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김광수 제주도교육감 당선인이 제주시 전농로에 위치한 인수위 사무실에서 제주도인터넷신문기자협회 소속 회원사 4개사와 공동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지난 17일 김광수 제주도교육감 당선인이 제주시 전농로에 위치한 인수위 사무실에서 제주도인터넷신문기자협회 소속 회원사 4개사와 공동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김광수 제주도교육감 당선인은 앞으로 4년간 역점을 두고 추진할 교육행정의 키워드로 ‘소통’과 ‘학력 증진’을 꼽았다.

지난 17일 제주도인터넷신문기자협회 소속 회원사 4사(미디어제주·제이누리·제주투데이·헤드라인제주)는 제주시 전농로에 위치한 김광수 당선인 인수위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 당선인은 지난 선거 운동에서 ‘소통하는 교육감’이라는 슬로건을 내걸 정도로 상대 후보의 ‘불통’을 지적하며 ‘소통’을 강조해왔다. 

그는 “가장 먼저 교육청 홈페이지에 ‘묻고 답하기’ 게시판을 살릴 것”이라며 소통의 필요성을 피력하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이어 “당선되고 나서 아침 일곱 시부터 고등학교 교문 앞에서 아이들의 등교 상황을 지켜봤다. 앞으로는 일곱 시에 초등학교 교문으로 갈 것”이라며 “현장을 직접 가봐야 등굣길이 안전한지 어떤지라도 볼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엎어질 때까지 현장에서 뛰겠다”며 “제주교육의 답은 교육감실에 있는 게 아니라 현장에 있다. 1년 만에 ‘제대로 뛰고 있다’는 소리가 나오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김 당선인은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한 학력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 (가칭)‘학력진단평가’를 실시할 계획도 밝혔다. 다만 강제적이 아닌 학교장을 설득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그는 “각종 통계에 따르면 학력 분포를 보면 코로나를 거치며 기존 삼각형 모양에서 호리병 모양으로 바뀌었다”며 “이는 중간층이 없어지고 위와 아래의 비율이 커졌다는 걸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학력 격차를 줄이기 위해선 제대로 된 진단이 필요한데 샘플 평가 방식이 아닌 전체적으로 하되 학교와 학부모가 자율적으로 선택해 추진하도록 할 것”이라며 “실시 시기와 방식은 중간고사나 기말고사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고 설명했다. 

학력 증진을 강조한 공약을 두고 사교육이나 학생간 과다경쟁을 부추긴다는 목소리에 대해서 김 당선인은 “오히려 제가 당선할 수 있었던 이유”라고 답했다. 

그는 “주변에서 학부모들이 ‘우리 애 공부 좀 시켜달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며 “제가 ‘학력’이라는 표현을 쓰기 시작한 게 7~8년 됐는데 처음엔 조심스러웠다. 게다가 상대 후보가 ‘과거’라며 시대에 뒤처지는 발상이라고 하길래 더 조심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런데 내가 상대 후보 눈치를 볼 게 아니라 제대로 생각을 하고 있구나 하는 판단이 들더라”며 “그래서 오히려 ‘그래, 나 과거다’하며 ‘애들을 공부시키겠다’하고 토론할 때마다 말했다. 이게 도민들의 마음을 제대로 읽은 것이었고 지지율을 반등시킨 배경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17일 김광수 제주도교육감 당선인이 제주시 전농로에 위치한 인수위 사무실에서 제주도인터넷신문기자협회 소속 회원사 4개사와 공동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지난 17일 김광수 제주도교육감 당선인이 제주시 전농로에 위치한 인수위 사무실에서 제주도인터넷신문기자협회 소속 회원사 4개사와 공동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읍면지역 교육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선 교사들의 수업 시수를 줄이는 방향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 당선인은 “교육감의 권한이 허락하는대로 읍면지역 교사 수업시수를 줄이고 싶다”며 “읍면지역 학교의 경우 수업시수 때문에 교사들이 동지역 교사들과 달리 한 과목만 집중해서 수업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일반고 입시 경쟁을 해소하기 위해 “동지역 중학교 졸업생의 75%가 동지역 고등학교에 입학할 수 있도록 학급 수를 늘리겠다”며 “이 정도가 되면 제주도 전체가 고교 평준화 지역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석문 교육감이 역점을 두고 추진해왔던 IB(국제 바칼로레아) 제도와 관련해선 “1~2년을 두고 본 뒤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김 당선인은 “지금 당장 IB제도를 폐지하거나 뒤집진 않을 것”이라며 “현재 IB 도입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에게 혼란이나 피해를 주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가 만약 IB 도입을 두고 고민했다면 평가 방식만 가져왔을 것”이라며 “수업은 이미 대부분의 교사들이 토론식으로 할 수 있는 역량이 있고 에세이도 애들이 이미 쓰고 있다. 평가방식만 서술형 방식으로 바꾸면 되고 그게 IB제도의 목적”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IB제도는 한국 대입 제도와 맞지 않아서 도입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은 학생부종합전형으로 대학교에 가야한다”며 “오히려 이 아이들의 입시 문이 좁아지는 것이다. 이 결과에 대해 누가 책임을 지느냐. 바로 아이들 아니냐. 그래서 IB제도 도입에 대해 불안했다”고 우려했다. 

