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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사회,제주] 지구적으로 사고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하는 경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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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사회,제주] 지구적으로 사고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하는 경제로
  • 박소희 기자
  • 승인 2022.05.20 15: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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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없는 섬 제주, 지방선거에 제안하다 :  ⑤ 전환 경제

제주도는 2012년 ‘탄소배출 없는 섬(CFI·Carbon Free Island)’을 선언했다. 현재 정부가 내놓은 ‘탄소중립’ 정책보다 10년 앞서 제시된 이 담대한 계획은 에너진 전환과 전기차 보급 두 축을 중심으로 제주도의 미래를 탄소 없는 섬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었다. 

10년이 지난 지금, 기후변화는 더는 미룰 수 없는 국제사회 과제가 됐고, 한국도 지난해 ‘2050 탄소중립’ 선언에 참여했다. 제주도가 앞서 제시한 ‘탄소없는 섬’은 한국 사회가 가고자 하는 탄소중립 사회의 이정표가 될 수 있었지만, 제주도 탄소배출량은 CFI 선언 이후 오히려 늘었다. 

녹색전환연구소와 국제자유도시폐기와 제주사회 대전환을 위한 연대회의, 탈핵 기후위기 제주행동은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국제사회 노력에 발맞춰 도민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제주 전환사회 정책’을 마련했다. (이하 기후도민)

제주투데이는 도민이 직접 만든 '전환사회 정책'을 9차례에 걸쳐 6·1 지방선거 후보자들에게 제안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협동, 팀, 손, 협업, 사회적경제 자료사진(사진 출처=픽사베이)
사진 출처=픽사베이

 

지구적으로 사고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하는 경제로

국제사회가 약속한 2050 탄소중립은 단순히 온실가스 순 배출량을 0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 아니다. ‘고용 없는 저성장 시대’ ‘불평등’ ‘지역사회 공동체 해체’ ‘저출산 고령화 사회’ ‘노동 잉여 세대 증가’ 등 자본 중심 시장 경제의 실패를 인정하고 누구도 소외받지 않은 지속가능한 사회로의 전환을 포괄한다. 

불평등을 타파하고 공동체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자본 중심의 시장 경제 체제를 시민 중심의 순환 경제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 지역 중심의 순환 경제의 질적 성장이 담보되지 않으면 지속가능한 사회로의 대전환은 요원하다. 

따라서 탄소중립 사회로 이행하기 위해서는 사회 구성 원리를 바꾸는 지역순환경제(Community Circular Economy)와 사회적 가치 사슬을 연결하는 사회적경제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역순환경제란 지역을 기반으로 '출자-생산-유통-소비-재투자'가 이뤄지는 경제 시스템을 말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사회적경제 조직의 역할이 확장돼야 한다. 

기후도민은 공동체 기반의 시민 연대로 자원의 순환성을 높이면서 생활필수재인 △주거 △에너지 △먹거리 △자원재활용 △교통 등의 가치사슬(출자-생산-유통-소비-재투자의 과정)을 생활 권역으로 축소하자고 제안한다. 쉽게 말해 지역에서 생산되는 재화 및 서비스를 지역에서 소비하고, 잉여 생산물은 네트워크를 통해 나누자는 것이다. 이를 통해 탄소배출을 늘리는 유통 마일리지를 줄이고, 지역 선순환을 통해 지역 자산과 지역에 맞는 일자리 창출이 가능해진다. 

나아가 제주도의 비전을 자본 중심의 '국제자유도시'가 아닌 '자립형 생태도시'로 수정하고, 공공조달의 사회적 책임을 제주특별법에 명시하자고 했다. 

사회책임조달(SRPP: Socially Responsible Public Procurement)의 경우 유럽연합(EU)은 2010년 '사회책임 조달 가이드라인(Buying Social: A Guide to Taking Account of Social Considerations in Public Procurement)을 시행, '공공조달'을 '사회책임조달'로 전환하는 데 앞장섰다. 영국도 2012년 공공서비스에 관한 '사회적 가치법(Public Services Social Value ACT 2012)'을 제정해 구매 기획 단계에서 사회적 가치를 고려하도록 했다.

기후도민은 "생태적 순환 경제와 시민이 주체가 되는 경제 민주화 실현을 위해 사회책임조달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제주형 뉴딜 종합계획 (제주도 제공)
제주형 뉴딜 종합계획 (제주도 제공)

기후 일자리 3만개 조성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전환 경제란 기존의 성장 지향, 자본 지향의 경제시스템이 아닌, 녹색전환을 최우선으로 하고 이를 실천하기에 가장 적합한 형태의 경제 활동 및 시스템을 말한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이전 지방선거에서 제주도지사 후보로 출마할 당시 2018년 3만 3000개의 일자리 창출을 내세웠지만 공공기관 중심의 단발성 일자리 창출이었을 뿐 정의로운 전환 관점에서 접근했던 것은 아니었다. 

또한 원희룡 도정의 핵심 정책인 제주형 그린뉴딜은 2025년까지 6조 1000억원을 투입해 4만 4000개의 일자리를 만든다고 했다. 그러나 녹색전환연구소 이유진 부소장에 따르면 재정 규모에 비해 파생 일자리가 구체적으로 와닿지 않는다. 어디서 어떻게 만들지가 종합 계획에서 보이지 않는다. 

