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정치, 아름다운 정치 부탁드려요"

강창일 당선자 부인 장용선씨

▲ 강창일 당선자 부인 장용선(51)씨
제17대 국회의원 강창일 당선자(54)의 부인 장용선씨(51)의 고향은 경북 김천.

그는 10살때 상경해 초.중.고를 모두 서울에서 나온 한마디로 '도심 여자'가 됐다.

25년전 대학캠퍼스에서 만난 남편은 한마디로 열혈남아였다.

강 당선자가 서울대 국사학과 71학번, 그는 서울대 가정대(의류직물학과) 72학번이다. 불교학생회 서클활동을 하다 송광사 수련대회에서 만난 인연이 결국 '국회의원 당선'이라는 영예로 이어졌다.

결혼한 당시에 24살, 남편은 민청학련사건으로 구속된 후 학업을 도중하차했던 26살때 결혼을 했다.

"당시 장래가 불투명한 남편에 대해 친정 부모는 호감을 가졌어요. 고향도 다르고 학교도 마치지 못한 그를 반대하지 않으신거죠. 지금도 남편과 저 모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그는 남편에 대해 "정치적 성향은 있었지만 학문에 대한 애정과 공부에 대한 욕심이 많았다"고 말했다.

"남편이 처음 이야기를 비친 것은 지난해 추석때였어요. 선배인 정동영 의장이 간곡히 권유한데다 민청학련 출신들이 한결같이 '제주지역을 위해 뭔가를 헌신해야하지 않겠느냐'고 재촉한 것이지요."

결국 정치의 길을 가기로 마음을 먹은 남편은 한동안 마음을 잡지 못하다 올해 들어 재차 마음을 굳혔다.

"학자로 명성도 있고 나름대로 비중도 있는데 가던 길을 접는 게 아쉽지 않느냐, 이전투구장에 왜 가느냐고 말렸어요."

하지만 남편은 "지금껏 사회활동을 해오고 사회적으로 좀 더 기여하는 것이 정계로 나가는 것"이라고 아내를 설득했다.

강 당선자 부부의 자녀는 1남 1녀. 딸 소연(26)은 대학원(정보통신 전공) 재학 중이고, 아들 성종(23)은 대학(환경학과 ) 2학년 1학기를 마치고 현재 군 복무 중이다. 모두 정치적인 성향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사실 난생 처음 감옥까지 갔다온 20대 후반의 그에게 당시 야당시절의 김대중 의원(전 대통령)은 '비서로 오라'고 손짓도 했어요. 심지어 2년전 북제주군 선거구 보궐선거때에는 주변에서 나오라는 권유도 많았지요."

심지어 한나라당에서 도지사를 나오라고 권유까지 했을 정도"였다는 장씨는 "남편도 아니다, 자신도 아니다"라고 고사했다.

실제 이번에 숙적으로 만난 현경대 전 의원이 직접 찾아와 자신이 있는 자리에서 남편에게 도지사 출마를 제안했다는 고백도 털어놨다.

그가 정치인의 아내가 되기까지는 쉽지 않았던 어려움이 있었다.

그리고 이번에 선거운동을 함께 하면서 최종 순간까지 '정말 될까'라는 확신을 갖지 못했다고 했다.

"큰 과오없이 20년을 넘게 무난하게 정치를 해온 후보여서 처음부터 힘든 싸움을 예상했어요. 어떻게보면 무모한 도전이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였지요"

방송 TV 출구조사 결과를 보고서도 마음을 놓지 못했다.

그는 "개표가 50%를 이를때쯤 비로소 안심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힘들었지만 오늘의 나를 만드는 밑거름이 됐다"며 "의원의 아내로서 주변의 아픔을 이해하는데 자양분이 된 것 같다"며 웃음을 보였다.

'오히려 남편이 50살이 넘어 정계에 나온게 다행'이라는 그가 남편에게 바라는 한가지 바람은 쉬워보였지만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정말 다른 정치를 해주기를 바래요. 큰 정치, 아름답고 원숙한 정치를 했으면 합니다."

양김진웅 기자 land413@hanmail.net

 

"이제부터 더 힘들 것…소외계층 위해 헌신"

 

김우남 당선자 부인 한혜숙씨

▲ 김우남 당선자 부인 한혜숙씨
“앞서서 나서기 보다는 남편이 듣지 못하는 소외되고, 불우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전하겠습니다.”

제주시ㆍ북제주군 을 선거구 김우남 당선자의 반쪽인 한혜숙(47)씨.

그녀는 이번 선거에서 직접 남편의 차를 몰고 다닐 정도로 김 당선자의 승리를 위해 발벗고 나섰다.

