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방검찰청과 ㈔제주올레, 제주보호관찰소, 청소년범죄예방위원 제주지역협의회 등 6개 유관기관 관계자들, 현재 보호관찰 중인 청소년들이 지난 3일 '손 심엉 올레!'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제주지검 제공)
제주지방검찰청과 ㈔제주올레, 제주보호관찰소, 청소년범죄예방위원 제주지역협의회 등 6개 유관기관 관계자들, 현재 보호관찰 중인 청소년들이 지난 3일 '손 심엉 올레!'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제주지검 제공)

소년범들이 제주 올레길을 걸으며 내면과 대화를 하고, 새로운 길을 찾는 자리가 마련됐다.

제주지방검찰청은 지난 3일 ㈔제주올레와 제주보호관찰소, 청소년범죄예방위원 제주지역협의회 등 6개 유관기관, 현재 보호관찰 중인 청소년 8명과 함께 '손 심엉 올레' 프로그램을 벌였다고 7일 밝혔다.

이들 기관은 지난달 19일 청소년의 재범을 막기 위한 취지로 이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 프로그램은 프랑스의 소년범 교정 프로그램인 '쇠이유'에서 착안됐다. 쇠이유는 소년원에 수감된 청소년이 자원봉사자와 함께 약 1800km를 걷는 도보여행을 완수하면 귀가 조치하는 방식이다.

손 심엉 올레도 이와 비슷하다. 자원봉사자와 소년범이 함께 제주 올레길 26개 코스(모두 425km)를 걷는다. 이를 통해 유대관계를 형성하고, 이후에도 지속적 관계를 유지해 실질적으로 청소년을 선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이 프로그램은 3~4시간 가량 소요되는 제주 올레 5코스 '남원포구~위미항(약 7Kkm)' 구간에서 첫 걸음을 뗏다. 이날은 시범 실시로 일부 올레길만 걸었지만, 제주지검은 코스를 점차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박종근 제주지검 검사장, 서명숙 (사)제주올레 이사장, 유정호 제주보호관찰소 소장, 오순자 청소년범죄예방위원 제주지역협의회 부회장, 김종환 보호관찰위원 제주보호관찰소협의회 회장 등이 참석했다.

참가한 청소년들은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대화를 나누면서 올레길을 걷거나, 묵묵히 걸으면서 생각을 정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지검 관계자는 "청소년들은 걷는 동안 밝게 웃으면서 '여행을 좋아하는데 서귀포까지 와서 바다를 보고, 숲길을 걸으니 너무 좋다', '복잡한 생각이 정리돼서 좋다'는 등의 이야기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이어  "청소년들은 '검찰청이나 법원이 아닌 밖에서만 검사를 만나겠다'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대부분 허심탄회한 모습으로 적극 참여했다"고 덧붙였다.

박종근 검사장은 "청소년들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올레길을 걸으면서 자신의 내면과 대화를 하고, 자원봉사자들과 함께하면서 성장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기대했다.

서명숙 이사장도 "'손 심엉 올레'를 함께 하는 청소년들이 제 남동생과 함께 개척한 제주올레를 걸으면서 제주자연과 문화를 알고, 스스로를 깨달아 변화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제주지검은 지역사회와 함께 이 프로그램을 체계화·제도화하는 등 청소년의 원활한 사회복귀를 돕는 실효적인 청소년 선도 프로그램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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