기후도민은 탄소 없는 섬을 표방하는 CFI 정책과 제주형 그린뉴딜 정책에 '과정과 결과가 공정하고 정의로워야 한다'는 전환 사회 명제 원칙이 없다고 지적하며 단발성 일자리 창출이 아닌 탈탄소 산업으로 전환하며 일자리를 잃을 노동자들을 보호하고, 기후위기 극복 산업 육성 차원에서 일자리 창출이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기후위기 대응을 일자리로 전환하는 미국의 '시민기후단(CCC)'을 일자리 창출 사례로 제시했다. 

시민기후단 The Civilian Climate Corps. (출처=Sunrise Movement )
시민기후단 The Civilian Climate Corps. (출처=Sunrise Movement )

바이든 정부는 향후 12년동안 100억 달러 규모의 재정을 투입해 기후위기에 맞서는 일을 공공근로로 만든다고 발표했다. 

미국 최저임금인 시간당 15달러를 받는 CCC 노동자는 주로 생물종다양성 보호 등 보존활동을 한다. 자연자원의 회복력 지원에도 복무한다. 기후변화 감축 교육, 불평등 해소를 위한 공동체 환경 문제 해결 등도 CCC 노동에 포함된다. 친환경 농업 등 안전한 먹거리에 접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도 CCC노동이다. 녹지화에 힘쓴 나무 심기를 해도 15달러를 받을 수 있다. 

정부는 이들에게 장기 경력과 기술 습득을 보장하며 건겅보험·주거·교통·아동보장 등의 사회 보장도 된다. 원한다면 교육 펀딩도 받을 수 있다.

기후도민은 △기후위기 학습 부문 △기후재난 대비 돌봄 부문 △재생에너지 발전 및 수요관리 부문△자연생태계 보전 관련 부문 △순환사회 부문 등 탄소없는 섬 제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이른바 '기후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이를 근거로 3만개 일자리 창출을 6월 1일 도지사 선거 출마 후보자들에게 요구했다. 

제주도 경제활동 인구의 약 7%에 해당하는 일자리를 환경을 돌보고, 지역공동체를 돌보고, 사람을 돌보는 일자리로 창출하자는 것이다.

이들이 제안한 '기후일자리'는 '이윤'을 창출하는 시장논리와 전면 배치된다. 따라서 ‘돈’이 중심이 아닌 ‘사람’이 중심인 경제, ‘이익’이 목표가 아닌 ‘호혜’가 과정이 되는 사회적경제의 성장이 동반돼야 한다. 

“사회적경제는 시장 실패를 보완하는 ‘제3의 길’이자 미래의 큰 흐름이다”라고 말한 원희룡 국토부 장관의 말처럼, 전환 사회 논의에서 사회적경제 조직들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해서다. 

또한 기후일자리 3만개 창출을 위해 제주도를 'RE100 선도도시'로 선포하고 2050 탄소배출 제로화 사업 우선 추진도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탄소중립 목표와 계획, 전환경제 등 전환 사회 전반적인 밑그림을 그린 1그룹. 대안연구공동체 강호진 공공정책센터장과 사회적경제지원센터 박경호 팀장이 1그룹 퍼실리테이터를 맡았다.&nbsp;(사진=박소희 기자)
지난 3월 29일 제주도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도민 공론장이 열렸다. 이날 탄소중립 목표와 계획, 전환경제 등 전환 사회 전반적인 밑그림을 그린 1그룹 모습. 대안연구공동체 강호진 공공정책센터장과 사회적경제지원센터 박경호 팀장이 1그룹 퍼실리테이터를 맡았다. (사진=박소희 기자)

 

기후행동 사회투자기금 1000억원 조성

탄소없는 섬을 위한 전환 경제의 핵심은 지역 공동체가 지역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것이다. 경제 가치의 중심이 돈은 아니지만 이를 위한 경제적 자립은 중요하다. 

자본중심의 시장경제는 지역 자원을 착취해 몸집을 키웠으며, 그로 인한 지역 내 낙수효과는 크지 않았다. 따라서 기후도민은 지역의 경제적 자립을 위해 ‘기후행동 사회투자기금’ 1000억 원 조성을 요구했다. 

현재 조성된 제주도 풍력자원화기금을 기후행동 사회투자지금으로 전환하고, 탄소중립 사업에 대한 대출을 활성화하자는 구상이다. 

화력발전소 폐쇄, 내연기관차 축소 등으로 좌초될 산업 종사자들을 위한 폐업 보상금 및 전환 교육 지원에도 이 기금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사회적경제 조직과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사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사회적 금융을 활성화 하고, 지역 내 재투자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사회적 금융 활성화를 위해서는 지역에 대한 이해가 있고, 지역 혁신기업에 대한 이해가 있는 중개기관 육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제주사회적경제지원센터 강종우 센터장은 "탄소없는 섬으로 가기 위해서는 전환 경제 기반을 튼튼하게 다질 사회투자기금을 조성하고,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사회적경제 생태계를 활성화해서 지역순환경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면서 "사회적 경제가 지구적 사고라면 지역순환경제는 지역적 행동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강종우 센터장은 "모든 존재가 연결됐다는 지구적 사고와 지역 공동체 회복을 추구하는 지역적 행동이 함께 이뤄지면, 정의로운 사회는 차츰 그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면서 "이번 지방선거에서 제가 '사회적경제에 투표'하는 이유이기도 하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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