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지난 1월20일 요미우리 신문에 실렸던 기사다.

"17년 전에 시드니 골동품 가게에서 산 일본군 군도(軍刀)가 있다.  나도 늙었기 때문에 처음 갖고 있던 주인이나 그 가족에게 돌려주고 싶다."는 전화가 요미우리 신문 시드니 지국에 있었다.  히라이 미치코(平甘 道子)특파원은 전화한 사람과 만났다.

제2차 세계대전중 퍼푸뉴기니아에서 호주군과 일본군과 싸웠던 적이 있어서 그때 호주군이 갖고 온 일본군 군수품을 볼 기회가 많았었다

당시 군수품을 소유하고 있던 그들이 늙거나 돌아가서 그 유족들이 처분한 것들이 골동품 가게로 흘러 들어가는 경우가 있었다.

군도를 산 사람은 한국 육군 대f령으로 퇴역해서 호주에 이민온 한국인(77세) 이었다.

'과거 한국과 일본 사이에는 여러 가지 일이 있었지만 같은 군인으로서 이 군도의 귀중함은 잘 알고 있다'는 말을 듣고 그녀는 '과거 역사를 놓고 여러면으로 순탄하지 못한 한일 관계지만 이러한 분도 있구나' 하고 마음 놓았다.

그런데 군도를 보니 칼집에 <천황>이라고 써 있는 등 이해 못할 점이 많았다.  그녀는 지국에 돌아와서 일본의 고미술상에 전화했다.

'아마도 중국에서 만들어진 모조품일 것'이라는 감정이 나왔다.

군도의 구입 가격은 호주 달러로 만오천달러, 일화로는 백 이십 삼만엔.

그러한 말을 들었던 그녀는 감정 결과를 한국인 소유자한테 전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그 기사는 끝을 맺고 있었다.

이 기사를 읽은 필자는 그 특파원처럼 착잡한 심정이었다.  그 노인에 대해 솔직히 안스럽고 연민의 정을 느꼈다.

이 기사대로라면 그는 가짜 군도를 한화로 계산하면 약 천 이백 삼십만원에 샀다는 말이 된다.  지금도 거액이지만 17년 전에는 더욱 큰돈이다.

어떤 이유로 호주에 이민 갔는지 모르지만 60세때 구입한 군도는 재산적 가치를 노리고 샀는지 아니면 같은 군인으로서 흥미를 갖고 샀는지 필자는 모르겠다.  일제시대에 어쩌면 일본군이었을지도 모른다.

특파원으로부터 연락을 기다리는 노인은 모조품의 군도를 놓고 일제시대를 나름대로 여러 갈래로 상상하고 있을 것이다.  현품을 직접 보지 않았지만 감정결과는 틀림없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하루 빨리 이 환상에서 깨어나도록, 가혹하지만 그녀는 한국의 노병(老兵)에게 사실대로 전해지기를 필자는 간절히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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