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가 말이 아니다. 마치 물먹은 솜처럼 경제 활력이 급속하게 떨어지고 있다.
최근 제주시내 동문시장이나 중앙로 지하상가에 가본 사람이면 안다.

 요즘 상인들은 불경기때문에 죽을 맛이다. ‘땡'처리 물건이 아닌데도, 70%이상 세일을 하는 곳도 많다.  그런데도 물건이 팔리지 않으니, 정말 한숨뿐이다.

상인들의 체감경기는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수준으로 곤두박질해 가계 구매력 복원이  최대 경제현안으로 떠올랐다.

경기불황의 여파로 인해 고용악화가 심화되고 있는 것도 소비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게다가 누적된 가계 부실로 가계의 실질구매력이 바닥으로 떨어진 데다 가계 신용공급 축소로 소비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평생 직장을 기대한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40대 중반까지는 버틸 수 있을 거라 여겼다.  그러나 불황의 골은 그런 기대를 무참히 짓밟고 있다. 6년 만에 다시 찾아온 구조조정 한파는 40·50대는 물론이고 30대 직장인들까지 거리로 내몰기 시작했다.

끝 모를 불황 때문에 빈 점포가 속출하고 있다. 제주시내 핵심상권에 있는 점포조차 임대료와 투자수익률, 권리금, 매매가격이 동반 추락하는 4저(低)현상에 시달리고 있다.

소비시장은 어지간한 자극에도 꿈쩍 않는 마켓이 됐다. 치솟은 집세와 갈수록 늘어나는 사교육비, 그리고 전국 최고의 휘발유값…. 아니, 지역경제가 고사 직전인데, 이 마당에 골프 쇼는 뭐고 삼바축제는 뭔가. 게다가 정치권은 총선에 ‘넋'이 나가 ‘경제 살리기'는 뒷전이다.

경기불황에 따른 가족 공동체의 붕괴도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가계부실이 심해지면서 자살과 가출, 이혼 등 가족 공동체 붕괴가 가속화하고 있다.

카드 빚에 시달려오던 20대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가 하면 카드 채무로 부인과 이혼, 혼자 생활해 오던 40대가 지병으로 숨지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갑신년 새해에도 인터넷 검색어 순위 1위는 ‘로또'다. 814만분의 1, 벼락에 맞을 확률보다도 낮다고 했지만, 이 희박한 가능성을 뚫고 더더욱. 그리고는 결의에 찬 모습으로 45개의 번호 중 6개를 맞추는 무모한 확률 게임에 다시 몰두한다.

로또는 여전히 인생 역전을 노리는 서민들의 꿈과 희망인 듯 싶다. 모두를 도박꾼으로 전락한다는 비판도 불황의 그늘 속에서는 그저 딴죽 걸기에 불과하다.

지역경제 회생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도 모자랄 시점에 지역사회가 다시 각종 비리·로비 의혹 사건으로 크게 흔들리고 있다. 근본적인 처방이 필요하다.

 도나 시·군, 자치단체들은 경기불황의 근본적인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짚어내서 꺼져 가는 불씨를 살려내야 한다. 체감경기로는 외환위기 때보다 더 어렵다는 지금, 자치단체의 역량을 경제에 ‘올인'해야한다는 것은 누구도 이의를 달 수 없다.

나른한 진통제가 아니라 고통스런 외과수술이 뒤따를  수도 있다. 한눈 팔지 말자. ‘올인'이다. 지역경제가 무너지면 아무 것도 기대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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