김우남 후보의 당선으로 선거사무실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성으로 떠들썩하고, 흥분된 분위기였지만 한씨는 인터뷰 내내 차분하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남편이 처음 정치를 한다고 했을 때는 반대했어요. 대부분 국민들이 느끼듯 정치인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챦아요.”

“하지만 그분이 지역을 바꿔보겠다는 일념에 동의했어요.”

한혜숙씨는 김 당선자가 정치초년병 시절 겪었던 두 번의 낙선을 잊지 않은 듯 했다.

“낙선했을 때의 괴로움은 아주 커요. 주변 사람들의 눈초리도 부담스럽구요. 저희는 이번에 당선이 됐지만 낙선한 여러 후보들에게도 ‘수고하고, 애쓰셨다’라는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이번 선거기간 중 힘들었을 때와 좋았을 때의 이야기를 해달라고 하자 한씨는 “김 당선자는 후보자 선정이 늦어져 많은 유권자를 만날 수 없었고, 개정된 선거법으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나 “유권자들이 먼저 다가와 반갑게 악수하고, ‘수고한다’, ‘고생한다’라는 말 한마디에 큰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한혜숙씨와 김우남 당선자는 제주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흔히 말하는 캠퍼스 커플이다.

한씨는 “졸업동기예요. 처음에는 별 느낌이 없었는데, 졸업하고 나서 우연히 연애하게 됐고, 결국 결혼하게 됐지요”라며 웃으며 말한다. 김 당선자와는 2남을 두고 있다.

아이들 아빠가 정치한다고 내조하느라 아이들에게 많이 신경쓰지 못한 게 아쉽지만 아이들이 큰 탈없이 커줘서 고맙다는 한씨. 두 아들은 아직 대학생이다.

한씨는 “주변에서 당선을 축하한다고 덕담을 건내지만, 저는 이제부터가 더 힘들거라고 생각해요”라며 “김 당선자의 생각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내조하고, 남편이 소홀할 수 있는 소외된 계층을 위해 더 노력하겠어요”라고 말했다.

이승록 기자 iskra@ijejutoday.com

 

"지역 위한 일이라면 발벗고 나서겠다" 

 

김재윤 당선자 부인 나선주씨

▲ 김재윤 당선자 부인 나선주씨
"남편의 순수함이 썩은 정치판을 동화시켰으면 좋겠어요"

열린우리당 김재윤 당선자의 부인 나선주씨는 남편이 한 없이 자랑스럽다.

한편에서는 험난한 정치판에 발을 들여놓은 남편이 혹시나 '상처'를 받지나 않을까하는 마음에 걱정도 되지만 나씨는 남편이 갖고 있는 열정과 순수함이 오히려 왜곡된 정치계를 바꿀 수 있을 거라고 기대를 걸어본다.

나씨는 "남편은 이번 선거 과정에서 무슨 일이 있어도 '깨끗한 정치'를 하기위해 소신을 꺽지 않았다"며 "어떤 상황에서도 더럽혀지지 않는 남편의 올곧은 정신을 굳게 믿는다"고 말했다. 

그런 나씨도 가정과 학계에 전념하며 책을 즐겨 읽어왔던 남편이 처음 정치계에 입문한다고 했을때 반대를 심하게 했다.

나씨는 "남편이 조용히 학계에 전념하기를 바랬다"며 "나만의 남편이고 싶던 욕심도 있었다"고 반대의 이유를 털어놨다.

특히나 나씨는 건강이 좋지 않았고, 선거운동을 해낼 자신이 없었다.

가장 빨리, 그리고 가장 가까이서 남편을 도와야 했지만 공천을 받은 후 뒤늦게야 나씨가 선거운동에 뛰어든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 나씨가 가장 힘들었던 것은 역시나 강행군으로 연일 뛰어다녔던 선거운동.

특히 나씨는 '노풍(老風)'에 상처를 받은 중·장년층을 설득하기위해는 더 고군분투해야 했다.

나씨는 "워낙 몸이 약해 걱정을 많이 했지만 긴장을 늦추지 않아서 그런지 끝까지 남편 곁을 지킬 수 있어 다행스럽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나씨는 이제 남편의 동반자이자 가장 가까운 '감시자'임을 자처한다.

"혹시나 남편이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거나 순수함을 잃으려 할때는 곁에서 질책하고 꾸지람 하겠다"는 나씨는 "남편 자신과 서귀포시·남제주군민을 위한 일이라면 무슨일이든 발벗겠다"고 굳은 의지를 내비쳤다.

장원석 기자 jwsjjj@ijeju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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