잇달아 발생하는 고등학교 현장실습제도 인명사고와 관련해선 “당장 내년부터 없애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당선인은 “특성화고의 경우 실업 기술들을 고등학교 때부터 가르쳐야 하는가에 대해서 회의적”이라며 “고등학교에선 전인교육을 시키고 기술들은 대학에서 전공해도 충분하지 않겠는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실업계에서 현장실습제도를 없애는 대신 차라리 창업교육을 하는 건 어떨까 고민하고 있다”며 “차라리 1~2달 코스로 전문가를 데려와 창업교육을 하는 게 옳은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피력했다. 

교육의원 제도 일몰과 관련해선 “교육정책은 교육청에서만 하는 게 맞다”며 “예전에도 이 생각엔 큰 변화가 없었다. (교육의원 제도 폐지에 대해)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고 답했다. 

지난 17일 김광수 제주도교육감 당선인이 제주시 전농로에 위치한 인수위 사무실에서 제주도인터넷신문기자협회 소속 회원사 4개사와 공동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지난 17일 김광수 제주도교육감 당선인이 제주시 전농로에 위치한 인수위 사무실에서 제주도인터넷신문기자협회 소속 회원사 4개사와 공동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다음은 김 당선인과 일문일답.

-취임을 앞둔 소감.

“교육감은 칭찬을 듣는 자리가 아니다. 그래서 먼저 교육청 홈페이지에 묻고 답하기 게시판을 살릴 거다. 싫은 소리도 들어야 한다.”
 

-이석문 전 교육감의 소통 부재를 지적했다. 교육행정의 원활한 소통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은.

“벌써 시작했다. 아침 일곱 시부터 고등학교 교문 앞에서 등교 상황을 봤다. 이제 일곱 시에 초등학교 교문 앞으로 갈 거다. 이제 이런 식으로 직접 가서 볼 거다. 직접 가서 상황을 판단해야 등굣길이 안전한지 어떤지 볼 수 있다. 이런 초심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 초등학교 교장을 4년 하면서 초심을 지켰던 경험이 있다. 아침 6시에 출근했다. 지나가는 강아지한테까지 인사했다.(웃음) 그러니까 우리 학부모들이 아이들 데려오면서 교장선생님 얼굴보고 그랬다. 오전 7시 반쯤 되면 끝난다. 그러면 그때 가서 아침 먹고. 선생님들은 그때 수업에 들어갔다. 그 당시는 아침부터 수업이었으니까. 아침 정규 수업시간 전에 두 시간 수업하던 시절에. 그게 없어져서 제주 학력이 떨어졌다싶다. 어쩌면 김광수를 뽑은 많은 도민들이 그걸 원할지도 모른다. 취임 후 처음 소통의 부족을 해결하고 어떻게 학력을 올릴 것인가를 고민하겠다.”


-0교시 부활을 하겠다는 건가. 

“0교시라는 용어는 쓰면 안 된다. 언제까지나 학교장 선생님 책임 하에 학교차원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이 방과후 교육활동일 거다. 교장선생님이 안 하겠다는 걸 강제로 시킬 수는 없다. 하지만 학부모들이 원하고, 학교에서도 원하고, 그러면 설득해 볼 수는 있을 것 같다.”

