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엊그제 새로운 기내식을 선보였다.
 
지난 90년 기내식용 ‘비빔밥’을 개발, 세계적 기내식으로 성장시킨 대한항공이 또 하나의 역작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메밀싹과 배춧속으로 만든 샐러드, 된장소스와 생유자 간장소스, 떡으로 만든 케이크 등등.  마치 특급호텔의 호화 한식메뉴를 연상케 한다.

사극 <대장금>이 선통적 인기를 끌자 대한항공은 이에 착안, 기내식에도 궁중요리를 능가하는 '건강퓨전한식요리'를 만든 것이다.

이를 위해 대한항공은 전통음식 연구가를 고문으로 영입, 전통적인 한국의 맛을 기내식을 통해 세계에 알리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

실제 기내식을 한식으로 개발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좁은 기내에 밥, 국 등 가지수가 많은 찬들을 나열하기가 힘들고 국제선의 특성상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하는 것도 어렵기 때문이다.

뿐만아니라 우리 전통음식 특유의 냄새를 외국인들이 싫어할 수 있기 때문에 이 냄새를 없애고 최소화하는 것도 여간 힘든게 아니라는 것이 대한항공측의 설명이다.

이같은 노력의 결과 90년 선보인 ‘비빔밥’의 경우 이제 1300만식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고 한다.

98년에는 기내식의 오스카상이라는 ‘머큐리상’을 수상했다.  최근에는 튜브용 고추장의 기내판매까지 하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 같은 요리가 퍼스트 클래스용이거나 중장거리 노선에만 서비스 한다는 것이다.

물론 1, 2등석의 고급 손님들에게 우리의 고유한 맛을 알리는 것도 바람직한 것이고 긴 비행시간동안 감칠맛나는 서비스를 하는 것도 좋은 일이다.

그러나 한일 노선등 단거리 국제선이나 일반석의 기내식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데 문제가 있다.  실제 제주-동경이나 제주-오사카, 부산-오사카 노선등의 경우 일반석의 기내식은 초.중.고의 간이급식보다 못한 샌드위치 몇조각이 전부이다.

15일 주기로 바꾼다며 나온 것도 김밥 두 조각에 빵 한 조각이다.

하루이틀이 아니고 이 같은 기내식은 20여년간 계속되고 있다. 아예 변화나 개발을 외면하고 있다는 말이다.

일부 승객과 외국인들은 급식을 거부하고 이 같은 사정을 잘 아는 승객은 개인적으로 기내식을 가정이나 일반 식당등에 주문해 탑승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측은 짧은 비행거리에서 뜨거운 음식을 만들수가 없고 위생 관리상 어려움이 있다고 변명한다.
 
그러나 퍼스트클래스용 기내식의 10분의 1만 노력해도 승객들의 사랑받는 음식을 만들어 서비스 할 수 있을 것이다.

1시간여 동안 왕복 43만원에서 50만원을 웃도는 비싼 항공료를 내는 일반 승객을 위해 피부에 와 닿는 서비스가 필요하다.

대장금 요리같은 왕을 위한 궁중요리도 좋지만 일반이 즐겨 들 수 있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알찬 기내식을 만나고 퍼스트 클래식용 기내의 평품회에 이어 일반석용 기내식 평품회를 개최할 것을 승객의 한사람으로서 요구하고자 한다.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