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emptation」

 

 

촛불이 켜지면

그대 앞에 서성이는

나비 한 마리.

 

 

 

▲ 「The Secret Story」

 

이건 비밀이야.

얼마나 널 기다리는지.

얼마나 널 그리워하는지.

 

 

 

 

“선생님! 촛불 속에 사람이 있어요.”
며칠 전 미술반 학생들과 함께 기당미술관을 찾았을 때 가장 흥미를 끌었던 작품이 박항률의 「유혹」이었다.

어느 마을 우물터에서 우연히 들은 짧은 이야기를 모티브로 [토지]를 써냈듯이 「유혹」은 장편소설의 복선처럼 많은 것을 암시하고 있었다.
촛불이 상징하는 사춘기적 동경은 그의 마음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킨다. 슬프도록 푸른빛으로 그려낸 단아한 모습의 소년은 나비처럼 조용히 날아 오르려한다.

그 작품 앞에 우리들은 한편의 드라마를 써놓고 왔다.
나비효과를 설명하면서.........

- 나비는 무심하게 잠에서 깨어 날개를 퍼덕였다. 나비는 바로 옆의 분홍색 꽃 위에 사뿐이 앉았다. 하지만 나비의 행동이 빚어낸 결과는 엄청난 것이었다.
이처럼 사소한 사건 하나가 나중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오는 것을 현대과학에서는 나비 효과라고 부른다.
나비 효과란 중국 북경에서의 나비의 날개 짓 같은 작은 변화가 대기에 영향을 주고 또 이 영향이 시간이 지날수록 증폭되어 긴 시간이 흐른 후 미국 뉴욕을 강타하는 허리케인과 같은 엄청난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을 말한다. 나비 효과는 만약 이 나비가 가만히 있었다면 허리케인이 뉴욕을 지나는 일이 없었을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박항률. 들어본 이름이긴 한데 기억이 확실치 않아 인터넷을 헤집고 다녔다.
그 안에 또 다른 나비들이 날아다니고 있었다. 꿈속에서, 기다림의 창가에서 우리들을 매료시키고 있었다.

그림 속 인물들은 여성인지 남성인지 때로는 비구인지 비구니인지 모호하다. 그들은 전설 속 인물인양 고요히 말이 없다. 그러면서도 화가는 그 내면에 미미한 흔들림을 놓치지 않는다. 그만의 조형언어로 인간의 미묘한 감성을 섬세하고 정교하게 그려내고 있다.
그의 나비들은 환영처럼 어른거린다. 애욕이 아니다. 무모함도 아니다. 호기심도 아니다.
그의 나비는 기다림과 혼돈이며 서글픈 꿈이었다.

 

작은 날개 팔랑이며 날아갈래.
사랑을 꿈꾸며 너에게로 날아갈래.
나는 여자가 아니야.
그냥 너의 꿈속을 파고드는 한 마리의 나비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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