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출발 전, 만나는 사람들에게 힘찬 기운을 주고 돌아오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는 김민찬 학생. (사진=볍씨학교)
여행 출발 전, 만나는 사람들에게 힘찬 기운을 주고 돌아오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는 김민찬 학생. (사진=볍씨학교)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은 한 번씩을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인듯하다.

나는 이 세상에 왜 태어났고 무엇을 위해서 사는가. 이 질문은 사는 것이 너무 힘들어서 자신에게 묻기도 하고, 그냥 궁금해서 자신에게 답을 찾으려고 하기도 한다. 하지만 주로 답을 찾지 못하고 끝난다.

나도 그 질문을 나에게 여러번 던져보았다. 하지만 역시 찾지 못했다.

내가 답을 찾으려고 했던 이유는 사는 것이 너무 힘들고 우울했기 때문이었다. 나는 어릴 때 반려동물을 떠나보냈고 그 이유를 내 탓으로 돌려 속상해하고 자책했다.

또 내가 잘 해내지 못하는 것과 한번에 잘하지 못하면 “나는 쓸모없고 변하는게 없어”하며 아무것도 하지 않을려고 했다. 그래서 어떻게 죽을지 고민도 하고 별로 살아가고 싶지 않았다.

내가 살아가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하고, 내가 누군지도 모르는데 미래는 불확실하고 내 앞에 준비돼 있을 고통의 순간들만 생각하니 살고 싶지 않았다.

지금까지 제대로 나라는 존재에 대해서 고민 해보지 않아 '나'라는 사람을 설명하지 못했다. '나는 누굴까' 생각하자 '너는 누구니' 라는 질문이 되돌아온다. 그럼 뭐라고 대답해야 할까?

내 생각에는 “저는 볍씨학교에 다니는 17살 김민찬입니다.”라고 말할 것 같다. 아마 다들 비슷하게 말할 것이다. 직업과 나이로만 자신을 소개한다. 하지만 나는 제주학사라는 곳을 와서 이런 대답에 의문을 갖게 됐다. 정말 '나' 라는 존재를 표현하는 데에 적절한 말인가, 또 내가 억지로 하고있는 일과 공부들에 “왜 하고 있니? ”라는 질문을 해보며 나는 누군지 조금씩 찾기 시작했다.

나는 모든 활동을 할 때마다 남의 시선을 신경 썼다. '저 사람이 나를 이상한 사람으로 보면 어떡하지' '나를 싫어 하는거 아닌가' 하며 불안해하고 초조해했다. 그 감정이 이어져 '나는 왜 이리 할 줄 아는게 없지' '나는 쓸모없어'라고 생각했다. 남들 앞에 나가는 것이 무섭고 두려워 무언가 도전해보지도 그 생각에서 벗어나지도 못했다.

제주학사에서 하는 수업들을 통해 그 두려움을 깰 수 있었다. 학사의 대부분의 수업들은 개인 발표시간이었다. 나는 그때마다 너무 무서워 숨고 싶었다.

하지만 언제나 내 차례는 찾아왔다. 앞서 발표한 친구들은 모두가 잘하는 것 같았고 부러웠다. 발표를 즐기는 듯한 느낌이었다. 내 차례가 오면 너무 창피했지만 하지 않으면 안 됐고, 어떻게든 해보았다.

결과는 역시 잘하지도 완벽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친구들과 선생님은 전과 달라진 모습을 찾아 칭찬하고 응원해 주었다. 나를 누르고 있는 수많은 짐들 중 아주 작은 짐 하나를 내려놓는 느낌이였다. 그렇게 그 조금이 반복되고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더욱 열심히 발표했고 아무도 나를 이상하게 보지 않는다는 것을 그때 처음 알게 되었다. 오로지 칭찬과 응원뿐이었다. 드디어 알았다 “나도 할 수 있구나! 남의 시선은 중요하지 않구나!”를 말이다. 그래서 이것저것 도전해보았다. 전에 남들이 함성을 지르고 활기차게 일하고 노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그렇게 일하고 놀고 싶었었다.

그래서 도전했다. 삽질할 때 “가자”하며 크게 소리치기도 파이팅을 외치기도 하며 나를 들어내려고 노력했다. 정말 기분이 날아갈 듯이 좋았고 더 밣아지고 싶고 나를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이런 건강한 모습의 나에게 다시 질문해보았다.

나는 누굴까? 나는 무엇이 되고 싶을까? 나의 대답은 전과 확연히 달랐다. “나는 더 밝아지고 활발해지고 싶은 김민찬이다.” 나의 에너지를 다른 사람에게 전하고 같이 행복을 찾아가고 느끼고 싶은 사람이다. 또 그것을 위해서 나는 살아갈 것이다.

“나는 나다” 내가 어떤 직업을 갖이게 될지 모른다. 하지만 억지로 하지 않을 것이다. 제주학사에서 생활하며 아무리 피곤하고 힘들더라도 나에게 신체적, 정신적, 심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하고 싶어서 한다고 인식하게 됐다. 그러니 속상하고 무섭고 두려워도 결국 해냈다.

제주학사에서는 “죽고싶다.”는 생각이 든 적이 없다. 내 생각에는 '나' 라는 존재를 찾기 위해서는 자신이 두려워하는 것을 깨야한다. 아직 나도 내가 찾은 답이 맞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원하고 되고 싶은 목표는 찾았다. 그러니 다른 사람들도 나는 누구인가 라는 질문을 던져보고 자신이 지금 하고있는 일을 왜 하고있는지 고민해보면 좋겠다.

“나는 나다”라는 말을 당당하게 할 수 있는 날까지 같이 나를 찾아가자.

안녕하세요. 저는 제주 볍씨학교에서 2년동안 생활하고 있는 17살 김민찬입니다. 저는 작년 제주학사에서 힘든 일을 겪을 때 회피하고 싶었습니다. 집에 가고 싶다고 느낀 날들이 솔직히 많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제 선택으로 2년차로 제주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힘든 일상에서 얻어가는 행복과 즐거움이 컸기 때문입니다. 힘듦을 이겨내며 정신적으로도 심적으로도 많은 변화가 느껴지니 뿌듯하고 더 달라지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제주 2년차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남은 시간 동안에 저를 위해서 살아가고 노력할 것입니다. 그러니 변해가는 저희 볍씨학생들의 모습을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