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악산에서 바라본 한라산 ⓒ 김영학 기자

신생대 4기 120만년 전에 화산 폭발

가장 오랜 현무암류 용머리 응회암

제주도민속자연사박물관 입구에는 구멍 뚫린 커다란 수형석(樹型石) 두 기가 놓여있어 관광객들의 볼거리가 되고 있다.

 이 돌의 구멍 내부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나무의 결들이 그대로 드러나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화산 쇄설물(碎屑物)이 숲을 덮친 후, 세월이 흘렀을 때 나무는 썩어 없어지고, 돌만 남아 있는 것이다.

제주가 화산도라는 것은 이것뿐만 아니라 한라산 백록담의 분화구와 360개가 넘은 오름이 잘 대변해주고 있다.

심지어 서귀포시 대포동 바닷가의 주상절리 만해도 높은 온도의 용암이 급속히 냉각되는 과정에 수축작용에 의해 생겨난 '틈'이라 하니 제주도는 도처에 화산의 흔적들을 간직하고 있는 셈이다.

기록을 미뤄보면 이런 화산활동은 선사시대 사람들이 살고있는 동안에도 여러 차례 계속되었음을 알 수가 있다.

제주도는 소위 서촌인 애월, 한림읍과 동촌인 조천, 구좌읍의 토질이 다르다.

그렇기에 보리를 많이 갈던 시절에는 서촌이 보리 한 가마 무게가 동촌에 비해 훨씬 무거웠다고 한다.

일부 학자들은 화산 폭발을 할 때 바람이 서남쪽에서 동북향으로 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조천· 구좌 쪽에 화산회토가 많이 쌓여 땅이 부박하다는 주장이다.

이것이 꼭 맞는 말인지는 모르나 그 가설이 그럴 듯하다.

제주도는 섬 전체가 한라산을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고, 제주도와 한라산은 하나이다.

제주도는 알카리성 용암이 연속적으로 분출하여 만들어진 순상화산체(楯狀火山體 )이다.

섬의 중심부에 해발 1950m의 한라산이 우뚝 솟아있고, 그 정상에는 백록담, 물 고인 분화구가 있다.

그리고 이 산의 기슭에 분포된 오름과 바위굴, 흘러내리던 용암들이 굳어져서 생긴 기암괴석들은 제주만의 독특한 자연을 빚어냈다.

화산섬인 제주도의 지질구조는 신생대 제4기초의 서귀포층과 제4기말에 형성된 화산쇄설물이 쌓여서 된 성산층과 신양리층 등의 퇴적암층과 현무암, 조면암 등의 화산암류로 구성됐다.

그러니까 제주도는 신생대 제4기 동안에 이루어진 연속적인 분화 활동의 결과물이라 할 것이다.

▲ 제주도 민속자연사박물관 입구에 전시 돼 있는 수형석 ⓒ 김영학 기자
제4기초에 형성된 서귀포층 이후 본격적인 화산활동은 70~80만년 전에 산방산이 솟아나고, 50만년 전후에 전세계적으로 활발하게 일어났던 화산활동과 연관하여 표선리 현무암과 서귀포 조면암질 안산암의 분출기로 이어졌다.

학자들은 이 무렵에 섬의 해안저지대 지형이 완성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후 약 30만년~10만년 전에 한라산 고지대와 정상부가 형성되며, 마지막으로 숱한 오름들이 만들어지는 기생화산 활동기를 맞게 된다.

지금까지 제주도에서 가장 오랜 현무암류는 용머리의 응회암에 들어있는 현무암 편으로 절대연대는 120만년이다.

제주도의 기반이 된 이 현무암류는 서귀포와 모슬포를 잇는 구조선상에서 분출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기저현무암 위를 서귀포 해양퇴적층인 서귀포층이 덮고 있는데, 이 층위는 서귀포시 천지연 해변을 따라 길이 약 1km, 두께 약 35m로 절벽에 노출되어 있다. 연체동물을 비롯하여 유공충, 개형충 등 해양생물 화석이 발견되는 이 층의 형성 연대는 신생대 제4기의 플라이스토세 초기로 70만년 이전이 된다.

산방산 조면암으로 대표되는 오랜 시기의 조면암류는 산방산과 예촌망을 잇는 남부 해안선을 따라 분포되어 있는데, 산방산과 범섬·문섬· 섶섬· 각시바위· 제지기오름· 하례리 해안가의 예촌망에서도 발견되고 있다.

이 용암지대는 지금으로부터 약 70만년~30만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보이며, 이 용암류는 제주 섬의 해안저지대 대부분을 덮고있다. 가장 늦게 분출한 것은 영실조면암이며, 한라산 정상의 서북벽을 이루고 있는 백록담조면암의 절대연대 값은 2만5천년으로 제주도의 용암류 중에 가장 젊다.

이는 한라산 정상에서의 마지막 분화활동과 함께 한라산 기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오름들의 분화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졌음을 알게 하고 있다.

역사시대로 오면서 화산활동의 문헌기록은 1002년과 1007년에 2회, 지진은 1455년과 1570년 2회 있었다.

1002년의 화산활동은 구성물질로 보아 비양도의 분화일 가능성이 많다고 하고, 1007년의 활동은 섬 서남해안에서 분출한 해저화산활동일 가능성이 높다고 학자들은 말하고 있다.

1455년과 1570년의 지진 기록을 미뤄 이 섬에서 화산활동의 여운이 극히 최근까지도 전개되었음을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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