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귀포소방서대륜파출소 소장 강태종
탈무드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나온다. 어느날 왕이 잔치를 베푼다고 알린후 "잔치에 참석하는 사람들은 각자 조금씩 포도주를 준비하고 이를 큰 항아리에 모아 하나된 공동체임을 나타내자" 라고 했다. 드디어 잔칫날 모든 참석자들은 가지고 온 포도주를 큰 항아리에 쏟아 부었다. 왕은 자신의 말에 동참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흐믓함은 잠시 포도주의 맛을 본 왕은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이유는 색깔만 포도주일 뿐 거의 물맛이나 다름이 없었기 때문이다. '나 하나쯤이야 물을 넣어도 되겠지' 라고 생각했던 것이 이런 결과를 낳게 한 것으로 자신만 아는 이기적인 요즘세태에 무언가 생각하게 하는 글인 듯 싶다. 

요즘 우리귀에 익숙하게 들려오는 APEC유치, 하지만 정작 그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그리 깊지 않은 듯싶다. APEC총회란 1989년 11월 호주 캔버라 협의체로시작되었으며 1993년 미국 시애틀에서 1차 정상회 개최를 필두로 올해 태국방콕에서 열린 정상회의가 11차 이다. 각고의 노력 끝에 드디어 우리나라에서도 내년에 개최가 확정되었다. APEC은 21개국으로 구성되었으며 전세계 GDP의 약 62%. 교역량이 42% 점유하는 최대의 지역 협력체이며 세계 강대국들이 참여하고 있다. 따라서 APEC총회가 유치되는 지역에는 엄청난 경제적인 파급효과와 여러부분의 긍정적인 가치가 창출된다.

이런 국가대사에 제주도에서도 적극적으로 팔을 걷어부쳤다. APEC유치 경쟁관계에 있는 후보지로는 서울,부산 등 쟁쟁한 대도시이며 그 중 인구 374만명의 항구도시 부산이 가장 강력한 경쟁관계에 있다.

특히 부산은 APEC총회 10회중 8회가 지방도시에서 열렸다는 점을 강조하며 유치에 온힘을 쏟고있다.

우리도에서도 평화의 섬등 긍정적 이미지를 내세워 나름대로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도시의 규모나 지역세, 정치적인면등 여러모로 불리한 상황에 있다. 하지만 우리 도는 분명 부산에 비하여 빼어난 자연환경, 교통, 관광, 경비의 효율성과 안전방지에 대한 면에서는 상당부분 유리한 면을 갖고 있다. 이런 부분이 부각될때 제주도는 APEC유치와 관련된 제반 환경측면에서 부산보다 뒤쳐질 것은 없다하겠다.

그리고 이러한 환경적인 요소 못지않게 중요한 한가지는 무언인가? 그것은 다름아닌 '우리' 라는 힘이다. 총회가 제주도에서 개최될 수 있도록 도내 언론은 물론 각종 단체에서 결의대회등을 통해 도민 결속을 다져 힘을 응집하고 다음달부터 열리는 아시아 태평양 관광협회총회. 아시아개발은행총회 등 국제회의를 성공적으로 치러내어 명실상부한 국제회의 최고의 섬으로 본때를 보여 줘야 할 것이다. 이 모든 것에 도민 도두가 주체의식을 갖고 홍보 대사가 되어 서명운동과 유치홍보에 적극 동참하는 등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탈무드 이야기처럼 나 하나쯤이야 라는 주변인적인 사고로 포도주에 물을 타는 사람이 아닌 진정 자신이 아끼는 포도주를 쏟아 부을때 경쟁상대를 제치고 제주에서 APEC회의를 유치하여 선진화된 국제자유도시로 한발 더 도약하는, 우리 모두가 자랑스러워 하는 제주도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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