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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체험파크 사업 승인 아직인데 나무부터 베는 '도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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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체험파크 사업 승인 아직인데 나무부터 베는 '도우리'
  • 박소희 기자
  • 승인 2022.05.19 14: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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곶자왈사람들, 자체 조사 실시..."멸종위기종 조차 훼손"
환경영향평가 시 확인되지 않은 멸종위기 '개가시나무' 확인
자치경찰단, 임야 벌채 인허가 필요...훼손 수량·수종 파악 중
곶자왈사람들이 자연체험파크 조성사업 대상지 자체 조사를 벌인 결과 종가시나무, 동백나무, 사스레피나무, 꾸지뽕나무 등 수목 600개체 이상이 잘린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곶자왈사람들)
곶자왈사람들이 자연체험파크 조성사업 대상지 자체 조사를 벌인 결과 종가시나무, 동백나무, 사스레피나무, 꾸지뽕나무 등 수목 600개체 이상이 잘린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곶자왈사람들)

생태적 우수성이 입증된 곶자왈에 추진되는 '제주자연체험파크 조성사업'. 사업자인 ㈜도우리가 허가를 받지 않고 임목을 벌채한 정황이 포착됐다. ·

곶자왈사람들은 지난 14일 불법훼손 행위에 따른 수사가 이뤄지고 있는 제주자연체험파크 사업대상지에 대한 자체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600개체가 넘는 크고 작은 수목이 통째로 잘리거나 가지의 일부가 잘리는 등 현장은 처참했다"고 전했다. 또한 멸종위기종 등 보호종 및 서식지가 훼손되는 등의 심각한 피해가 발생했다고 보고했다. 

환경영향평가 시 누락된 개가시나무. 10cm 정도의 가지 두 개가 톱날에 잘려나간 모습. (사진=곶자왈사람들)
환경영향평가 시 누락된 개가시나무. 10cm 정도의 가지 두 개가 톱날에 잘려나간 모습. (사진=곶자왈사람들)

곶자왈사람들에 따르면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인 개가시나무는 직경 10㎝ 정도의 가지 두 개가 톱날에 잘려있었다. 이번 피해 현황 조사 과정에 확인된 개가시나무는 환경영향평가에서 누락된 종으로 추위를 이겨내는 능력이 약해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 곶자왈에서 주로 확인된다. 

곶자왈사람들은 "동부지역 곶자왈에서는 동백동산과 그 주변을 중심으로 개가시나무가 서식하고 있다"면서 "이번 훼손된 개가시나무 외에 확인되지 않은 또 다른 개체가 보전대책도 없이 사라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환경영향평가 과정에 버들일엽, 백서향, 나도고사리삼, 새우난초 등의 희귀식물이 사업으로 인해 미칠 피해 정도와 그에 따른 보전방안도 제대로 세워지지 않은 채 통과된 상태라 앞으로 본 사업으로 인해 미칠 환경적 영향이 어느 만큼인지 가늠이 안 될 정도다.

버들일염 서식지 내 잘린 수목. (사진=곶자왈사람들)
버들일염 서식지 내 잘린 수목. (사진=곶자왈사람들)

희귀식물인 버들일엽과 더불어 백서향, 새우난초, 나도고사리삼 등도 훼손된 것으로 확인됐다. 

버들일엽은 매우 습한 환경에서 서식하는 종으로 제주도에서는 동백동산과 서귀포 일부 계곡에서 매우 드물게 발견된다.

이들은 "버들일엽은 멸종위기종인 솔잎란보다 서식지가 적어 반드시 보호돼야 할 종으로 알려져 있지만 불법 훼손 과정에 서식지 주변의 수목을 잘라내는 등 서식 환경 변화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서식 공간이 노출됨으로써 생존 위협에 놓인 것.

나도고사리삼 서식지 내 잘린 수목 (사진=곶자왈사람들)
나도고사리삼 서식지 내 잘린 수목 (사진=곶자왈사람들)

곶자왈사람들은 나도고사리삼 또한 서식지 내부와 주변에 있는 나무를 벌채하는 과정에 서식지가 훼손됐다고 전했다. 

훼손된 곳은 멸종위기종인 제주고사리삼 서식지와 유사한 환경으로 환경영향평가 당시 제주고사리삼이 확인되지 않았지만 서식 가능성이 높은 잠재지역으로 사업자는 분류해놓기도 했다. 

훼손된 새우난초. (사진=곶자왈사람들)
훼손된 새우난초. (사진=곶자왈사람들)

백서향과 새우난초 또한 작업자의 발에 밟히거나 가지가 꺾인 개체들이 현장에 널브러져 있기도 했다.

수사에 나선 자치경찰단 관계자는 "임야 벌채의 경우 관할 행정시 공원녹지과에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인허가 절차를 무시하고 벌목이 진행돼 수사에 나섰다"면서 "훼손된 수종과 수량을 파악중에 있다"고 전했다.

이에 곶자왈사람들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자연체험파크 조성사업 불허를 촉구했다. 

곶자왈사람들은 "자연체험파크 사업은 곶자왈 및 보호종 훼손 등의 이유로 진행 절차 과정에 매번 논란이 돼 왔다"면서 "차기 도지사는 그동안 승인 절차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면밀히 검토하고 문제가 있다면 바로잡아야 한다"고 압박했다. 

한편 제주시 구좌읍 동복리에 추진 중인 제주자연체험파크는 애초 사파리월드에서 여론을 의식해 명칭을 바꾼 개발사업이다. 

사업자는 당초 99만1072㎡부지에 1521억원을 투입해 사자와 호랑이 등 열대우림 동물사파리, 야외공연장, 관광호텔 등을 조성하기로 했다. 하지만 환경 훼손과 공유지매각 논란이 불거지자 면적을 74만4480㎡로 축소, 사파리를 제외한 자연체험파크로 이름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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