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74주년을 맞아 이를 추념하는 시집 <서로의 이름을 부르다 보면>이 발간됐다.

제주작가회의(회장 강덕환)가 펴낸 이 시집은 제주4·3희생자 및 유족, 혹은 4·3을 경험한 제주인들의 체험과 삶에 대한 문학적 형상화, 4·3 이후를 살아온 미체험 세대로서의 4·3에 대한 시선, 4·3과 같이 동시대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타 지역 사례에 대한 문학적 형상화 등에 초점을 두고 제주4·3 시화전에 출품된 작품들을 엮었다. 특히 올해 다랑쉬굴 유해 발견 30주년이 되는 해를 맞아 다랑쉬굴 희생자들뿐만 아니라 4·3 희생자들의 진혼을 위한 문학적 접근을 시도했다. 

제주작가회의는 이번 시집의 여는 글에서 “북촌 너븐숭이 옴팡밭에서/ 성산 일출봉 터진목에서/ 표선 백사장 달빛 아래서/ 강알 터진 옷 입은 채 젊은 어멍 젖무덤에서/ 아무개의 ‘자’로 태어나 새벽 이슬처럼 스러진/ 수많은 이름들을 생각한다”며 “이름 없는 이름들을 부르고/ 지워진 이름들을 다시 부른다/ 산자가 살지 못한 자의 이름을 부르고/ 죽은 자가 죽지 못한 자의 이름을 목 놓아 부르는/ ... 서로의 이름을 가슴으로 부른 선명한 자국들”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 시집에는 제주작가회의 회원들뿐만 아니라 도외 각지에서 활동하는 87명의 작가들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으며, 이 작품들은 지난 4월 2일부터 9월 30일까지 제주4·3평화공원 문주(공원 정문)에 전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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