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길' 제주지부(지부장 천영환)가 다음달 5일 '제주시 남원읍 의귀마을 4·3순례길'을 걸으며 추모행사를 진행한다.
의귀마을 순례길은 4·3항쟁 당시 군인과 무장대가 교전하다 무장대 51명이 사망, 17~18구(추정) 시신이 세 군대로 나뉘어 매장된 장소다.
코스는 총 7㎞로, 4·3 발발 당시 의귀마을의 피해 현황과 유해발굴 당시 생생한 영상을 보며 그 때의 역사를 더듬어 볼 수 있도록 마련했다.
안내는 의귀리·한남리·수망리 4·3 유족회 전 회장인 양봉천 해설사가 맡았다.
행사는 오전 9시 30분에 시작하며, 집결 장소는 의귀로사무소 앞(서귀포시 남원읍 한신로 207)이다.
회비는 만 원으로 식사와 음료가 제공된다. (참가신청 ☞ 평화의길 제주지부 사무실 : 064-764-3005)
평화의길 제주지부에 따르면 당시 무장대는 수용된 주민들을 구출함과 동시에 토벌대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1949년 1월 10일(음력1948년 12월 12일) 새벽 의귀초등학교를 습격했다.
하지만 이 사실을 미리 간파한 토벌대의 화력에 밀린 무장대는 전멸에 가까운 타격을 입은 채 퇴각했다.
이 사건으로 학교에 수용된 주민 80여 명은 1월10일과 12일 두 차례에 걸쳐 학교 동쪽 약 200m지점(의귀리 1506-6번지)의 밭으로 끌려가 학살당하는 비극을 맞았다.
토벌대가 무장대와 내통했다는 구실로 이들을 집단 참살한 것.
남원지역 9개 마을에서 희생당한 양민 967명 중 의귀리 250명, 한남리 100명, 수망리100명으로 의귀마을 피해가 가장 컸다.
사건 발생 54년 만인 2003년 9월 16일 이장을 위해 유해를 발굴하는 과정에서 서쪽 봉분 17구, 동쪽 봉분 14구등 총 39구(남15구, 여7구, 청소년추정 2구 포함한 성별미상 17구)가 다수의 유물과 함께 확인됐다.
우리나라 현대사에서 6·25 한국전쟁 다음으로 피해가 많았던 4·3항쟁, 평화의길 제주지부 관계자는 "이승만을 비롯 박정희·전두환 군사정권은 이 사건을 묻어두려고 안간힘을 썼고 거론조차 못하게 막아왔지만 세월이 흘러 진상규명이 이루어져 이제라도 보상이 이루어지고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남원4·3위령비는 2017년 2월 24일 의귀리 남선사 의귀교 옆에 세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