 

-학력진단평가 공약을 내걸었다. 학교 전체적으로 실시할 건가. 

“선택적으로, 전체적으로 해야 한다. 무슨 얘기냐면 과거처럼 일제고사식을 생각하는데 그런 식으로는 아니다. 난 솔직히 싫으면 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샘플식으로는 안 된다. 샘플로 아이들 기초학력을 짐작하는 건 그야말로 짐작이다. 오른 걸 모른다. 중간·기말고사 성적이 달라서, 입시 성적이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대한민국 중2 아이들의 수학학력 차이가 어느 정도 일까?’ 이건 샘플 (방식으로도) 가능하다.

하지만 ‘학력이 올랐을까, 내렸을까’ 이건 샘플로 안 된다. 그건 전수조사로 가되, 평가받는 걸 싫어하면 치지 않아도 좋다는 거다. 과거에 우리나라가 잘못 갔었다. 평가를 이용해 아주 나쁜 짓들을 했다. 일류학교, 이류학교, 삼류학교 이렇게 평가를 하기 시작한 거다. 그래서 사람들이 이게 아니다 싶어서 지난 몇 년 동안 전국적으로 평가를 안 하는 쪽으로 갔다. 그런데 이제 와서 ‘어, 이것도 아닌데’ 하기 시작한 거다.” 


-진단평가 시기는 언제쯤.

“시기가 문제인데 이런 방법도 있다.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활용하는 방법이다. 학업분포가 삼각형(위가 좁고 아래로 가면서 넓어지는)이 돼야하는데 코로나 때문에 지금 호리병형으로 돼 있다. 코로나19 거치면서 학원 열심히 가는 애들은 위쪽으로 갔다. 집에서 비대면 수업만 들으면서 휴대폰 본 아이들은 반대다. 중위권이 사라졌다. 삼각형 상태에서 호리병상태로 바뀌었다. 보통 교사들이 중간 아이들 수준으로 수업을 한다. 하지만 이제 중간이 없어졌다. 그 포인트가 없어진 거다. 빨리 삼각형 모양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걸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학교장 선생님 책임 하에 학교별로, 교과별로 해야한다. 제가 볼 때 꼭 필요한 과목은 수학이 아니라 독해력이다. 아이들이 지문을 읽어도 주제파악을 못하고 있다. 심각한 얘기다. 초등학교 저학년 가면 글자 못 읽는 아이들도 꽤 있다. 막연하게 진단평가라고 말하지만 교과목에 따라, 학급에 따라 그 선생님들이 전문가다. 나름대로의 방법들이 있을 것이다. 급한 게 아이들이 빨리 읽게 해야한다. 산수도 분수보다 덧셈 뺄셈부터 가르쳐야 한다. 

이걸 교육청에서 어떻게 할 수 없고, 계속 수업을 하라고 예산지원을 하는 수밖에 없다. 방과 후 활동으로. 국가에서도 고민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래서 진단평가니 기초학력이니 얘기가 나오는 거다. 일단 취임하면 어쨌든 그게 먼저고, 학력을 높여달라는 부탁과 함께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

지난 17일 김광수 제주도교육감 당선인이 제주시 전농로에 위치한 인수위 사무실에서 제주도인터넷신문기자협회 소속 회원사 4개사와 공동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지난 17일 김광수 제주도교육감 당선인이 제주시 전농로에 위치한 인수위 사무실에서 제주도인터넷신문기자협회 소속 회원사 4개사와 공동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취임 후 역점을 두고 추진할 사업이 소통과 학력인가. 

“맞다. 당선된 배경이 그것이라고 생각한다. ‘공부 좀 시켜달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그래서 여론조사에서 반등한 표가 나왔다고 생각한다. 나도 엄청 놀랐다. 제가 학력이라는 용어를 쓰기 시작한 게 한 7~8년 전부터 썼다. 처음엔 조심하다가 상대 후보가 자꾸 ‘과거에 머물러 있다’ 하길래 조심했다. 근데 알고 보니까 그게 아니었다. 그래, 나 과거다. 애들 공부시키겠다, 했으면 더 나올 뻔했어요. 도민들의 마음을 읽는 게 이렇게 참 어려운 것이다. 내가 눈치 볼 게 아니라 제대로 생각하고 있구나, 생각했다. 그때부터는 토론할 때마다 말했다. ‘아이들의 건강과 행복, 안전을 생각하는 건 상대 후보도 나도 동일하다. 그런데 나는 아이들을 공부시키겠다’고 당당하게 얘기했다.”

