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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지방선거 사전투표가 지난 27일부터 진행 중인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제주도의원 후보들의 자질 논란이 여전하다. 

제주투데이가 취재한 내용을 종합한 결과 당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쳐지는 민주당 비례대표 도의원 후보 1~4번 중 3명이 전 도지사 또는 도의회 의장 등의 측근이거나 전과가 있는 인사다. 

1번 박두화 후보는 두영종합건설㈜ 사내이사로 우근민 전 지사 측근의 부인이다. 

2번 현지홍 후보는 전 대통령비서실 행정관으로 지난 2012년 총선 당시 일명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 분당(分黨) 사태’로 불리는 비례대표 후보 부정 경선 과정에서 업무방해죄 전과가 있다. 

지난 2011년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 진보신당 탈당파 등이 연합해 창당한 통진당은 한국 진보정치계로부터 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2012년 4.11 총선을 앞두고 실시된 비례대표 후보 경선 과정에서 당시 후보로 나섰던 오옥만 전 통진당 제주도당위원장과 측근 당원들이 온라인 투표 과정에서 부정행위를 저지른 사실이 드러났다. 

오 전 위원장에 대한 몰표가 나온 제주시 내 한 건설회사 사무실에서 일부 당원들이 동일한 인터넷 주소(IP)로 중복 접속해 대리 투표(업무방해죄)를 한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밝혀졌다.

오 전 위원장은 업무방해죄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부정 경선 과정에 가담한 현 후보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비례대표 후보 부정 경선 사태는 진보정당 지지자들은 물론이고 새로운 정치를 기대했던 유권자들이 진보정당에 등을 돌리는 계기가 됐다. 이 때문에 당내 계파 갈등으로 대규모 탈당이 이뤄지면서 진보신당, 진보정의당 등 분당으로까지 이어졌다. 

민주당 도당 관계자 A씨는 “당초 다른 분이 앞번호를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현 후보가 비례대표 후보자 선거 3일 전에 갑자기 출마했다”며 “경선에서 낙선한 문대림 전 이사장을 챙겨준다고 내준 2번 자리를 현 후보가 차지했다”고 말했다. 

4번 양홍식 후보는 전 제주도 해양수산국장(직무대행)이자 제2공항 소통지원센터장을 역임한 공무원 출신으로 좌남수 제주도의회 의장의 ‘낙하산’으로 잘 알려져 있다. 

좌 의장은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 제주도당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으며 공정성 논란이 일기도 했다. 지난 4일 비례대표 순위 선정 투표에 앞서 좌 의장이 'O' 'X'를 표기한 상무위원 명단이 유출돼 개입 의혹이 일파만파 퍼지기도 했다(관련기사☞민주당 비례대표 후보 선정에 좌남수 의장 개입?..."아니다"). 공천관리위원장의 경우 도당위원장(송재호)이 임명한다. 

민주당 도당 관계자 B씨는 “비례대표의 경우 정당 생활이 가장 우선시된다”며 “그런데도 양 후보는 입당한 지 1개월 만에 비례 4번이 됐다. 좌남수 의장이 양 후보를 심으려고 엄청 작업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애초에 도의장직에 계신 분이 선거 공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공천관리위원장을 맡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됐다. 공천관리위원장은 모든 과정을 투명하고 중립적으로 해야하는 자린데 비례대표 문제까지 관여했다”며 “당 내부에서도 좌 의장이 위원장을 맡는 데 대해 반대하는 의견이 많았는데 (좌 의장 본인이)맡겠다고 밀어붙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민주당 도당 관계자 C씨는 “지난 20년 가까이 도의장이나 도의원이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은 경우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며 좌 의장이 공천관리위원장에 임명된 데 대해 부적절했다는 의견을 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제주도의원 비례대표 의석 수는 모두 8석이다. 이는 정당 투표율에 따라 배분된다. 

우선 득표율 5% 이상이 되는 정당이 의석을 1석이라도 가져갈 수 있는 기준이 된다. 5%가 안 되는 정당은 제외한 뒤 5% 이상 득표를 한 정당만을 놓고 다시 득표율을 백분율로 환산해 총 의석수(8석)를 곱한 수만큼 의석을 가져갈 수 있다. 여기서 배분이 되고 나서도 의석이 남으면 그 다음 득표 순으로 1석씩 차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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