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유년고려장인와장조(癸酉年高麗匠人瓦匠造)명 기와. 유구왕국 성립 직전에 고려인이 건너가 제작한 것으로 이 시기 고려와 유구의 관계를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이다.  <국립제주박물관 제공 / 제주투데이>
국립제주박물관은 2007년 해양문물교류특별전Ⅱ로 '탐라와 유구왕국전'을 개최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특별전은 그동안 국립제주박물관이 진행해온 해외섬문화조사연구의 결과물로써 지난 2005년 해양문물교류특별전Ⅰ'한국-일본 오키나와의 조개제품을 통한 선사시대 문화의 재발견'에 이어 두 번째로 마련됐다.

오키나와는 일본의 남쪽 끝에 위치한 섬으로, 그 면적이 제주도보다 조금 작다. 이 섬에는 15세기부터 19세기까지 450여 년 동안 유구왕국이라는 나라가 있었다.

이 왕국은 고립된 섬지역의 지리적 여건을 극복하고 한국.중국.일본 등 주변 선진지역을 오가며 활발한 해상교역을 통해 경제적 부를 창출하고 찬란한 문화유산을 재창조했다.

이번 특별전에는 유구왕가의 전래 유물을 비롯해 칠기.도자기 등의 전통 공예품, 14∼16세기 해상 교역품, 우리나라와 유구의 관계를 보여주는 유물 등 일본의 국보 및 중요문화재 60여점을 포함한 240여점의 국내외 문화재가 전시되고 있다.

이번 전시품 중 '계유년고려장인와장조(癸酉年高麗匠人瓦匠造)'명 기와는 유구왕국 성립 직전에 고려인이 건너가 제작한 것으로 이 시기 고려와 유구의 관계를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이다.

이번 전시되는 유구왕국의 문화유산은 지금까지  일본 밖으로 나온 적이 없었으며, 국립제주박물관에서 처음으로 국외전시를 하게 돼 오키나와 현지에서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국립박물관은 밝혔다.

손명조 박물관장은 "이번 전시는 유구왕국의 역사와 문화, 당시 한반도와 유구의 관계를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끊임없는 문화교류가 새로운 문화를 창출해 내고 발전할 수 있는 원동력임을 느낄 수 있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유구왕국의 역사

오키나와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 것은 약 3만2000년 전에 해당하는 구석기 시대부터다. 이후 신석기시대에는 죠몽문화의 영향을 받은 독특한 패총문화가 형성됐다.

몸통이 둥글고 어깨부분에 3개의 손잡이가 달려있다. 왕가에서 쓰이는 도자기는 쯔보야 가마(壺屋窯)에서 제작됐다. 
패총문화는 산호초에 서식하는 야광패 등의 조개를 한국.중국.일본과 교역하면서 이룩한 독특한 문화로 12세기까지 지속됐다.

12세기 들어 농경의 확대와 철기의 사용 등으로 본격적인 농경사회로 전환되면서 각 지역에서는 안사(按司)라 불리는 세력가들이 나타났다. 14세기에는 이들 각 지역의 세력들이 북산(北山), 중산(中山), 남산(南山)으로 통합된 삼산(三山)시대가 시작됐다.

삼산시대는 1429년에 상파지(尙巴志)에 의해 통일되면서 유구왕국(琉球王國)이 탄생하게 됐으며 이를 제 1 상왕조라 했다.

그는 슈리성으로 거점을 옮기고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와 적극적인 교류를 전개하면서 유구왕국을 무역국가로 발전시켰다.

1470년에 금환(金丸)에 의해 제 2 상왕조가 수립됐으며 그는 스스로를 상원왕(尙円王)이라 칭하고 중국과의 조공관계를 통해 왕권을 강화해 나갔다.
제 3대 상진왕(尙眞王)대에는 유구왕국의 사회.정치.경제 개혁을 실시하여 유구왕국의 황금시대라 불리는 전성기를 맞았다. 

15∼16세기에는 조선,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와 활발한 중계무역을 통해 해상왕국으로 번영했다.
1458년에 슈리성 정전(正殿)에 걸렸던 '만국진량의 종(萬國津梁の鍾)'은 해상무역으로 번성했던 유구왕국의 기개를 보여주며 슈리성의 코우노우치(京の內)와 각지 구스쿠에서 출토되는 무역도자기, 역대 왕국의 외교문서인 '역대보안(歷代寶案)'등의 기록은 당시 해상무역의 번성을 말해준다.

시사  シ-サ-. 시사는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액을 방지하는 수호신 역할을 하는 사자(獅子)모양의 상을 말한다. 중국과의 교류가 왕성해지는 14∼15세기에 유구로 전래되었다. 시사상은 주로 주요 건축물 앞에 세워졌으나, 메이지(明治) 이후 대중화됐다. 입을 벌린 것이 수컷이고, 다문 것이 암컷이다.
이후 1609년 에도막부의 정치.경제적 필요에 의해 사츠마가 침입하면서 유구왕국은 일본의 막부(幕府) 체제 밑으로 들어가게 됐다.

1872년에는 류큐번(琉球藩)으로 격하되었고 1879년 군대와 경찰을 동원한 일본정부에 의해 국왕이 폐위된 뒤 오키나와현(沖繩縣)으로 개칭됐다.

오키나와는 1945년의 패전 이후에는 미군 점령 아래 있다가 1972년 일본으로 복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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