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비를 준비하던 침침해가는 오후 시간,
카메라를 들고 사라봉 산책로를 찾았다가 이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도랑이 흐르고 미나리가 자라는 버려진 농지의 한귀퉁이
소박한 흰꽃의 무리가 시선을 끌어 다가가 봤더니,
약간 분홍색빛이 도는 장구채들이 무리지어 피어 있었습니다.

나무가 있는 숲만 식생이 풍요로운 건 아닙니다.
호미 매던 할머니의 손 길에서 잊혀지기 시작한 몇 년 새에...
잡초라고 뽑혀지던 들꽃들이 일제히 꽃을 피워내며 삶의 터전을 삼고 있었습니다.

비를 뿌릴듯 침침해 가는 날씨때문에 보라별꽃, 큰개불알풀꽃, 별꽃, 양지꽃 등은 모두 꽃잎을 닫고 다가오는 비 날씨를 예비하고 있었구요.
장구채를 비롯한 꽃마리, 미나리아제비, 클로버, 금창초, 등심붓꽃 등은 절정의 아름다움을 감추려하지 않았습니다.

▲ 하늘이 우울한 날에도 빛나던 꽃
장구채나 갯장구채는 꽃잎 끝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데, 오늘 본 장구채는 꽃잎이 깊게 갈라지지 않아 뭔가 다른 이름이 있을 듯도 합니다. 귀화한 장구채 종류이거나 뭔가 다른 변종인 듯도 싶습니다.

양장구채, 털장구채...알 수 있는 부분은 다 검색해 보지만
동일한 특징을 찾아내지 못했습니다.
꽃이 한 방향으로만 피어나는 것도 특징입니다.
줄기가 하나로만 뻗어 분지하지 않습니다.

이제 '잡초란 없다'는 말을 들은적이 있습니다.
한라산에 피는 한라장구채는 개체수가 적어 귀하신 몸이 되어버렸습니다.
어느 꽃 하나...귀하지 않은 꽃이 있을까?
어느 꽃 하나...아름답지 않은 꽃이 또한 있을까? 모두가 귀하디 귀한 우리의 들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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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구채 [Melandryum firmum]

쌍떡잎식물 중심자목 석죽과의 두해살이풀.

분류 : 석죽과
분포지역 : 한국, 일본, 시베리아 동부, 중국
자생지 : 산, 들
크기 : 높이 30∼80cm


여루채(女婁菜)·견경여루채(堅梗女婁菜)라고도 한다. 산과 들에서 자란다. 높이 30∼80cm이고 마디는 검은 자주색이 돈다. 잎은 마주나고 긴 타원형 또는 넓은 바소꼴로서 다소 털이 있으며 가장자리가 밋밋하다.

꽃은 7월에 피고 흰색이며 취산꽃차례에 달린다. 꽃받침은 통같이 생기고 끝이 5개로 갈라지며 10개의 자줏빛 맥이 있다. 꽃잎은 5개이고 끝이 2개씩 갈라지며 꽃받침보다 다소 길고 10개의 수술과 3개로 갈라진 1개의 암술대가 있다. 열매는 긴 달걀 모양이며 끝이 6개로 갈라지고 종자는 신장 모양이다.

종자를 최유(催乳)·지혈·진통제로 사용한다. 어린 순을 나물로 한다. 한국, 일본, 시베리아 동부, 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전체에 부드러운 털이 있는 것을 털장구채(for. pubescens)라고 한다.


갯장구채
바닷가에서 자란다. 전체에 잔털이 있고, 높이는 약 50cm이다. 줄기는 뭉쳐나며 곧게 서고 가지가 갈라진다. 잎은 마주나고 잎자루는 없거나 극히 짧다. 잎 모양은 바소꼴이며 끝이 날카롭고 가장자리가 밋밋하다.

꽃은 5∼6월에 피고 줄기 끝이나 가지 끝에 약간 돌려나며 가늘고 긴 자루를 가진 분홍색 꽃이 많이 달린다. 꽃받침은 짧은 통 모양으로 끝이 5갈래로 갈라지고, 꽃잎은 5개로 끝이 2갈래로 갈라졌으며 꽃받침보다 길다. 수술은 10개이고 암술대는 3개이다.

열매는 삭과로서 달걀 모양이고 종자는 갈색으로 잔 돌기가 있다. 털장구채에 비해 전체에 짧은 털이 많다. 한국 특산종으로 제주도·전라남도·전라북도·경상남도·경상북도·황해도 등지에 분포한다. 흰색 꽃이 피는 것을 흰갯장구채(for. album)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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