 

-동지역과 읍면지역 학력 격차 해소를 위한 방안은.

“영원한 과제다. 읍면지역 학급당 아이들 수를 더 줄이고, 할 수만 있다면, 교육감 권한 내 있다면 읍면지역 선생님들 수업시수도 줄여드리고 싶다. 그러면 거꾸로, 읍면지역 아이들이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이 뭐 있을까. 재정지원은 꽤 되고 있다. 읍면지역 선생님들은 수업시수가 동지역과 비교해 적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18시간 맡겨 놓으니까, 선생님들이 피곤한 거다. 잘 가르치려고 해도 국어 선생이 한문도 해야 하지, 작문도 해야 하지. 동지역처럼 한 과목만 할 수 없다. 그런 부담부터 줄일 방법이 없을까. 선생님들을 아이들과 밀착시켜서 거기 아이들이 공부도 하고, 거꾸로 도시아이들이 지방으로 가는 상황이 생기지 않을까 막연한 생각을 하는데 이거도 역시 실험적인 얘기다.”


-제주에선 동지역 중학교 아이들 다수가 동지역 고등학교에 못 가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 때문에 동지역 고등학교 학급 수를 늘리겠다 공약했다. 

“장기적인 방법으로 봐야하는데, 과연 5~10년 후에 제주시내 학생 수가 줄어들까? 제 생각엔 안 줄어들 것 같다. 제주도 전체적으로는 줄어들겠지만 동지역에서는 안 줄어들 거라고 본다. 그러면 아이들이 가고 싶은 학교로 못가는 상황이 생긴다. 동지역 중학생 아이들이 동지역 고등학교로 입학하는 비율을 몇 퍼센트까지 하느냐. 이석문 방식으로 하면 65%, 나는 75%. 75% 이상이 되면 내신으로 하는 고입이 의미가 없어진다. 75% 이상이 되면 학교를 선택해서 갈 수 있는 상황이 된다. 그런 시스템으로 가서 말 그대로 제주도 전체가 평준화지역이 되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중학교 내신을 위해서 심하게 경쟁을 안 해도 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서 주춤주춤하고 있다.”


-학급 수 늘리려면 취임 직후부터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할 텐데.

“내년 4월까지 꼭 공론화 과정을 거치겠다. 소위 말하는 신제주권 일반고 증설 문제도 여기 포함돼있다. 땅을 사서 학교 짓는 건 불가능하다. 땅을 못 사면 못 짓는다. 방법만 있다면 학교 부지를 다른 데로 해서 다른 부지를 새로 사는 게 빠르지 않겠냐. 정 안되면 말이다. 언제까지나 기다릴 순 없다. 못 사겠다고 가만히 있을 순 없다. 안 되면 최악의 경우엔 그렇게 하겠다는 제 생각이다. 또 서부중학교 신설과 관련해 외도지역 아이들이 불편하면 지을 필요가 없다. 아이들에게 편하게 지어야 의미가 있다. 저 멀리 지어버리면 신설하는 의미가 없다. 도시계획할 때 학교 배치를 먼저 했어야 했지만 그렇지 못한 점이 아쉽다.”  

 

-이석문 교육감이 추진하고 있는 IB와 관련한 입장은.

“결론부터 말하자면 확대 안 하겠다. 하지만 현재 도입한 학교들은 적극 지원하겠다. 이석문 교육감이 투자한 걸 반대하진 않는다. 갈 때까지 가야지. 실적 자체가 제 게 아니다. 옳은 건지 그른 건지 모르겠지만 뒤집어 놓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확대는 안 하되 오히려 더 지원을 해서 1~2년 후에 성과를 볼 것다. IB에 대해서 할 말이 많다.

