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4·15 총선에서 각 정당이 앞다퉈 민의가 반영된 상향식 공천을 약속했으나 한나라당은 물론 개혁성을 표방하고 있는 열린우리당도 당초 약속에서 크게 후퇴하고 있어 변죽만 울리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로 인해 이번 총선에 출사표를 던진 참신하고 개혁적인 정치신인들은 경선을 통한 유권자 심판도 받아보지 못한채 고배를 마셔야 하는 상황이 빚어지면서 후유증이 예상되고 있다.

더구나 당초 상향식 공천을 통해 유권자가 뽑은 후보를 당의 얼굴로 내세우겠다는 약속에 기대를 걸었던 유권자들도 대부분 단수추천 등의 방법으로 선거구 후보 확정이 늘어가면서 실망하는 분위기가 역력해지고 있다.

이번 4·15 총선을 앞두고 제주지역 선거구 후보로 나서겠다고 각 정당에 공천을 신청했던 인사는 모두 19명. 이중 절반에 해당하는 9명이 30·40대의 나름대로 젊고 참신한 정치신인들이다.

하지만 이들 공천신청자들이 과거와 다를바 없는 밀실공천과 당선가능성을 내세워 경선을 치러보지도 못한채 탈락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현경대 의원과 변정일 전 의원에 대해 일찌감치 제주시 선거구와 서귀포·남제주군 선거구 후보로 단수추천한데 이어 지난 20일에는 4명의 후보가 공천을 신청했던 북제주군 선거구에 대해서도 김동완 전 한국JC 연수원장을 단수후보로 발표했다.

이를 두고 서귀포·남제주군 선거구의 경우 변정일 전 의원이 단독신청에 따른 것이라고 하더라도 제주시 선거구에 공천을 신청했던 이일현 서청원 전 대표 특보나 북제주군에 공천을 신청한 강봉찬 세원상업회장, 고승립 삼성생명 제주법인팀장, 부청하 상록보육원장 등은 예선도 치러보지 못하고 탈락했다.

기존정당과는 차별화된 공천 및 선거혁명을 이루겠다고 공언해 온 열린우리당도 기대에 못미치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26일 발표한 제주시 선거구에 대한 공천심사 발표에서 강창일 도지부장을 단수추천 함으로써 완전국민경선을 촉구하며 준비를 해온 강창재 변호사는 헛물을 켜게 됏다.

민주당도 고진부 의원과 양윤녕 중앙당 홍보국장이 맞붙은 서귀포·남제주군 선거구를 여론조사로 후보자를 정한다는 것만 확정됐을뿐 양승부 의원과 정대권 위원장이 공천을 신청해 놓고 있는 제주시 선거구는 후보확정 방법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다.

결국 아직까지 선거구 후보를 확정짓지 못하고 있는 민주당 서귀포·남제주군 선거구와 제주시 선거구, 그리고 열린우리당의 북제주군 선거구를 제외하고 후보가 확정되는 과정에서 민의가 직접 반영되는 국민경선은 단 한곳에서도 실시되지 못했다.

또한 현재 남아 있는 3곳에 대해서도 유권자가 후보를 뽑는 국민경선이 이뤄질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감이 커지고 있다.

각 당은 당초 상향식 공천을 통한 민의반영을 약속했으나 경선을 했을경우 경선탈락자들의 반발 등 후유증이 오히려 총선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지명도에 따른 본선경쟁력이 뒷받침되고 상대당 주자와의 경쟁력을 갖춘 인사를 단수추천하고 있다.

열린우리당 북군지부 관계자도 "도내에 후보가 확정되지 않은 유일한 선거구가 북제주군 선거구인데 지부에서는 완전국민경선으로 치른다는 원칙을 세워놓고 있으나 중앙당 공천심사에 따른 결정에 따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결국 국민들의 민의를 반영하고 구태정치를 타파하겠다는 명분으로 내놓은 완전국민경선을 통한 상향식 공천은 물건너가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내달 2일로 심사가 연기된 열린우리당 북제주군 선거구 공천심사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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