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불축제 사후 처리가 엉망이다.

급기야 환경단체가 지난 30일부터 이틀간 북제주군 새별오름에서 열린 들불축제와 관련, 관계당국이 ‘쓰레기 문제 불감증’에 빠진게 아니냐는 지적을 제기하고 나섰다.

제주환경운동연합(공동의장 김경숙ㆍ홍성직ㆍ강영훈)은 들불축제 기간을 포함해 4일 동안 ‘쓰레기 없는 축제 만들기’ 사업의 일환으로 ‘쓰레기 배출 및 수거실태’ 모니터링을 벌였다.

이 결과 “축제장 내에서 불법 소각이 이뤄지고,  음식물쓰레기를 일반쓰레기와 함께 매립 처리되는 고질적인 병패를 반복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제주환경련은 4일 들불축제 쓰레기 모니터링 결과(1.30-2.2)를 발표하며 ▲축제장 내 불법 소각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관계기관의 홍보 및 관리 미흡 ▲형식적인 분리수거함 설치 ▲음식물쓰레기가 일반 쓰레기와 함께 매립장에 매립한 점 등을 지적했다.

이날 제주환경련은 “마을 참여 부스, 품바공연, 기타 부스 등 일부 행사 부스에서는 쓰레기불법소각이 무불별하게 이뤄지고 있었다”며 “축제가 진행 중에도 소각이 이뤄지는 등 캔, 페트병, 음식물쓰레기 등은 분리되지 않은 채 그대로 소각됐다”고 말했다.

또 “쓰레기 투기 및 발생을 자제해 줄 것을 알리는 안내방송 또는 홍보현수막, 입간판 등이 전무해 쓰레기감량을 위한 지도관리가 미흡하다”며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관계기관의 안일한 태도를 꼬집었다.

더욱이 제주환경련은 “축제장 내 1회용품 사용이 남발되어 쓰레기 과다발생을 부추긴 것으로 판단된다”며  “1회용품 사용에 대한 규제 또는 적극적인 권고로  1회용품 사용을 충분히 줄일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제주환경련은 이에대한 사례로 “지난 한ㆍ일 월드컵 기간내 경기장의  1회용품 반입을 엄격히 규제한 결과 쓰레기 발생이 최소화"된 사실을 들었다.

이와함께 축제장 내 분리수거함에 관해 “식당 17개, 참여부스 41개, 매점 19개, 간이업소가 55개 등 총 142개소의 행사 운영과 10만명이 축제장을 찾은 행사 규모에 비해 쓰레기통은  고작 5군데 비치됐다”고 꼬집었다.

이어 “턱없이 부족한 쓰레기통으로 인해 쓰레기 무단투기를 부추겼으며 참여자들로 하여금 자발적인 분리배출을 유도하지 못했다”며 “따라서 재활용이 가능한 병, 플라스틱, 캔 등의 분리수거함은 대부분 비어 제 기능을 다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제주환경련은 “북제주군은 간이 식품판매소를 제외한 식당이 총 17곳이고 양일간 수많은 시민들이 축제를 찾아와 많은 음식물쓰레기가 발생하였는데도 일반쓰레기와 함께 매립 처리하는 고질적인 문제를 반복했다”고 개선책을 촉구했다.

제주환경련은 이어 “행정당국이 조금 더 신경을 썼다면 인근 농장 등과 연계하여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할 수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제주환경련은 마지막으로 “들불축제가 성장하고 세계적인 축제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먹거리 위주 또는 1회용품 남발 등이 아닌 본질적인 축제 프로그램의 개선 등 쓰레기 없는 축제로 나아가야 한다”며 “이로인한 축제의 질적 향상, 시민의식의제고 등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한편 제주환경련은 앞으로 들불축제를 시작으로 해 도내 주요 축제를 대상으로 한 ‘쓰레기 없는 축제 만들기’를 위한 조사ㆍ홍보사업을 지속적으로 벌여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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