대구는 어떻게 했느냐면은 대구외고나 경북사대부고 같이 훌륭한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를 대상으로 학부모들에게 “졸업했을 때 DP(45점 만점)카드에서 받은 점수로 대학 갈 수 있는 대학교는 한국에는 없다”고 이걸 학부모들에게 미리 얘기한다. 대학갈 수 있는 방법은 학생부 종합전형밖에 없는데도 오겠냐 물어본 거다. 학교 전체가 아니라 학급의 동의를 얻었다. 이렇게 해야 한다. 그래서 걱정이 없다. 해외로 학교를 가니까. 

그런데 우리는 학교 통째로 IB를 도입했다. DP 가지고 어딜 가겠냐. 해외를 가겠느냐. DP카드가 필요 없다면 종합전형으로 제주대든 어디든 가야하는데 그건 아시다시피 20~25%다. 오히려 얘네는 입시 문이 좁아지는 것이다. 그래서 불안하다. 표선고는 그냥 수능만 봤을 때 80~100명 정도 대학에 가고 있더라. 과연 그 다음 후에는 그 정도로 갈까? 학생부종합전형으로 그만큼 못 간다면 실패한 것이다.

그 실패는 누가 책임지느냐. 아이를 가지고 실험한 것밖에 안 된다. 잘 될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전체적으로 그런 걱정 때문에 확대를 안 하겠다는 것. 만약 제가 했다면 IB에서 평가방식만 가져왔을 거다. 모든 선생님들에게 평가를 IB처럼 합시다라고 했을 거다. 이게 무슨 뜻이냐면 사지선다를 없애자는 것. 서술형 평가. 이게 목적이다. 수업은 토론식 수업인데, 그건 우리 선생님들도 합니다. 그다음에 에세이, 논술. 그것도 벌써 애들이 쓰고 있다. 평가방식을 그렇게 하면 된다. 

(IB는)돈 많이 든다. 기초 학교 인증 받는 것도 돈 들고 선생님들 연수시키는 것도 그 사람들이 와서 해야 하고 DP 시험치르는 값도 꽤 된다. 그리고 이제까지 한 재정투자도 꽤 된다. 이 모든 문제가 형평에 맞느냐는 물으면 할 말이 없는 것이다.“

지난 17일 김광수 제주도교육감 당선인이 제주시 전농로에 위치한 인수위 사무실에서 제주도인터넷신문기자협회 소속 회원사 4개사와 공동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지난 17일 김광수 제주도교육감 당선인이 제주시 전농로에 위치한 인수위 사무실에서 제주도인터넷신문기자협회 소속 회원사 4개사와 공동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특성화고 관련 입장은.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과연 우리가 특성화고나 실업계 고등학교에서 가르치는 직업이 고등학교 때 가르쳐서 할 내용인가하는 의문이 든다. 고등학교 전인교육을 시켜서 대학에서 전공해도 충분할 것 아닌가. 보건이라는 걸 꼭 고등학교때 해야하나. 그렇다고 간호사를 양성하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갈등이 있다. 옳다 그르다가 아니라 교육하는 입장에서 엄청난 갈등이다. 

전세계적으로 조기직업을 강조하는 나라가 있고, 아닌 나라가 있다. 미국에서는 ‘자기가 크면 하게 돼있다’ 이런 생각을 갖고 있다. 한국은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다. 노무현·김대중 대통령은 당선되자마자 자기 지역에 하나씩 선물했다. 부산상고를 부산고등학교로, 목포 상고를 목포고등학교로. 실업학교를 그렇게 바꿨다. 지금 시대는 상업학교에서 상업공부할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고등학교까지 전인교육 시켜서 대학에서 전공하는 게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결론을 내자면 뷰티 등은 어느 정도 자리 잡혀서 기대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본다. 하지만 그 외 특성화고는 존재가치가 있는가. 이걸 뭘로 증명하느냐면 아이들 진학률을 보면 안다. 75%가 대학간다. 취업은 15% 정도다. 그러면 그 75%를 위해서 일반고로 전환하자고 한다면 도민들이 어떤 생각을 할까. (반대 목소리가 많을 것 같다) 그래서 제가 지금 갈등이 많다. 제일 많이 간다는 한림공고와 여상 진학률이 20%정도다. 한림공고 같은 경우는 그래도 좀 특성화고 대접을 받는다. 만약 대학을 가도 그쪽으로 가고 창업하는 경우도 많다. 

