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산다고 해서 <일본 이야기>를 쓰다 보니 필자의 고향 삼양이 지금 엄청난 소용돌이 속에 휘말리고 있다. 제주도 국회의원 3석을 지키기 위해 제주도지사를 비롯하여 국회의원 및 각 단체들이 피나는 노력 끝에 사수할 수 있었다는 것은 제주도민으로서 크게 환영할 일이다.

그런데 선거구 재조정으로 인해 삼양동이 행정상 전혀 관계없는 북제주군으로 편입돼서 삼양동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물론 국정선거이기 때문에 제주도의 대의명분 속에 제주시 선거구의 어느 지역의 희생이 요구 된다면 그것 또한 어쩔 수 없을런지 모른다.

그러나 희생이 요구되는 지역 주민들에게는 사전 설명이 필요하고 이해를 구하면서 범도민적으로 합의 후 추진해야 했었다. 그러나 이러한 절차를 완전히 무시하고 삼양동을 동떼기로 다른 선거구로 편입시켜 버렸다.

민주주의의 기본인 선거를 통해 지역대표를 뽑고 국정에 참여시키기 위한 선거구의 재조정인데, 그 주권을 행사할 동민들의 의견은 한마디도 수렴 않고 두부 자르듯 뭉턱 잘라서 내줘버린 비민주적인 처사는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일본에서도 한 표의 무게 차이를 놓고 재판까지 일으킨다.
농촌의 과소지역에서 사오만표를 획득해서 국회의원에 당선 되는가 하면 도심지에서는 십만 표 이상을 획득해도 낙선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 한 표의 무게 차이 때문에 선거구를 재조정할 때는 그야말로 대 진통을 겪는다.
여러 가지 이해관계로 같은 행정 단위 속에 선거구를 재조정하드라도 그 지역 주민과 지역구 국회의원에게는 사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민과 국회의원 그리고 선거구 재조정 담당자들과 셀 수없을 정도로 많은 회의와 협의를 걸쳐서 의견 도출을 해낸다.

이것이 바로 민주주의다.
하물며 삼양동인 경우에는 사전 협의는커녕 행정상 전혀 다른 선거구로 편입시켰기 때문에 문제의 심각성은 더욱 크다고 생각한다.

아직도 늦지 않았다. 광의적인 의미에서 제주도 3석을 지키기 위한 재조정이었다고 대의명분만을 내세우면 안 된다. 여기에 관여했던 당사자들은 삼양동민들에게 그 과정을 설명할 의무가 있다.
그래서 하루 빨리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

결코 삼양동민들의 지역 이기주의에서 빚어진 문제가 아니다.
비록 외국에 살고 있는 삼양 출신인 필자이지만 원만히 해결되기를 간곡히 기원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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