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제주특별자치도 보훈청이 ‘4·3 도민 학살 주역’이라 평가 받는 박진경 추도비에 씌운 철창 조형물 철거 현장 맞은편에서 4·3단체들이 현수막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사진=조수진 기자)
지난 20일 제주특별자치도 보훈청이 ‘4·3 도민 학살 주역’이라 평가 받는 박진경 추도비에 씌운 철창 조형물 철거 현장 맞은편에서 4·3단체들이 현수막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사진=조수진 기자)

최근 시민사회단체가 박진경 추도비에 설치한 ‘역사의 감옥’ 조형물을 불법시설물이라며 철거한 제주특별자치도보훈청에 대해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6일 ㈔제주다크투어는 성명을 내고 “제주4·3학살자 박진경을 감싸고 도는 제주도보훈청의 행태를 규탄한다”며 “박진경 추도비를 즉각 철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제주다크투어는 “‘제주4·3사건진상조사보고서’에 따르면 박진경은 강경진압으로 일관해 많은 인명 피해를 야기했으며 3000여명을 체포하기도 했다”며 “그는 연대장 취임식 때 ‘폭동사건을 진압하기 위해선 제주도민 30만을 희생시키더라도 무방하다’고 발언했던 것이 여러 증언에서 확인이 되며 국가폭력에 대해 마땅히 책임이 있는 자”라고 설명했다. 

이어 “1950년대 세워진 박진경 추도비는 이제 역사의 뒤로 사라져야 한다”며 “이 추도비가 경찰과 도민들에 의해 세워졌다지만 당시는 제주4·3은 제주도민 누구도 언급할 수 없는 정치적으로 매우 엄혹한 시기였으며 지금은 국가폭력에 대한 대통령의 사과까지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20일 제주특별자치도 보훈청이 ‘4·3 도민 학살 주역’이라 평가 받는 박진경 추도비에 씌운 철창 조형물을 철거하고 있다. (사진=조수진 기자)
지난 20일 제주특별자치도 보훈청이 ‘4·3 도민 학살 주역’이라 평가 받는 박진경 추도비에 씌운 철창 조형물을 철거하고 있다. (사진=조수진 기자)

아울러 “과거 70년 동안 제주4·3의 희생자 및 유족에게 씻을 수 없는 피해를 안긴 국가가 아직도 그 피해를 주도했던 인물을 감싸고 도는 것은 매우 몰역사적이며, 무책임한 행태”라며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도보훈청이 베트남 참전 위령탑 등을 옮기기 위해 부지를 이관 받았으나 ‘박진경 추도비’는 이설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작 보훈청이 사전협의나 근거 없이 박진경 추도비를 이설한 데 대해 제주시와 제주도는 분명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국가를 위해 헌신한 분께 보답하는 게 보훈청의 역할이다. 그러나 무자비한 학살의 땅에 학살자의 추도비를 세워두는 것이 정말 국민이 원하는 보훈인가”라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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