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도세(道勢)의 인구를 이야기 할때 ‘100만 도민’이라는 표현에 의아해 하는 이들이 많다.

다른 시·도에서 제주를 찾는 이들은 물론이고 도내에 거주하는 이들도 “인구는 55만명인데”하며 100만명의 산출 근거를 이해하지 못한다.

최근에도 많은 이들이 이에 대해 물어오곤 한다. 100만명시대 선언의 기초를 만든 자로써 이에 대한 온·오프라인을 통해 답변하려고 한다. 92년 9월 지방지의 주일특파원이었던 필자는 나라 밖에서 제주도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가졌다.

그런 제주도는 한낮 섬이며 우리 나라 전 인구의 1% 밖에 안 되는 초라하기 그지없는 변방이었다.
그래서 제주의 미래를 위한 보다 열린 사고를 위해서 전세계 제주도 출신을 집대성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것이 100만 제주도민 선언이었다. 다음해(93년) 1월 신년특집에 이 선언을 했다. 이는 이 지구상에 제주를 고향과 본적지로 두고 살고있는 인구가 100만명이 넘는다는 뿌듯한 자긍심을 갖고 세계속의 제주를 키워나가자는 취지의 선언이었다. “100만명은 될 것이다” “100만명은 채워놓아야 한다”는 전제아래 100만명 채우기 작업을 했다.

서울과 일본을 오가며 당시 서울도민회 전병돈 사무국장에게 전국 각지의 제주도민회와 향우회 현황조사를 부탁하고 필자는 외국에 나가있는 도민들의 현황파악에 착수했다.

대우, 삼성 등 대그룹의 해외상사를 동원하고 이민 가 있는 친지, 선후배를 연결하면서 100만명 채우기 작업을 했다.

3개월여의 작업 끝에 100만명의 골격을 세웠다. 외무부 재외국민과(課)와 각국의 해외공관·서울·부산·대구 등 국내 도민단체, 일본·미국 등 국외 도민단체, 대그룹의 무역상사, 한국일보 등의 협조를 얻고 현지 취재 끝에 밝힌 인구는 93년 당시 제주 52만, 서울 15만, 부산 22만, 국내 기타 5만 등 국내에만 94만명이고 외국의 경우 일본 12만명을 비롯해서 중국연변, 사할린, 미국, 캐나다, 독일, 프랑스, 스페인, 러시아 등 6대주에 16만명의 제주인이 거주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그 결과 지구촌의 제주인은 110만명 이라는 잠정 결론을 내렸다.

100만시대 선언은 지금까지 멀게만 느껴오던 해외도민들이 언제나 손잡을 수 있는 우리 도민임을 분명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이같은 선언이 있고 난 다음해 정부는 국제화·세계화를 주창하고 나섰는데 이에 힘입어 우리의 100만 도민시대는 단순한 선언적 의미가 아닌 가시적 단체와 기구로 설립, 운영하기에 이르렀다. 96년 10월4일 국내와 해외도민단체가 하나로 구성된 재외도민협의회가 그것이다.

그후 10년이 지난 오늘 생활여건의 향상과 교통수단의 발달등으로 전례 없이 국내·외 인사들이 고향을 찾고 또 이들을 포용하려는 의지가 굳건해 100만 제주도민시대는 확실한 공감대를 이루고 있음을 피부로 느낀다.

100만 시대에 걸 맞는 소프트웨어는 부족한 것 같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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