.

관광객과 단기 살이 하는 사람들은 늘었지만 정작 주민들은 치솟는 물가와 일자리 걱정으로 하나 둘 떠나기 시작하면서 들어오는 인구수보다 나가는 인구수가 더 많아지기 시작했어요. 실제로도 주변 친구 중에 10년 가까이 제주도에 살았지만 더는 버틸 수가 없어 떠나는 모습을 보고 더 실감이 되었어요. 제주가 하와이와 같이 관광의 섬으로만 남는 게 아니라 지역민이 공존 할 수 있는 살아 있는 섬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인터뷰를 진행하는내내 연다의 모습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었다. 연다는 크고 작은 일이 없겠지만 스스로 직접 하는 활동에 대해 경험이고, 성장하는 계기라고 느낀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 경험과 성장의 과정을 나누며, 같은 지향점을 꿈꾸는 청년들과 함께 하고 싶다고 말한다. ‘프로젝트 그룹 짓다’, ‘연다’의 일에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기를 바란다.

호야.
호야.

6년 가까이 청년 활동가로 살고 있다. 지난 3월부터 제주 청년들을 만나 그들이 사는 이야기, 살아갈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이야기들이 모여 앞으로 제주가 가야 할 길을 내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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