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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만난 들꽃이야기] 키 작은 '꼬마은난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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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만난 들꽃이야기] 키 작은 '꼬마은난초'
  • 고은희
  • 승인 2022.05.17 11: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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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생명을 불어넣는 사월의 숲

몇 발짝 걸었을 뿐인데 그냥 스쳐가기엔 아름다움이 묻어나는 숲길 

산책로에는 큰구슬붕이가 하늘을 담은 파란 눈부심으로 

꽃길을 만들며 봄 향연이 한창이다.

조용히 주인을 기다려준 너의 고운 자태 

 발에 밟힐까 은근 걱정되면서도 가까이서 눈 맞춘다.

[계곡 풍경]
[큰구슬붕이]

천천히 낮은 자세로 바닥을 살피며 걸어야 보이는 키 작은 난초 

낙엽 사이로 비집고 올라와 하얀 꽃으로 반기는 '꼬마은난초'가 대견스럽다.

크지도 화려하지도 않은 그저 연약하고 귀하디 귀한 

작아도 너무 작고, 속살을 잘 보여주지도 않는 수줍은 모습의 '꼬마은난초' 

꽃잎을 활짝 열고 여기저기서 불쑥불쑥 튀어나온다.

[꼬마은난초]

꼬마은난초는 난초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산지의 그늘진 곳이나 숲 속 부엽질이 풍부한 비옥한 낙엽수림에서 볼 수 있다.

키는 15~20cm로 아주 작아 눈에 잘 띄지 않고 

꽃이 은색을 띤 은난초와 생김새가 닮고 키가 아주 작아 꼬마은난초라 부른다.

남부지방과 제주도의 숲 속에서 자라지만 개체수가 아주 적어 

자생지에서 보호되어야 하는 희귀종이다.

4월 하순부터 피기 시작하는 흰꽃은

원줄기 끝에 3~10개가 이삭과 같이 달리고 꽃이 서로 떨어져 있다.

입술 꽃잎은 3갈래로 갈라지고 반쯤 벌어진다.

작은 식물체에 비해 꽃이 무겁게 보인다.

어긋난 잎은 달걀 모양의 긴 타원형이고 끝이 뾰족하다.

줄기는 곧게 서고 밑부분은 흰색을 띠지만 위로 갈수록 녹색이 된다.

은난초에 비해 전체가 작으며, 줄기잎은 1~2장이고 

가장 밑에 달리는 잎은 줄기 윗부분에 붙고 꽃받침과 곁꽃잎의 끝이 갈라지므로 구분된다.

[꼬마은난초]

기둥 모양의 열매는 삭과로 곧게 서고 

7~8월경 익은 열매 안에는 작은 종자들이 많이 들어 있다.

[꼬마은난초]

꽃송이가 서로 붙고 꽃잎이 늘 오므라져있는 은난초에 비해 

꼬마은난초는 꽃잎이 벌어지고 꽃 사이의 거리가 떨어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모양은 은난초와 많이 닮았지만 은난초보다 일찍 꽃이 핀다.

[은난초]

며칠 전 내린 비로

계곡의 물소리는 엄청 크고 맑아 힐링의 길을 걷게 해 주고 

바람에 떨어진 웅덩이에 채워진 멀꿀 꽃은 잠시 소녀의 감성으로 돌아가게 해 준다.

이방인의 방문을 경계하는 삐쭉이는 새소리는 더욱 크게 들리고 

불어난 계곡의 물을 건너니 또 다른 봄이 기다린다.

[멀꿀]
[무엽란]
[비비추난초]
[금난초]
[새우난초]
[애기나리]
[민눈양지꽃]
[윤판나물아재비]
[큰천남성]
[천남성]
[천남성]
[옥녀꽃대]
[꼬마은난초]

작아도 아주 작은 앙증맞은 '꼬마은난초' 

누구에게나 귀여움을 독차지하는 숲 속에 숨어 사는 하얀 꼬마 

너에게로 가는 길은 성급하지도 잰걸음도 아닌 

느릿느릿 자세히 보아야 더 아름다운 총명이란 꽃말과 잘 어울린다.

고은희

한라산, 마을길, 올레길, 해안길…. 제주에 숨겨진 아름다운 길에서 만난 작지만 이름모를 들꽃들. 고개를 숙이고 납작 엎드린 생명의 꽃들과 눈을 맞출 때 느껴지는 설렘은 진한 감동으로 남습니다. 조경기사로 때로는 농부, 환경감시원으로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며 평범한 일상의 아름다움을 담고픈 제주를 사랑하는 토박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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