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는 조총련 동포 수난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

재작년 일본인 납치 가족들의 귀국과 함께 북한에 남은 그 가족들의 귀국 문제로 인하여 북한과 일본 정부 사이에 해결의 실마리는 커녕 서로 비난 성명으로 일년이 지났다.

이 영향으로 일부 일본인 우익 단체들은 조총련 기관에 폭탄 장치와 총격사건이 계속 일어났다.  또 조총련 학교 동포 학생들에 대한 협박과 비방이 전국적으로 파급 되었다.  일본 TV는 매일 북한에 대한 방송을 뉴스 시간 이외의 와이드 쇼에서도 다뤘다.

북한의 현실을 뉴스성을 갖고 직시하지 않고 냉소와 야유성을 띤 내용물로 기획한 방송도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물론 이러한 일방적인 편파 보도 속에서도 조총련 동포와 학생들의 일상적인 생활을 사실대로 방송하는 예도 있었지만 극히 드물었다.

이러한 악조건 속에 조총련 고등학교 학생들이 럭비(조총련에서는 투구(投球)라고 함)와 축구 전국대회에 나가기 위한 지역대표 결승전에서 당당하게 우승했다.  그것도 최고 격전지인 오오사카와 코오토에서였다.

럭비는 오오사카후 제1지역에서 오오사카 조선교교가 우승했으며, 축구는 쿄오토 조선고교가 우승했다 .

럭비는 일본에서 야구, 축구 다음가는 인기 구기종목으로서 제83회 전국고교대회에 처음으로 출전했다.

일본 럭비 경기장의 성지라는 히가시 오오사카시 하나조노(花園)구장에서 오오사카 조고는 2km 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일본 정부로부터 정식으로 고교로 인정받지 못하는 조고는 10년 전에야 지역대표 시합에 출전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그 후 네 번이나 결승전까지 진출했었으나 이번 처음으로 이겼다.  지난 12월28일 1회전에서 이기고 30일 2회전에서 아깝게 지고 말았다.  축구도 마찬가지였다.

축구는 제83회 전국고교대회에 쿄오토 조고가 처음으로 출전해서 1월2일 부전승으로 2회전까지 진출했으나 첫 시합에서 지고 말았다.  (오오사카 조고도 한번 출전한 적 있음)

그러나 그들의 지역 강호팀들을 물리치고 전국대회까지 진출하여 선전한 시합에 대하여, 중계한 일본인 아나운서는 물론 메스컴들도 신선한 감동을 주었다고 해설하면서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수난의 해였던 조총련 동포들만이 아니고 재일동포와 일본인들에게 젊은 세대인 그들은 새로운 희망을 안겨주면서 지난해를 유종의 미로 장식했다.

올해도 그들의 건투를 손모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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