한림공고를 의식해서, 고등학교 창업교육을 하겠다고 한 것이다. 창업교육을 말한 사람은 아마 제가 처음일 거다. 필요하다면, 교육청에 돈만 있다면 창업 자원까지 지원해주는 그런 식으로 가야할 것 아닌가.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지역학교 아이들을 그렇게 키워줘야 한다는 거다. 

창업이 점점 더 빨리지고 있다. 실업계에서 현장실습제를 없애는 대신 차라리 창업교육을 하자는 것이다. 당장 내년부터 없애겠다. 지금도 거의 없는 거나 다름없다. 차라리 그 시간에 1~2달 코스로 전문가 데려다가 창업교육을 하자. 그게 더 옳은 길 아닌가. 그리고 법적으로 보장된 2월20일까지 학교수업을 해주자는 것. 현장실습 보내지 말고. 

 

-고교학점제와 관련한 생각은.

“고교 학점제는 정말 멋진 제도인데 정말 후회가 된다. 대입 제도와 선생님 관계를 생각해야 한다. 학점제를 제일 반대한 것은 소수 과목 선생님이다. 교사 밥그릇 문제가 생기는데 여기에 대한 대안이 없다. 그리고 이렇게 공부한 아이가 대입 보장이 안됐다. 우리나라에서는 고등학교 정책과 대입 정책과 연계를 안 시킬 수가 없다. 안타까운 얘기다. 지금 시범학교는 무늬만 학점제도다. 제가 볼 때는 아이들의 과목이 줄어들어야 제대로 된 학점제가 된다. 국영수 사회 하나 과학 하나 선택 하나 해서 여섯과목 정도. 아이들의 책가방이 훨씬 가벼워지고 훨씬 편안해질 것이다.”

 

-당선인이 설명하는 교육정책 기준이 대학 진학률에만 치우친 것 같다. 

“예를 들어 표선고등학교에 와서 공부하는 아이들은 행복하다고 한다.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다. 만족도 높은 것만으로 교육목표로 되겠나? 표선고나 일반고나 다름없다. 일반고는 최종 평가를 만족도만 볼 건가? 당연히 진학상황을 고려 안 할 수가 없다. (IB는) 진학문제만 빼면 아이들 만족도는 최고다. 왜? IB 프로그램은 아이가 싫으면 안 한다. ‘새로운 걸 아는 것 보다는 너가 지금 알고 있는 걸 가지고 해라’ 그래서 수능을 못 치는 거다. IB 프로그램을 한 아이들은 수능 점수가 안 나온다. 예를 들어 국제학교에서 그 우수한 아이들이 수능으로 대학 간 아이 잘 없다. 적응이 안 된 거다. 우리나라 수능스타일과 IB, DP, SAT가 안 맞는거다. 

학교는 아이들 편하게만 있으라는 곳이 아니라는 거다. 어떤 엄마들은 “왜 꼭 대학만 생각해야 하느냐”고 묻는다. 제가 주장하길, 당연히 대학만 생각해야하는 건 아니지만 진학률 말고 우리가 비교를 할 기준이 없다. 여상 졸업생을 보면 취업한 아이들도 결국에는 대학을 간다. (취업한) 20%로 분류된 아이들도 결국에는 나중에 대학을 간다. 우리 사회는 그렇게 구조가 돼있다. 그래서 우리나라 교육정책은 대입과 연관이 안 되면 실패한다.“

 

-지난 선거 상대 후보였던 이석문 교육감의 공약 가운데 도입하고 싶은 정책이 있다면. 

“아이들 복지 관련 정책”

 

-교육의원 제도가 일몰이 돼 이번이 마지막이다. 이와 관련한 입장은.

“수년 전부터 얘기해왔다. 교육의원들은 교육청으로 돌려보내야 한다. 일몰제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 교육청에서 제주사회 현안 말고 제주교육 정책에 대해서만 생각하자.”

 

-도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

“성원해주신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부지런히 뛰겠다. 엎어질 때까지 현장에서 뛰겠다. 교육감실에 답이 있는 게 아니라 현장에 답이 있다. 취임 1년 만에 ‘제대로 뛰고 있다’는 소리가 나오게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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