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출신 8명을 포함한 해외 민주인사 33명이 30년만에 꿈에 그리던 고국 땅을 밟았다.

'해외민주인사 명예회복과 귀국보장을 위한 범국민추진위원회'(임종인 집행위원장)의 초청으로 19일 오후 12시 일본발 여객기 3편을 통해 도착한 이들은 기자회견을통해 조국사랑에 대한 뜨거운 마음을 전했다.

재일한국민족통일운동연합(한통련) 소속 인사가 주를 이룬 이번 방문단 가운데 일본에 사는 제주출신 인사 8명이 포함돼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남제주군 표선면 성읍리 출신 이철(55.한통련 오사카 본부 대표))씨를 비롯한 제주출신 인사들은 이날 오전 11시40분 다른 해외민주인사 13명과 함께 간사이발 대한항공 KE722편으로 함께 도착했다.

또 표선면 토산리가 고향인 김창수씨(한통련 오사카본부 상임위원. 이쿠노지부 대표)와 한통련 기획실장을 맡아 한통련을 이끌었던 김정부씨(54.도쿄 거주)를 비롯해 융사(50.한통련 오사카본부 부의장.도쿄 거주), 창오((49.한통련 오사카본부 사무국장.오사카 거주) 3형제도 이날 고국을 찾았다.

그 외 서귀포시 법환동 출신의 강종헌 한통련조국통일위원장(범민련일본지역본부 부의장.동경거주), 조천읍 신촌리 출신의 한청 오사카본부 위원장 고수춘(오사카 거주), 허경민(한통련 오사카본부 부대표,오사카 거주) 등도 속속 고향땅을 밟았다.

 이날 이지훈 참여환경연대 대표는 인천공항에 직접 찾아 제주출신 인사 8명의 이름과 '제주출신 해외민주인사 입국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라는 내용이 적힌 플래카드를 내걸고 방문단을 맞았다.

이 대표는 또 진보웹진 제주의 소리(www.jejusori.net)을 통해 해외민주인사들의 방문 소식을 신속하게 전하며 오랜 망명생활을 통해 조국 민주화와 평화통일을 위해 노력해 온 이들인사들의 감격스런 모습을 전했다.

이들은 이날 환영만찬에 참가한 뒤, 20일 광주 5·18 묘역, 21일 부산 민주공원 등을 차례로 방문한다.
한편 방문단은 해외민주인사 명예회복.귀국보장 추진위원회의 주관으로 오는 26일까지 7일동안 예정된 한가위 해외민주인사 고국방문 행사에 참석할 계획이다.

 

<한통련 한가위 고국 방문단 도착성명 전문  >
환영나와 주신,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정말 반갑습니다. 한통련 한가위 고국 방문단 입니다. 한통련 결성 이래 처음으로 꿈에도 그리던 고국땅을 밟게 되니, 어떻게 말을 해야 좋을지 모를 정도로 감개 무량합니다. 이번 한가위 고국 방문을 쾌히 승락해 주신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한 관계 당국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저희들의 고향 방문을 실현시키기 위하여 백방으로 노력해 주신 <해외민주인사 명예회복과 귀국 보장을 위한 범국민 추진위원회> 여러 선생님, 그리고 저희들에게 깊은 관심을 가져 주신 국민 여러분께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저희들은 비록 일본 땅에서 살고 있지만은 단군 민족의 일원으로서 또 대한민국 국민의 일원으로서 긍지를 깊이 간직하고 그 국민으로서의 자부심을 한시라도 잊은 적이 없습니다. 저희들은 제 나라 제 민족을 뜨겁게 사랑하고 그 사랑을 온 몸으로 실천하는 것을 가장 아름답고 값진 생활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살아 왔습니다.

저희들이 일본 땅에 살면서 적은 힘이나마 자주 민주 통일 운동을 벌려 온 것도, 이런 신념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이번 저희들의 방문이 해외 동포와 국내 동포들 간의 민족적 유대를 강화하고 나아가서는 온 민족의 화해와 단합에 기여할 수 있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습니다.

우리 민족은 20세기 초 국권 상실로 부터 근 한세기가 넘게 수난의 시대를 살아 왔습니다. 이제 그 오욕의 수난사에 종지부를 찍고, 밝은 미래의 새 시대를 열어 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두 동강이 나 있는 우리 조국을 하루빨리 하나로 만들어야만 할 것입니다. 그 길은 통일의 이정표인 6·15 남북 공동 선언을 성실히 실현해 나갈 때, 반드시 그 날은 다가올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인도의 시성 타고르는 일찌기 우리나라를 가리켜 <동방의 등불> 이라고 예찬한 바 있습니다. 우리 7천만 겨레가 모두 합심하여 통일 조국을 이루어 낸다면, 동방의 등불을 뛰어 넘어 <세계의 등불>이 되어, 온 인류에 새로운 문명의 빛을 뿌리게 될 것입니다.

고 장준하 선생은 <민족의 길>이라는 책에서 못난 조상이 되지 않기 위해 라는 말씀을 남기셨습니다만, 우리 한통련은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우리 후손들이 우리 조상들은 모두 열렬한 애국자였다고 자랑하고 다닐 수 있게, 우리 모두 진정으로 조국을 사랑하는 애국자가 되자고 말입니다.

끝으로 이번 태풍으로 귀중한 목숨을 잃으신 분들에게 애도의 의를 표합니다. 그리고, 피해를 입으신 국민들께도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하고 싶은 말은 태산같습니다만, 간략히 이것으로써 도착 인사를 마치고자 합니다. 존경하는 온 국민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과 인사를 드립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2003년 9월 19일
재일한국민주통일연합 의장 곽동의
<성명 전문 제공=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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